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별 같은 건 먹을 수 없습니다









* 윌버 없음





별 같은 건 먹을 수 없습니다.

 : 어쩌면 일어날 법한 이야기. (9)

 

1편 2편 3편 4편 5편 6편 7편 8편 

쓴 글 모음집






 

 



무수한 총알세례조립된 무기들이 날아다니는 전장.

시그마의 연산 서포트를 받은 수많은 양산형 기체들이 적들의 무기를 산산조각 내고심장부인 코어에 미친 듯이 총격을 퍼부었다.

 

호라이즌은 결전병기들의 서포트를 받으며 후방으로 빠진 솔리키타티오에 접근할 수 있는 틈을 노렸다.

 

 

 

 

최고관리자는 찾았습니까시그마. ]

 

 

 

높은 밤하늘 위에서 호라이즌은 자매들이 알아차리지 못하도록 보안채널로 통신을 걸었다.

 

 

 

아니... 아빠하고는 계속 연락이 안돼대신에 우리 회사 사람들의 위치를 확인했어! ]

 

코핀컴퍼니설마 전달 받았던 늑대입니까? ]

 

아직 저심도에서 대치중인 것 같아. ]

 

 

 

저 새의 날개를 꺾어라―

 

위대하신 왕이 행차하실 길을 닦아내자...

 

 

 

호라이즌은 시그마에게서 답을 들은 뒤 역장을 펼쳤다기체들의 머리를 노린 자매들의 칼날과 창은 역장에 무력화 되어 먼지 바닥으로 떨어졌다

 

자매들의 맹공격이 의미 없이 부서진다그러나 솔리키타티오는 하늘 위에 방어벽을 세운 호라이즌을 비웃었다.

 

아무리 많은 아군이 있다 한들자매들은 끝없이 재생했다코어가 파괴되어 반죽 덩어리가 되어버려도솔리키타티오는 새 코어를 이용해 자매들을 천천히 재조립했다.

 

 

재생되는 자매의 개체 수 보다 파괴되는 자매의 개체 수가 더 많았지만한번 파괴 되면 그걸로 끝인 기계들이 불리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었다.

 

이곳에 서있는 기계들은 장갑판을 몇 번 주무른다고 순식간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기에.

기계들이 아무리 애를 써도변하지 않는 사실이었다.

 

 

 

시간이 더 필요하겠군요시그마계속 위치 확인하고서포트를 부탁 드립니다. ]

 

알겠어언니! ]

 

 

호라이즌이 솔리키타티오를 노려보았다.

여전히 자신을 향해 조소하고 있는 저 침식체는 우리의 기체가 오로지 단 하나가 남을 때까지도 건재할 것이다.

 

 

 

연산 가속!”

 

 

 

맑고 카랑카랑한 목소리가 전장에 울렸다그 울림과 함께 호라이즌의 엘부르즈의 출력도 높아졌다.

 

타이탄의 지시에 따라 자매들과 싸우던 기계들의 포신이 녹아내릴 것처럼 불꽃을 뿜었다.

수 백발수 천발의 총알은 계속해서 적을 벌집으로 만들고하늘에서 포탄 세례를 퍼붓던 양산형 야누스들 몇 기는 지상모드로 바꾸어 내려와 검 형태의 플라즈마를 발사하여 접근하는 자매들을 태웠다.

 

 

 

어리석구나 실패작들이여...”

 

 

 

솔리키타티오가 재조립을 멈추었다.

 

비어버린 손을 접고검지를 들어 위로 한번 훑자 자매들이 두 손을 겹쳐 올렸다.

 

모두를 집어삼킬 듯한 클리파가 솔리키타티오의 손 끝으로 가리킨 곳.

바로 자매들의 머리 위로 모이기 시작했다.

 

 

 

실패자들의 벽은 위대하신 왕의 앞길을 결코 가로막지 못할 것이다...

 

저 어리석은 자들의 무기는 우리들의 창에 부서질 지어니...

 

미물들의 결말은 정해져 있노라...

 

 

 

마치 찬가하는 듯한 모양새자매들은 두 손을 높이 들어 끝없이 말했다.

