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86 시리즈 


모의작전과 특적핵


신나요 턱과 사마귀


린시엔 빤스와 메갈


가짜씹덕과 살아남은 게임


외전) 닥쳐 등신아


섭종과 미로의 끝에서


교차로와 패스파인더


외전) 옷 가격이 왜 바뀌냐고요? 시가여서요


외전) 그래서 이제 뭐함?


기타와 2.0과 푸른별


우리 게임 정상 영업합니다 (完)



글을 쓸때마다 매번 길이가 늘어나고 있어서 이번에는 비교적 가볍게 다룰수 있는 주제를 가져왔음


앞으로도 비교적 짧은 내용은 외전으로 쓸려고 함

오늘의 주제는 류긴타이의 딸이자 명목상 이 게임의 주인공을 맡고 있는 유미나임


메인스토리에 대한 대략적인 스포일러가 들어 있으니 스포를 원치 않는 뉴비들은 나중에 읽는걸 추천함



일반적으로 서브컬쳐 게임에서 주인공이란 존재는 플레이어가 이입하는 분신임


주인공의 시선을 통해 게임 속 세계관을 바라봐야 어색하지 않게 필요한 정보를 습득하고 작중 등장인물들과 교감할수 있으니까


거기에 시장 특성상 남성향 유저들이 주요 수요층이기 때문에 되도록 주인공의 성별을 남성으로 잡는걸 선호함


아니면 아예 주인공에 대한 개성을 싹다 밀어 버린 다음에 성별을 불분명하게 해서 상상의 여지를 많이 남겨둠


주인공 캐릭터한테 이름을 부여하기 보단 사령관, 선생님, 트레이너 같은 수식어를 붙이는것도 같은 맥락이고


근데 이 겜은 뭔 배짱인지 시작부터 주인공은 미소녀 여캐로 잡아두고


그나마 플레이어가 감정 이입 가능한 대상은 관남충이라고 극을 이끄는 주역이 아니라 관찰자를 박아놨음


시장 트렌드를 좀 대놓고 거스르는 행위였지



유미나는 카운터 사이드에서 가장 처음으로 공개 되었던 캐릭터고 


맨 처음 공개 됐을때부터 금태 전작 캐릭터를 닮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음

실제로 그 캐릭터의 TS버전 일러를 보면 둘다 건블레이드를 쓴다거나, 교복 넥타이, 후드 달린 펑퍼지한 점퍼처럼


디자인 요소가 비슷한 부분이 굉장히 많지



흑주돈 말로는 카사 프로젝트 시작하고 제일 처음 만들었던 캐릭터가 유미나라고 함


컨셉 시안만 20종류 넘게 존재했다고 하는데 결과적으로 금태 전작 주인공과 똑 닮은 캐릭터가 나온걸 보면


금태가 이 게임 만들면서 본인의 틀딱 사심을 얼마나 많이 첨가했는지 알수 있음


여기서 왜 시장 트렌드를 거스르면서까지 굳이 여성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내세웠는지가 의문일수 있는데


