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미야]

-후퇴하세요! 진형을 재정비합니다!

-적을 쫓지 마세요!

-이대로는 우리 부대도 적들에 의해 둘로 갈라지고 맙니다!

-그 상태에서 적의 증원이 온다면, 끔찍한 상황이 벌어지겠죠…

-이번에 온 적은… 저희를 쓰러뜨리려고 온 것이 아닙니다!

-오퍼레이터 전원, 자신의 안전을 먼저 생각해주세요!

-스나이퍼도 후퇴하는 적을 공격하는 걸 멈추세요!

-호시구마 씨를 엄호하는 게 먼저입니다!



[호시구마]

-성가신 녀석들이군!


[W]

-꽤 하네, 설마 이렇게까지 버틸 줄은 몰랐는데~

-근데 앞으로 몇 번이나 더 버틸까?


[호시구마]

-그건 네 녀석의 목숨이 얼마나 질긴지에 달렸지!

-…첸! 지금이다!


[첸]

-저 여자를 포위해!


[W]

-어머, 근위국의 지원군인가 보네?


[첸]

-무기를 버려라!


[W]

-첸 팀장님, 또 만났네요~


[첸]

-친한 척해도 소용없다.

-네가 용문에 저지른 짓을 두 배로 되돌려 주마.


[W]

-어머나~ 무서워라.

-그렇지만 이번엔 당신을 만나러 온 게 아니랍니다.

-아미야, 이거 받아~


[아미야]

-저 말인가요? 이건… 휴대전화…?


[W]

-그래, 너랑 이야기하고 싶다는 사람이 있어서.


[아미야]

-……?!


[W]

-좋아, 이걸로 내 임무는 끝~!

-아, 맞아. 이건 아미야 말고 너희 모두에게 주는 선물이야.

-또 봐~


[첸]

-조심해!


[아미야]

-…근거리용 폭탄…?!

-아니, 섬광탄이에요!

-저 여자를 도망치게 내버려 둘 수는…


[첸]

-…늦었어.

-이미 도망쳤다.

-도망치는 거 하나는 정말 빠르군. 순식간에 빠져나가 버렸어. 근위국이 진형을 갖추기도 전에.

-아미야, 그 여자가 건네준 물건에는 주의해라. 만약 폭탄이라면…


[아미야]

-…이건, 아무리 봐도 평범한 휴대전화 같네요…

-하지만… 혹시…

-......

-여보세요?





[미샤]

-당신은…

-아미야…?


[아미야]

-미샤 씨! 어디 계시나요! 저…


[미샤]

-아미야…

-......



[여자아이 목소리]

-……우선…… 중상자를!! ……수혈이 필요해! 서둘러!!


[청년 목소리]

-…젠장, 어째서… 다 같은 감염자인데…

-로도스 아일랜드… 녀석들은 대체 왜 이런 짓을 하는 거지?!


[여자 목소리]

-…우린 처음부터 놈들에게 버림받았던 거야! 우리가 살아날 방법은 없어… 다 끝났다고…!


[남자아이 목소리]

-죽으면 안 돼! 죽지 마! 같이, 같이 집으로 돌아가자고 했잖아…!


[여자아이 목소리]

-…흑… 오빠… 안 돼……




[미샤]

-들리니? 이 목소리들이.


[아미야]

-......

-리유니온의 감염자들… 인가요?


[미샤]

-나, 기억났어.

-아니, 잊어버린 게 아니야. 그저… 떠올리고 싶지 않았을 뿐이지.

-그래, 리유니온이 우리 집을 부수고, 아버지도…

-하지만… 그건 우리가 자초한 일이었어.

-그때 난 눈앞에서 남동생이 끌려가는 모습을 지켜봤어… 그 애는 울면서 내 이름을 불렀지. 하지만 난 고개를 돌리고…

-…내 방으로 숨었어.