 

절망의 찬가를 따라그 손들 위로거대한 십자가가 허공위에서 조립되기 시작했다.

 

시그마의 연산 서포트로 모두가 저것이 어느 정도의 위력인지 빠르게 가늠 할 수 있었다.

저게 바로 사도의 힘, 5종에 맞먹는 4종들이 뭉쳐서 만드는 클리파의 위력.

 

평범한 카운터라면 이미 미치고포기해버린 나머지 저들과 함께 자매가 되어버렸을 절망감.

 

 

무식한 크기의 클리파가 땅을 울리고 기계들의 장갑판이 떨리기 시작했다.

호라이즌은 기계들의 앞에 서서항행 모드에서 사용하는 역장을 전개했다.

 

 

 

역장이 버틸 수 있겠는가호라이즌!”

완전 격추는 무리입니다막아내는데 집중하죠저희에겐 시간이 없으니까요.”

전원시무르그 실루엣의 출력을 보조한다!”

 

 

 

클리파로 인해 충격을 받은 지면이 갈라지고미처 전장 변화를 감지하지 못한 몇 기의 아라크네와 자리를 잡아버려 이동하지 못하는 발리스타들이 갈라진 지반 사이로 추락했다.

 

 

 

이런전원회피 기동 실시!”

언니내가...!”

 

 

 

타이탄의 외침에 지상모드의 야누스는 다시 비행모드로 바꾸어 공중으로 날아오르고지상 기체들이 바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보조할 힘이 줄어드는 탓에 시그마가 다급히 자신의 테라브레인의 추가 전력을 개방하려 했지만호라이즌이 이를 제지했다.

 

 

 

아직 안됩니다시그마.”

 

어리석은 저들에게 절망을 선사하라...!”

 

언니!!”

 

 

 

아직 그들이늑대가 발 묶여 있는 한 우리는 길을 만들어야 합니다.

우리는 시간이 없지만시간을 만들어내야 합니다.

 

 

 

솔리키타티오의 웃음소리와 함께 창이 역장을 향해 꽂혔다.

역장과 창 끝에서 뜨거운 불꽃이 튀기 시작했다역장 밖의 공기 흐름이 미친 듯이 빨라져 모래 먼지가 휘날렸다.

 

자매들이 보이지 않는다그저 머리 위를 위협하는 창끝의 스파크만이 보였다땅이 자꾸만 갈라지고흔들렸다클리파의 위력에 기체들이 중심을 잡지 못하고 흔들렸다.

 

호라이즌의 슈트가 더 밝게 빛나기 시작했다.

 

막는다막아야 한다우리는.

아직 카드를 꺼낼 때가 되지 않았으니까.

 

 

 

아베스타 드라이브 출력 상승!

 

 

 

호라이즌의 목소리가 전장에 메아리 쳤다.

힘과 힘이 부딪혀서로의 힘이 점점 줄어드는 순간.

 

 

 

“ 엘부르즈 시스템 정상작동 확인변수를 제거합니다!

 

 

 

 

 

―――――――――――――――――――――――!!!

 

 

 

 

 

거대한 충격파와 함께 역장이 깨어지고창끝은 호라이즌의 엘부르즈의 대검과 맞부딪혔다.

 

이미 내려찍을 힘을 잃은 창은 엘부르즈가 쳐낸 방향으로 비틀려 기체들의 머리 위를 지나 다른 곳을 향해 날아갔다.

 

기계들을 위협한 클리파도 순간적인 호라이즌의 정화시스템에 의해 사라져버렸다.

자매들의 장창이 전장의 먼 곳에 내동댕이 쳐지고먼지가 조금씩 걷히기 시작했다.

 

실제 시무르그 실루엣의 위력을 처음 본 시그마는 놀란 토끼 눈으로 호라이즌을 향해 외쳤다.

 

 

 

언니굉장해근데...”

 

남은 교전 가능 시간 계산 완료...”

 

 

 

말도 안 되는 광경을 본 솔리키타티오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저 실패작들이 이런 힘을 숨기고 있을 리가 없다땅을 기는 새에게 우리의 무기가 통하지 않는다니불경한 일이로다!