금태 입덕작이 슬레이어즈 였다고 하니 본인의 향수를 되살리기 위해 여성 활극을 만들고 싶었던거 아닌가 싶음


물론 진실은 금태만 알겠지만



유미나는 배경 설정만 보면 굉장히 암울한 캐릭터임


어린 시절부터 부모님에 대한 기억이 아예 없이 유일한 피붙이인 언니랑 같이 살아 왔는데


고등학생이 되자마자 침식재난 터지면서 언니는 식물인간이 되고


유일한 절친과 그 동생도 침식재난에 휘말려서 사망함



그와중에 절친의 동생은 사실상 자기 때문에 죽은 상황임


이미 여기서 평범한 사람이라면 멘탈 왕장창 깨지고 아무것도 못하는 상황일텐데


아픈 언니를 살리기 위해서 평범한 학생이던 여자애가 태스크포스 업계에 뛰어들게 됨


그리고 침식 재난과 이 게임의 스토리가 시작한 시점은 아무리 길게 잡아도 채 1년이 안 됨


이 작품이 어반 판타지여서 상대적으로 체감이 안 되는거지


현실로 치자면 18살짜리 여고생이 죽다 살아나서 학교 때려치고 가족 병원비 벌겠다고 야가다꾼 뛰는거랑 마찬가지임



가족이라고 부를수 있을만한 사람들이 한꺼번에 사망 혹은 중상을 입은 사고가 터진지 1년도 안 지난 시점에서


반 강제로 사회로 떠밀려 오게 되고 그곳에서 상당한 쓴맛, 특히나 인간 관계에서 많은 실패를 겪게 됨


물론 천성 자체는 평범한 여고생이어서 서윤이 옆에서 멘탈 케어 살짝 해주니 바로 풀어지는 모습도 보여주지만


눈 앞에 놓인 현실적인 문제가 너무 많았고 심적으로 트라우마를 해소할 여유가 없었기에 멘탈적으로 불안한 모습이 계속 보임


그나마 주시윤은 힐데나 김하나처럼 성장기에 믿고 의지할수 있을만한 어른이 존재하기라도 했지


유미나는 하루아침에 천애고아가 되어서 성인도 감당하기 힘든 짐을 강제로 떠맡은 불쌍한 사회 초년생임



그 와중에 죽은줄 알았던 절친이 괴물이 되어서 돌아와서는 자기를 살인자라고 힐난함


이게 완전히 허무맹랑한 얘기도 아니어서 실시간으로 멘탈은 찢겨나가는데


엎친데 덮친격으로 그 절친이 눈 앞에서 사망하는걸 목격하게 됨


고의는 아니었지만 사실상 자기 때문에 동생과 절친 두명이 다 죽게되는거임


가뜩이나 이미 가깝게 지내던 지인이 자기 때문에 죽었다는 죄책감 때문에 미치겠는데 


거기서 자기가 원인이 되어서 나래까지 죽어버리니 신너에 불 붙인거 마냥 멘탈이 숱덩이가 되어버림



사람들은 주시윤 보고 생불이라고 하는데 이 상황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안한 유미나도 만만찮은 생불임


조금이라도 멘탈이 약했거나 언니 병원비에서 자유로웠다? 그 순간 바로 자기 머리에 울브즈베인 박아도 안 이상한 상황이었지




그러니 이 장면에서 유미나가 보여주는 자기 파멸적인 태도와 닥쳐 등신아란 대사는 


주인공의 멘탈이 정말 위험하단걸 나타내는 극중 장치이자 플레이어들의 동정심을 자극해서 캐릭터와 애착 관계를 맺게 하는 


감정적으로 굉장히 중요한 장면인데...


문제는.....




당시 유미나는 생긴게 너무 빻았음....


신나요 턱으로 불리던 흑주돈 표 사마귀 일러였던지라


씹덕들 입장에서 이 캐릭은 인간적으로 빻아도 너무 빻은 캐릭터였던거임





애초에 남성 유저들 입장에서 여성 캐릭터는 이입이 대상이 되기가 굉장히 힘듬


그래서 보통 제작사는 시청자와 캐릭터 사이에 공감대를 형성한 다음에


공감대를 바탕으로 캐릭터의 개성을 어필해서 호감도를 쌓는게 목표임


이번 분기에서 인기 끌었던 봇치도 현실에서 보자면 굉장히 귀찮은 성격인데


타인과 상호작용을 두려워하면서도 관계를 맺고 싶다는 성격을 통해 시청자와 공감대를 쌓고


동시에 적당히 호감가는 캐릭터 디자인을 이용해서 시청자와 애착 관계를 형성하는데 성공한 예시이지


닥등이의 경우 비관적인 상황에 처한 캐릭터의 처지를 보고 연민의 감정을 형성하는게 제일 중요했는데...