-내가 그 아이를 다시 만났을 때… 그 아이는 이미 많은 것을 포기한 상태였지.

-그렇지만 그 아이는 변함없이 날 사랑해줬어. 그런데 나는 그게 두려워서 또 도망쳤고…




-그래도 이젠 알았어.

-지금 저 사람들은… 그때 그들을 고통스럽게 했던 사람들에게 감염자들이 받았던 고통을 느끼게 해 주려는 것뿐이야.

-그리고 나도 이젠, 감염자가 되었지.

-…그래, 드디어… 단죄의 시간이 온 거야.


[아미야]

-미샤 씨, 무모한 짓은 그만두세요!

-지금까지 감염자들이 어떤 고통을 겪었더라도, 이제부터 당신이 변한다면…


[미샤]

-소용없어.

-내가 뭘 바꿀 수 있다는 거야?

-나도, 그때 그저 바라보기만 했던 사람 중 하나인데.

-감염자가 되고 나서… 확실히 알았어.

-비감염자가 감염자에 해왔던 짓을, 감염자도 비감염자에게 똑같이 돌려줘야 한다는 걸.

-그게 바로 비감염자들이 받아야 할 벌이야.


[아미야]

-그럴 수가…


[미샤]

-내 고통은, 결국 나 자신이 심었던 잔혹한 씨앗이 열매를 맺은 것일 뿐…

-물론 내가 마땅히 받아야 할 벌이기도 하고.




-하지만 대체 왜…?

-그 아이는 아무런 죄도 없었는데!!

-그냥 갑자기 감염자라는 걸 알게 됐을 뿐인데

-이제 막 나한테 숙제를 가르쳐달라 하기 시작하던 그 어린아이를!

-만약 내가, 내가 그때, 그 아이를 지켜줬다면…


[아미야]

-미샤 씨! 진정하세요!

-죄 없는 시민을 해친 건 당신이 아니에요! 당신의 잘못이 아니라고요!


[미샤]

-처음부터 죄 있던 사람이 세상에 어디 있어?


[아미야]

-.......


[미샤]

-잘못은…… 그래, 잘못이라면… 감염자가 되어버렸다는 게 잘못이겠지……

-서로 상대방에게 복수하려고 싸우는 거라면, 이 비극은 대체 어디서부터 시작된 걸까?

-만약 우르수스가 감염자를 가축 이하로 취급하지 않았더라면…

-우르수스를 증오하는 사람들은 아무도 없었을 거야!

-왜 감염자들은 늘 이런 고통 속에서 살아야 하는 건데!!


[아미야]

-미샤 씨…

-스컬슈레더 씨는 이미 죽었어요. 저희에게 돌아오시면, 저희가 꼭…


[미샤]

-......

-…아미야, 이미 답은 나왔어…

-나도 감염자야.

-그러니, 감염자들의 편에 서겠어.


[아미야]

-제발……


[미샤]

-그래, 아미야. 너도 감염자잖아…

-너도 분명 이해할 수 있겠지.


[아미야]

-네, 저도… 로도스 아일랜드에 있는 모두가 당신의 고통을 이해하고 있어요… 저는 알아요.

-그렇지만 미샤 씨, 미샤 씨가 감염자가 되었다고 해도 변하는 건 아무것도 없어요!

-기다려 주세요, 바로 그쪽으로 갈게요!


[미샤]

-오지 마.


[아미야]

-…미샤 씨! 무슨…


[미샤]

-아미야, 네 말이 맞아… 난 그냥 내가 한심할 뿐이야. 그냥… 내가 너무 약한 거야.

-이미 정했어.

-아주 작은 첫걸음이라고 해도… 난 조금이라도 앞으로 나아가고 싶어.

-미안해, 아미야. 미안해…

-리유니온은 감염자라고…

-그들도 모두 감염자란 말이야…

-안녕……


[아미야]

-미샤 씨? 미샤 씨?! 미샤 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