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고싶다'가 입에 붙을 정도로 삶이 처절해.


'눈물은 남자가 막 흘리면 안된다'는 말을 들은 이후로 눈물도 흘리고 싶어도 나오지 않아.


교사에게 학교폭력을 초등학교 3학년 때 당한 이후로는 배우는 법을 까먹었어.


난 분명 괜찮은 사람이었는데


난 정말로 열심히 살아왔는데


누구보다 웃었고 누구에게나 친절했으며 누구든지 인사해 주었어. 그런데


전혀 사는게 사는게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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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대학교를 아예 타지역으로 가버렸어.


버스로 몇 시간을 타고 가야할 정도지.


처음보는 장소들과 교수들 그리고 수많은 책들과 규칙들은 온실 속의 화초같았던 나에게는 암초의 풍파같았어.


어떻게서든 다른 곳에 가더라도 굳세게! 열심히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려야지!!


말하는게 힘들어도 웃고, 자리가 불편해도 참고, 식사가 맛없어도 아까워서라도 다 먹고..


점점 무감각해지더라.


그러다가 매주 본가를 가는데


내가 있던 그 자리가 느껴지는거야.


내가 없어서 다들 힘들었고 내가 있으니까 좋아하고


내가 힘들면 뺀질거려도 되고 안 웃고 지쳐 있어도 눈치 주지 않으며 밥맛 없으면 다른거 먹자고 할 수 있어.


오해할까봐 말하는데. 온실 속의 화초같았다는게 막 둥가둥가 라고 보면 오해야.


부모님이 어릴적에 뺨 때리고 약 발라줄 정도로 키웠으며 크고 나서도 밥 정도는 알아서 차리고 치우고 먹을 수 있었지.


그런데 화초라고 말한 이유는 내가 모르는 게 있어서 길을 잃으면 가족들이 이렇게 가야한다고 말해주는거야.


그런 이정표를 보고 가다가 이젠 내가 천천히 더듬으면서 가야하다보니까


감당이 안되더라.


심지어 언제든지 이정표를 알려달라고 말할 수 있는 선택지가 있어서 더 괴롭더라.


이젠 도움 안 받고 열심히 스스로 살아야지.


20살이면 어른인데 내 앞가림도 제대로 못하면 안되지.


스스로 최면을 걸어.


행동도 누군가를 모방하면서 정상인 것 처럼 움직이고 생각도 누군가의 모습을 모방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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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려움도 가득해.


가족 친척 내가 아는 그 누구도 아직 죽지 않았어.


양가 조부모님들 모두 정정하시진 않고 편찮으신데 돌아가신 분은 없어.


그렇다고 죽음이 익숙하지도 못해.


비 오고 다음날 보도블럭 위에 죽은 지렁이 시체만 봐도 몸이 떨리며 가슴이 뛸 정도로 시체와 죽음에 약해.


그런데 나의 소중한 인연인 가족들이 돌아가면 어쩌지.


너무 무서워.


그래서 계속 자살을 목표로 하는 걸지도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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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 중학교때는 진짜 사람이 망가졌었어.


누구에게 혼날때 얼굴 근육이 내 마음처럼 못 움직이고 막 부르르 떨리며 비웃는 것처럼 변하질 않나.


힘들어서 울때도 미친 것처럼 화를 내다가도 웃으면서 꺽꺽 거리거나 눈물을 흘리면서 숨을 헐떡 거리기도 했지.


너무 화가 났을 때는 시야가 암전이 일어나고 입에러 침이 줄줄 흐르며 한 마리의 짐승마냥 말도 못하고 그냥 공격만 하려는 모습도 보였어.


심지어 이때는 마음만 먹으면 필름 끊기 듯이 짐승으로 변하는게 가능할 정도로 힘들었어.


그러다 결국에는 스스로 팔목에 가위로 상처를 내고 있더라.


초등학교 1학년따 이사를 온게 잘못인건가?


아님 초등학교 1,2학년때 기억을 다음학년인 3학년 밖에 안 되었는데 벌써 기억을 못하는게 문제인건가?


아님 중학교에서 일진무리에게 찍힌 게 문제인건가?


그것도 아님 고등학교때 너무 이상한 짓을 많이 했나?


모르겠어..


내가 뭐부터 잘못되었는지 하나도 모르겠어.


죽으려고 해도 문제였고


살려고 해도 문제야.


난 살아가는게 힘들어.


숨이 턱턱 막혀서 담배피는 사람들이 이해가 돼.


술도 못 마시고 담배도 못 피고. 커피도 많이 마시면 머리가 아파.


그렇다고 운동도 잘못하고 공부도 그다지.


그저 친절하고 착하다는 말밖에 못 들었어.


좋은게 없는 데 나 제대로 산 건 맞는거야?


(결론) 어떻게 나만 이렇게 살기가 힘든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