연민의 감정도 기본적인 호감도가 존재해야 성립이 가능함


근데 주인공이 이따구로 생겼는데 누가 캐릭터와 공감대를 쌓고 연민을 가질수 있겠음


유저들 눈에는 생긴것도 빻은 주제에 성격도 빻은 혐성 캐릭터로 보일수 밖에 없던거임



메인 스토리에서 매번 유미나 옆에 찰싹 달라 붙어서 출현하는 서윤이랑 비교해보면 바로 차이가 명확해지는데


막말로 서윤은 객관적으로 봤을때 혐성도 이런 혐성이 없는 캐릭터인데


서비스 초창기에 바로 성형수술 진행하고 비쥬얼로 세탁 잘한 덕분에 


에브리데이 통수를 쳐대도 서윤 싫다는 의견은 거의 없었음 걍 꼴린다는 얘기만 있었지



사실 금태가 씹덕질을 하던 시기에는 이런 식으로 감정적인 방황을 겪는 주인공이 대다수였고


지금 기준으로 보자면 찌찔하단 소리를 듣는 캐릭터들이 성장하는 과정이


그 당시 작품들이 독자에게 카타르시스를 전달하는 방식이었으니 왜 이런 서술 형식을 택했는지는 이해를 하나


흔히 사이다패스로 대표되는 빠른 전개와 감정선에 익숙해진 현대 서브컬쳐 팬덤 입장에선 결코 좋게 볼수 없는 시나리오였고


결과적으로 유미나는 저열한 비쥬얼에 더불어 행동도 혐성이라며 '닥등이'라는 멸칭으로 불리기 시작함


가뜩이나 게임의 이미지도 좋지 않았던 시점인지라 혐성 밈을 갖게 된 캐릭터는 게임과 함께 주가가 바닥을 치게 되었고


이 닥등이의 유래를 모르는 사람들은 왜 주인공 별명이 곱등이나며 매번 물어보는 웃지 못할 상황이 나오게 됨



혐성 캐릭터로 추락했던 주인공의 주가가 슬금 슬금 오르기 시작한 계기는 에피소드 5였음


메인스토리 시즌 1은 철저하게 유미나의 이야기임 모든 사건이 유미나의 시점에서 묘사가 되고


비관주의에 빠질수 밖에 없던 한 사람이 어떻게 어른으로 성장하는지 그 과정을 묘사한 여정임


유미나의 입장에서 봤을때 세상은 그닥 구할 가치가 없는 곳임


신나래 신나진 남매의 죽음에서 오는 죄책감 때문에 미쳐 버리겠는 상황에


사회는 세상 물정에 어두운 자신에게 매번 감당 못할 책임을 강요하지만


타인이 자신의 고통에 공감해주지 못하더라도 자신은 타인의 고통을 못본체 지나칠수 없는 올곧은 사람이었기에


차마 죽지 못해 억지로 사는 상황에서도 세상이 위험하다는 소리 하나만 듣고 리플레이서 기지로 뛰어드는 모습을 보여줌




그나마 다행인건 전적으로 자신을 신뢰해주는 주시윤을 비롯해서 믿을수 있고 사람다운 어른들을 코핀에서 만났다는거고


비숍 재생체와 교감하며 겨우 과거의 트라우마를 극복하게 되었다는거임


마지막 결전에서 킹의 극단적 공리주의를 정면에서 반박하는 장면은 더 이상 유미나가 상처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미숙한 청소년이 아닌 스스로의 가치관이 정립된 어른이 된걸 보여줌


사람에게 실망할 이유가 너무 많은 인생을 겪고 있지만, 그래도 그녀는 사람다움이 뭔지 스스로 결론을 내린거지


여전히 인간관계에서 실패를 경험하기도 하고, 때로는 이성보다 감성이 앞서기도 하지만


미숙했던 사회 초년생이 주변의 도움을 받아 성년이 되가는 과정을 설득력있게 그린 덕분인지


당시 분탕과 비관론으로 가득차 있던 갤에서조차 처음으로 카사 스토리 괜찮은거 아니냐는 얘기가 드문 드문 나올정도였음


덩달아 인간적으로 공감할수 있는 요소가 생긴 닥등이의 주가도 서서히 오르기 시작했고



그리고 스비는 물 들어올때 노 젓겠다고 두달만에 각성 버전 출시하면서 세탁을 시도함


원래부터 흑발 포니테일에 몸매도 쭉빵한 전형적인 미인상 캐릭터였다 보니


성형수술 하자마자 얼추 세탁도 성공함


실제로 각등이가 나오고 나서야 드문 드문 유미나 팬아트 올라오기도 했고


다만 이 캐릭터가 한때 메타 최상위에 자리 잡고 있기도 했고 지금도 테러덱 파츠로 잘 쓰이다 보니


건 메타 야랄날때마다 수류탄이라면서 욕을 바가지로 먹는 부작용도 있긴 했는데


원본 캐릭이 성능 구리다고 성능충한테도 외면 받은거 생각하면 이정도도 감지덕지지



근데 기본 일러가 변경 된건 아니었던지라 뉴비들은 메인 스토리 볼때마다 비명을 지르게 됨


1주년때 대대적으로 홍보 들어가면서 각등이 드레스 스킨 보고 입문한 유저들이 꽤 많았는데


메인을 켜보니까 왠 사마귀 얼굴이....