 

―자신들이 만든 무기는 빛이 바랐고, 솔리키타티오의 자매들도 믿을 수 없다는 듯 절규했다.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우리는 위대하신 왕의 가호를 받은 자매들이니...!

 

이 불경한 패악을 저지른 실패작들의 최후는―

 

가장 고통스러운 천만 번의 재조립이노라...!

 

 

 

 


 

자매들의 외침에 다시 클리파의 힘이, 기계들이 서있는 지반을 뒤흔들었다.

절규하면 절규 할수록땅이 갈라지고별빛이 일렁이며 뒤틀렸다.

 

 


 

 

호라이즌!”

 

괜찮습니다타이탄당신부터 걱정하시죠벌써 당신이 자랑스러워하는 이터니움 합금판에 흠집이 났습니다.”

 

내가 한 것은 우리 동료들을 지휘한 것밖에 없다네호라이즌이 해낸 것에 비하면 이 정도 상처는 상처도 아니지그보다... 아니저것은...!”

 

징그러워...”

 

 

 

땅울림이 점점 줄어들고그 울림의 근원지에선 솔리키타티오가 있었다.

솔리키타티오가 높이 든 팔손 위에는 수정체가자매들은 그 수정체를 향해 손을 뻗으며 달려들었다.

 

마치 보물을 찾은 듯무언가를 쫓는 미치광이처럼 달려들었다.

 

수정체를 향해 자매들은 다시 찬가하며 서로 엉겨 붙기 시작했다.

마치 거대한 종양암덩어리처럼 추악한 모습으로.

 

 

 

 

왕께서 계시를 내리셨도다...!”

 



미천한 우리는 생각할 필요가 없다...

 



위대한 왕께서 저 미천한 실패작들을 부수고―

 

 

 

 

 

 

땅을 기는 새의 날개를 꺾을 수 있는 힘을 주셨노라...!”

 

 

 

 

 

 

솔리키타티오의 마지막 외침과 함께수정체를 중심으로 암흑물질이 뒤덮이기 시작했다절규소리와 깔깔거리는 웃음소리가 점점 검은 물질에 막히고마치 거대한 고치를 연상케하는 모습으로 뭉쳐지기 시작했다.

 

거대한 검은 고치에서 계속해서 암흑물질을 뿜으며 대지를 덮쳤다점점 기계들의 전선까지 넘쳐오는 암흑물질을 피해서기계들은 움직였다.

미처 피할 수 없는 발리스타들은 그 검은 물질에 뒤덮였고몇 아라크네도 미처 피하지 못하고 물질에 덮였다.

시그마는 지진에 의해 추락하고물질에 덮여 꺼져 가는 기계들의 모습을 슬픈 눈으로 담았다.

 

 

 

모두들...”


제군들충격에 대비하게!”

 

 

 

슬퍼할 틈도 없이 검은 고치에서 금이가고 클리파가 방출되었다.

미리 감지한 호라이즌이 클리파를 막기 위한 역장을 전개하고모든 기계들은 다시 한 번 거대한 힘에 지지 않도록 저항했다.

 

 

 


아아...

 




아아아아...!!!!

 




 

 

탄식이 들려왔다.


목소리가 울릴 때 마다 클리파의 힘은 기계들에게도 느껴질 정도의 압박감을 불러왔다.




 

 

 

저 오만한 자들에게 절망을 선사하겠노라―――!!!

 

 





 

할아버지언니!”

 

 

 

마치 폭탄이 떨어지는 듯한 파열음과 함께알을 깨고 모습을 드러냈다.

껍질이 벗겨지고, 웅크렸던 몸이 펴지며, 거대한 뿔을 가진 거인이 두 얼굴을 가리고 절규했다

 

밤하늘의 거짓 된 별빛이 절규에 따라 일렁였다.


눈앞에 놓인 것은 말 그대로 절망이었다.

자신들의 모든 것을 쏟아 부을 준비를 마친 절망.

 

 

 

“......”

 

 

 

강인공지능, 세 기계는 입을 다물었다.

압도적인 크기와 여태껏 느낄 수 없었던위협적인 클리파.

 

이미 눈앞에 있는 것은 솔리키타티오가 아니며그것을 훨씬 더 능가하는 존재.

