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미야]
- ......
[아이]
- 아…! 조심해!
[아미야]
- 아얏!
[아이]
- 미, 미안. 일부러 부딪친 게 아니야…
[아미야]
- 괜찮아, 예의 바른 아이구나.
[아이]
- 헤헤......
- 그런데 누나, 여기서 뭐해?
- 비가 오는데 왜 그냥 맞고만 있어?
[아미야]
- 아… 응… 그냥 산책 중이었어.
- 뭔가 도와주었으면 하는 일이 있니?
[아이]
- 아! 누나, 어떻게 알았어?
[아미야]
- 안 가르쳐 주지~! 누나의 비밀이거든.
[아이]
- 으음… 알았어!
- 누나, 그러면…
- 으음… 누나는 안 될지도 모르겠다. 키가 작아서…
[아미야]
- 그! 그런 말 하면 못써! 그래도 너보단 크잖아!
[아이]
- 우왓!
- 그, 그럼 해볼까… 음… 이 널빤지 들어줄 수 있어? 같이 들자!
- 저 철골 아래 축음기가 있는데, 그걸 가져가고 싶거든!
[아미야]
- 알았어.
[아이]
- 하나… 둘… 셋… 이얍!
[아미야]
- 좋았어!
- ......
[아이]
- 와, 누나 힘 진짜 세다! 고마워!
[아미야]
- 그런데… 이 축음기 망가진 것 같은데?
[아이]
- 괜찮아! 원래부터 망가져 있었어.
- 언젠가 꼭 고칠 거야. 다른 사람들한테 들려주려고 레코드를 많이 모아 놨거든. 한 번도 들어보지는 못했지만…
- …그래도 나중엔 꼭 다른 사람들한테 들려줄 거야!
[아미야]
- ......
- …그렇게 어려운 말을 쉽게 하는구나…
- …나는 누구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아이]
- 누나는 나 안 무서워?
[아미야]
- …무섭다니?
[아이]
- 나 사실 감염자야!
[아미야]
- 후후… 나도 그래.
[아이]
- 정말?! 아깝다, 이렇게 예쁜 누나가 감염자라니…
[아미야]
- ……
- 감염자든 아니든 상관없어. 건강하더라도, 감염됐더라도…
- 네가 착한 아이라면, 그 사실만큼은 변하지 않을 테니까.
[아이]
- 으응~?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는데…
- (꼬르륵…)
[아미야]
- …배고파?
[아이]
- …응.
[아미야]
- …자, 이거 먹어. 이게 전부긴 하지만.
[아이]
- 신난다! 고마워, 토끼 누나!
- 그런데 누나… 여기는 왜 온 거야?
[아미야]
- 나는…
- 어떤 사람이랑…
- 어떤 사람이랑 약속했거든.
[아이]
- 누나, 안녕!
[아미야]
- 응, 안녕!
- ......
- ......
[아미야]
- 저런 어린아이도 마지막엔, 마지막에는…
신분을 박탈당한 자. 감염자. 너희는 사람도 아니야.
[아미야]
- 내가 뭘 할 수 있을까? 내가 더 할 수 있는 건…
- 난 왜… 모두를 지켜줄 수 없는 걸까…
넌 아무것도 할 수 없어.
[아미야]
- 아니야… 나는…
굶주림… 핍박… 죽음…
감염자를 기다리는 최후란 결국 그런 것뿐이지.
[아미야]
- 그렇지 않아…
- 로도스 아일랜드가 감염자의 힘이 되어준다면…
너는 일부 운 좋은 사람일 뿐이야.
[아미야]
- 아니야, 모두가 함께 같은 목표를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는걸.
이 대지는 이미 전부 마비되어 버렸어.
[아미야]
- 아직 그 정도는 아니야…
- 감염자는 절대 절망에 삼켜져선 안 돼…
너는.
분노에 삼켜지리라.
그것 밖에……
[아미야]
- 나…
- 나는… 절대로…
- 약속했으니까…
- 그 아이와 약속했으니까…!
- …어라?
- 저게 뭐지…?
[여자아이]
- 다른 언니가 가르쳐 줬어. 이 인형은 손으로 직접 만들어야 의미가 있대.
- 그러니까, 그러니까 이거 줄게!
[또 다른 소녀의 목소리]
- ……
[아미야]
- 저 목소리는…?
- !
- 저 뒷모습은……
- 첸 팀장님?
[여자아이]
- ……
- …………
- ………………!
- …………!
[또 다른 소녀의 목소리]
- ……
[첸]
- ……!
[아미야]
- ……
[첸]
- ……
[아미야]
- 첸 팀장님.
[첸]
- ……
[아미야]
- ......
- 첸 팀장님, 여기서 뭐하고 계세요?
- 전 분명…
[첸]
- 너와는 상관없는 일이다.
- 용문에 관한 일은 내가 처리한다.
[아미야]
- ......
- ......
- 첸 팀장님.
[아미야]
- 처음 봤어……
- 첸 팀장님이 저런 눈빛을 한 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