에피소드 6가 처음 나왔을때는 여전히 저 일러였었는데


저 사마귀 얼굴로 샤방 샤방한 여고생의 삶을 묘사하고 있는걸 보자니 진심으로 몰입이 안되서 스토리 읽는게 고역이었음



각등이 출시 이후에 쭉빵한 수영복 스킨도 나오고, 재등이도 나오고, 각등이 스킨도 나오고


그래도 주인공이라고 제작사에서 푸쉬는 꽤 해준지라 알음 알음 팬들도 늘어나게 됨


특이한건 유미나 좋아하는 사람들중에 금손이 유독 많았다는건데


누가 금태표 캐릭 아니랄까봐 보편적으로는 인기를 못 끌더라도 취향 맞는 소수한테는 제대로 꽂힌듯 함


지금 외주 그림 활발히 그려주는 작가 중에 한명도 챈에 유미나 짤 올리다가 스비랑 일 시작한거니까



그렇게 흑주돈 표 사마귀 일러는 존재는 하나 유저들이 언급을 꺼리는 볼드모트가 되어버리고


1주년이 지나고 서비스 1.5주년이 진입한 시점에서도 일반 유미나는 무참히 방치된 채로 남아있게 되지만


차마 그 일러를 대표 이미지로 박은채 일섭 들어가기에는 쫄렸던건지 스비가 펜릴 소대 리메이크를 결정하게 됨



그렇게 서비스 1년 반만에 슈퍼뉴 일러로 리메이크가 되면서 신나요 턱의 마지막 주자였던 닥등이는 사라지고


오랜 인고 끝에 씹덕겜 주연다운 와꾸를 얻게 됨


이 시점을 기점으로 닥등이는 사실상 애칭이 되었고 


금태가 맨 처음에 의도 했던 유저가 공감할수 있고 애착 관계 형성이 가능한 씹덕 취향의 캐릭터로 거듭나게 되는데


게임의 간판 캐릭을 사람 만드는데


 자그마치 2년이나 걸렸다는 점에서 초기 카사의 기획이 얼마나 허술했는지 대충 체감이 올거라 생각함



겸사 겸사 닥쳐 등신아는 시끄러워로 바뀌며 캐릭터의 가장 큰 개성도 역사의 뒷편으로 사라지게 되었고




개인적으로 유미나란 캐릭터한테 한가지 아쉬움이 있다면


시즌 1에서 너무 많은 성장을 이룩하면서 전체적으로 캐릭터가 밋밋해졌다는 점임


물론 씹덕 게임의 주역이자 유저들이 호감을 가질만한 게임 간판으로서는 내적으로나 외적으로나 지금이 훨씬 낫긴 하지만


얘가 정신적으로 성숙해지다 보니 성격이 너무 좋아져서 딱히 타인과 재미난 상호작용을 기대 할만한 요소가 없음


그나마 무호흡 비틱질을 하는게 유일한 특징인데


성격 자체가 온순한 댕댕이 스타일이다 보니까 딱히 타인과 부딪힐 일도 없고


갈등 요소도 없고 대립할 요소도 없다보니 캐릭터가 전체적으로 좀 심심해지면서 활용 여지가 많이 줄어든게 아쉬움



시즌 1의 주제가 유미나의 성장이었다 보니 굳이 시즌 2에서도 극의 중심에 설 필요까진 없지만


캐릭터가 감정적으로 너무 안정화 되면서 이야기 면에서 파고들 여지가 많이 줄어들었고


제작사도 그걸 인지하고 있는지 시즌2는 메 에피소드마다 주인공을 바꾸며 다른 캐릭터를 묘사하는데 더 공을 들이고 있음


그나마 유미나가 주역으로 확실히 활약했던건 에피 6이 마지막이었고


에피 7은 주시윤, 에피 8은 제이크, 에피 9는 구원기사단, 에피 9.5는 시솝과 민병대가 화자가 되면서


조연 캐릭터들이 부각되고 군상극으로서 카사의 장점이 드러나는 이점도 있었지만


반대급부로 주인공의 존재감이 그만큼 옅어지는 부작용도 감내해야 했음



물론 이 작품의 핵심 떡밥과 가장 밀접한 캐릭터이기도 하고


제작사에서 대놓고 얘 미래가 굉장히 암울하단 암시도 많이 내비쳤기 때문에 추후 전개에서 더 많은 활약을 보여줄거라 생각함


굉장히 무거운 숙명을 짊어진 캐릭터라고 하니 시련을 겪으며 인격적으로 어떻게 바뀔지 기대되기도 하고


그리고 이제 한달 뒤면 시즌 2가 피날레가 나오는데


명색에 주인공이니 시즌 1 피날레에서 화려하게 마지막 전투를 장식했던 것처럼


오랜만에 주인공다운 활약을 볼수 있길 기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