 

식별코드도 부여 받지 않은, 재조립된 절망의 완전체.

 

 


 

호라이즌은 다시 한 번 가동 시간을 곱씹었다.

 

 

 

늑대는 지금 어디 있습니까시그마.”

 

 

 

안쓰러울 정도로 겁에 잔뜩 질린 표정으로 시그마는 홀로그램을 띄우고 허공을 몇 번 꾹꾹눌렀다죽음의 구렁텅이에서 살아남은 양산형 기계들은 호위하듯이 세 결전병기를 천천히 둘러싸기 시작했다.

시그마가 양손을 들어 빠르게 허공을 두드렸다그리고이내 감고 있던 다른 한쪽 눈을 떴다.

 

 

모든 기계가 시그마를 통해 상황을 전달 받는다.

 






 


 

 





“...결국 최고관리자가 우려한 대로군요아니예상한 대로라고 하는 게 더 맞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정보 연산이 먼저 끝난 호라이즌은 결연한 표정으로여전히 두 얼굴을 가린 채 절규하는 거대한 산양을 올려다보았다.

 

추악한 절망이구나,

우리에게 결정을 유보할 시간은 단 1초도 없다.

 

인류 수호를 외치는이 곳에 서있는 모든 이들이 깨닫는다.

 

 

 

시그마.”

시그마결단을 내릴 때라네.”

 

 

 

두 기계의 부름에 시그마는 조용히 오른손을 자신의 가슴 위에 올리고 눈을 감았다.

그리고 시그마의 본체 테라브레인이 공중으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우리해낼 수 있을 거야.”

 

 

 

 

전 기체 승인 요청 중. ]

 

 

 

호라이즌을 제외한 모든 기체의 LED가 꺼진다타이탄의 LED시그마의 질량 부여 홀로그램도 서서히 사라졌다.

LED가 꺼진 타이탄이 마치 결전을 준비하는 영웅처럼 자세를 고쳐 잡았다

 

 


호라이즌은 눈을 감았다.

 



이 모든 기체의 행동은―

 

 

 

전 기체 프로토콜 개시 동의. ]

 

 

 

물러설 곳이 정말로 없음을 알고그들이 결심했음을 의미했다.

 

 

기계들은 희망을 걸었다.

그들에게서 나는 가동음이맞서 싸울 각오를 보여주는 것처럼 웅장하게 들려왔다.

 

 

 

그들이 결심하는 이 순간공중에 부유하는 테라브레인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붉은 선이 마치 그림을 그리듯이 테라브레인의 화면을 가로질렀다.

 

 

 



프로토콜스타라이트 ]

 




 

 

테라브레인의 모습이 변하기 시작했다선을 중심으로 새로운 형태로 변한다.

마치 부채를 연상시키는 형태 그 위로 정사면체의 홀로그램이 여럿 내려앉는다천천히 LED가 점멸하고새로운 질량부여 홀로그램이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사뭇 다른 분위기의 모습을 한 시그마가 서서히 나타나고호라이즌이 눈을 감고 그 앞을 지킨다.

호라이즌의 슈트에서 빛나던 푸른빛이 점점 붉은 빛으로 점멸해가기 시작했다.

 

그 울림과 동시에 호라이즌이 자신의 팔을 X자로 교차하고엘부르즈 역시 호라이즌의 동작을 따라 움직였다.

엘부르즈의 움직임이 만들어내는 펄스가 바로 아래에 있던 타이탄의 위로 서서히 내려왔다마치 시무르그 실루엣을 전송 받는 그 순간처럼 펄스의 수가 늘어나고 빛 기둥이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미완성 MODE : 트리아이나 플랜 전송. ]

 

 



 

흰 빛기둥 사이로 푸른 빛이 번쩍이고녹색 빛깔의 파동이 전장에 멀리 퍼져나간다.

아주 멀리더 멀리.

 

 

 

완전히 새로운 모습을 드러낸 시그마.

비장한 표정의 시그마는 호라이즌을 향해 손을 뻗고기계들의 침묵을 깼다.

 

 


 

“ 시무르그 실루엣스타이터 모드 개방! 

 

 

 

 

 

 

 

미래를 희망하는 기계들의 행진곡의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