아무리 생각해도 하드가 좋아


드르륵 드르륵 상하지 않게 


기계로 얀붕이의 눈알을 돌려 뽑아서 


소중히 만든 케이스에 넣어서 


얀붕이가 보는 세상의 절반을 이제 영원히 나눠갖게 될거라면서 


광기 어린 눈빛으로 텅 비어서 공허한 얀붕이 눈구멍의 피눈물을 핥는 게 좋아


보통 감각으로는 상상도 못 할 미친년의 찐득한 사랑에서 나오는 발상이 좋아


좀 더 소프트하게는 얀붕이가 얀순이를 무서워하는 게 하드얀의 정석이라고 생각해


도망치려다 잡히고


사랑하는 척 속이려다가 간파당하고


얀순이는 너무나도 슬프고 슬퍼서


얀붕이가 가만히 있었더라면 자신을 사랑해줬더라면  하지 않았을 것들을 하나씩


처음엔 우리의 영원한 결속의 상징이자 결혼의 증표나 마찬가지였던 쇠사슬을 끊은 손가락 하나씩


그 다음 탈출시도에는 창문을 깨고 소리를 질렀던 혀 한 쪽


얀붕이는 괴로워하면서 얀순이에게 제발 살려줘 내가 뭘 잘못했는데 애원하고


얀순이는 얀붕아 아프지 미안해 그치만 이건 우리의 영원한 사랑을 위한 한걸음이니까 조금만 더 참자 다음엔 아프지 않을 거야 이제 얀붕이는 나를 다시 사랑하니까 그렇지?


그 말을 듣고 한참을 멍하게 얀순이의 품에 안겨있던 얀붕이는 갑자기 발작적으로 웃으면서 욕을 뱉는 거야


미친년


그리고 이미 대부분이 잘려나가버린 혀를 힘껏 깨무는 거야


그렇지만 죽지 않아


얀붕이가 얀순이로부터 도망치려 했다는 사실만이 중요해


얀순이의 슬픔은 점점 더 커져가지만


얀순이는 이정도로 얀붕이를 놓지 않아


얀순이는 얀붕이를 너무너무 사랑하니까


다시 하나씩 하나씩 고쳐나가보자


난 얀붕이를 믿으니까


하나씩


하나씩




난 아무리 생각해도 하드얀이 좋아


그러니까 하드 얀데레물을 내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