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개표가 95% 진행되었습니다. 특별한 이변이 없는 이상 현재의 결과와 큰 차이가 없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선거결과에 대한 분석을 업로드하도록 하겠습니다.

[*여론조사 결과는 지난 9월 1일부터 9일까지 총 5개 기관에서 이루어진 6개 여론조사의 평균으로 산출하였습니다.
*러시아는 225석을 비례대표, 225석을 소선거구제로 선출합니다.]



1) 통합러시아(ER)
여론조사상 지지율 30.57%
비례대표 득표 49.64% / 125석 획득
지역구 199석 획득
총 324석 확보 / 이전대비 19석 감소

2) 러시아연방공산당(KPRF)
여론조사상 지지율 17.40%
비례대표 득표 19.2% / 48석 획득
지역구 9석 획득
총 57석 확보 / 이전대비 15석 증가

3) 정의러시아-애국자들-진실을위하여(SRPZP)
여론조사상 지지율 6.90%
비례대표 득표 7.42% / 19석 획득
지역구 8석 획득
총 27석 확보 / 이전대비 4석 증가

4) 러시아자유민주당(LDPR)
여론조사상 지지율 9.95%
비례대표 득표 7.47% / 19석 획득
지역구 1석 획득
총 20석 확보 / 이전대비 19석 감소

5) 새로운사람들(NL)
여론조사상 지지율 4.24%
비례대표 득표 5.39% / 14석 획득
지역구 0석 획득
총 14석 확보 / 이전대비 14석 증가

6) 조국당(Rodina)
지역구 1석 획득
총 1석 확보 / 이전대비 동일

7) 성장당(PR)
지역구 1석 획득
총 1석 확보 / 이전대비 1석 증가

8) 시민연단(GF)
지역구 1석 획득
총 1석 확보 / 이전대비 1석 증가

통합러시아는 총 324석을 확보함으로서 개헌선을 무난히 넘겼습니다. 러시아의 하원 의석수가 총 450석임을 감안하면 5년 전 총선에 비해 의석수가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압도적인 승리인데요, 이제 당분간 푸틴의 임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나 비례대표에선 과반수를 점하지 못했지만 지역구에서 225석 중 199석을 당선시킴으로서 승리를 거둘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통합당의 여론조사상 지지율은 2019년 연금법 개혁 이후로 단 한번도 35%를 넘은 적이 없음을 기억해야 합니다. 통합당은 지난 9월 9일 여론조사에서 26%라는, 창당 이래 최저 지지율을 기록했는데, 갑자기 2주일도 안 된 현 시점에 23%p가 오른 지지율을 득표했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가지 않는 사실입니다. 이미 공산당과 자민당, 그리고 나발니 지지세력에 의해 부정선거 주장이 공론화된 만큼, 2011년과는 차원이 다른 저항이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2011년 총선 당시 부정선거(일명 '140% 사태')와 현재는 상황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2011년에도 경제가 침체되긴 했지만, 적어도 당시엔 고유가 시기였으며 기본적인 복지정책이 무너지지 않았습니다. 또한, 나발니 역시 지지도가 높지 않았으며, 공산당과 자민당은 푸틴의 관제야당 역할을 충실히 하며 시위에 소극적이거나 오히려 냉소적이였습니다.

그러나 현재는 저유가로 인한 경제침체와 더불어 나발니 독살 미수사건으로 인해 푸틴의 의도와는 반대로 나발니의 몸값 자체가 올라간 상태고, 공산당 소속 파벨 그루지닌 전 모스크바 주의원의 피선거권 박탈, 공산당 소속 니콜라이 본다렌코 사라토프 주의원과 자민당 소속 세르게이 푸르갈 하바롭스크 지방청장의 구속 수감 등으로 인해 공산당과 자민당이 관제야당 역할을 벗어나 아예 푸틴 정권에 등을 돌린 만큼 저항의 열기는 더욱 거셀 것으로 보입니다. 겐나디 쥬가노프 공산당 서기장과 블라디미르 지리놉스키 자민당 총재는 이미 경찰에 집회를 신청한 상태입니다.

이번 선거에서 주목할만한 야당의 추이는, 공산당의 의석 증가와 그와 대비되는 자민당의 추락인데요. 자민당은 푸르갈 지방청장 건으로 하바롭스크를 텃밭화하며 지지율을 올릴 것으로 예측했는데, 아마 총재의 막말과, 자당 소속 국회의원의 성추행 사건(러시아 미투운동의 시발점이 되었습니다)은 지속적으로 마이너스 요인이 된 것으로 보입니다. 비례대표 득표율은 정의당보다 자민당이 앞섰으나, 지역구에서 크게 밀려 자민당은 원내 제4당으로 밀려났습니다.

이번 총선에서 새로 원내에 진입한 원외정당은 신당 '새로운사람들'과 성장당입니다. 두 정당은 모두 자유주의 성향이나, 친자본, 신자유주의, 친푸틴 성향으로 인해 크렘린이 만든 관제야당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입니다. 또한 정권 입장에선 쥬가노프와 지리놉스키가 30년 넘게 당수직을 해먹고 있는 '진짜 야당' 공산당과 자민당을 구태세력으로 몰아붙임으로서 지지율을 낮추는 역할 또한 하려는 것이죠. 그 와중에 원내 재진입이 유력시됐던 반푸틴 자유주의 성향의 야블로코당은 지역구에서 여당 후보에 밀리면서 또 의석수 확보가 좌절되었습니다.(단, 상원에는 1석을 가지고 있습니다) 저는 새로운사람들이 원내에 14석이나 가지고 진입한 것이 푸틴 측에서 기획한 하나의 공작이라고 봅니다. '민주적인 척' 하는 거죠.

네, 당연한 말이지만, 또 조작입니다. 절대 이런 결과가 나올 수 없는 선거입니다. 뭐 제 말이 다 맞다고 확신할 수는 없지만, 저는 이번 선거는 선거 전부터 이미 결과가 정해져 있었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