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86 시리즈 


모의작전과 특적핵


신나요 턱과 사마귀


린시엔 빤스와 메갈


가짜씹덕과 살아남은 게임


외전) 닥쳐 등신아


섭종과 미로의 끝에서


교차로와 패스파인더


외전) 옷 가격이 왜 바뀌냐고요? 시가여서요


외전) 그래서 이제 뭐함?


기타와 2.0과 푸른별


우리 게임 정상 영업합니다 (完)



오늘의 주제는 안 좋은 의미에서 자주 회자되곤 하는 크로스로드 이벤트임


원래는 다룰 생각이 없던 이벤트였음 굳이 다뤄봤자 이벤트에 대한 푸념말고는 쓸게 없을거라 생각했거든


다만 이 이벤트가 긍적적인 의미에서도, 부정적인 의미에서도 초창기 역사에 가진 의의가 크기도 하고


본격적으로 2.0 패치에 관한 글을 적기 전에 당시 배경을 한번 설명하는게 좋을것 같아서


크로스로드가 이 게임에 끼친 명과 암에 대해서 몇줄 적고자 함



Trans Sexual 줄여서 TS물은 작중 등장인물의 성전환을 다루는 장르임


지금이야 게임 시장에서 만우절 캐릭터 TS 이벤트는 국룰 수준으로 보편화 된 상황이기도 하고


씹덕 역사 전체를 보면 란마 1/2 시절부터 시장에 어마 어마한 영향을 끼친 고전 장르이긴 하나


사실 게임 업계로 한정해서 봤을땐 플레이어블을 TS 시킨다는 개념은 그렇게까지 오래된건 아님


일단 엘소드가 2012년에 만우절 이벤트로 TS 버전 일러랑 아바타를 세트로 푼게 최초의 시도였고


클로저스가 2017년 만우절 이벤트에서 전 캐릭 TS 버전을 공개하면서 당시에는 나름 화제를 모는데 성공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둘다 금태가 개발에 깊게 관여한 작품임


다만 저 두 게임이 이벤트를 실시할 당시에 금태는 이미 퇴사해서 딴 겜 만들고 있었으니


실제로 금태가 TS 이벤트에 얼마나 깊게 관여되어 있고 그쪽 취향인지는 몰?루



아직 이 시절까지는 스비의 회사 대표 보다는 클로저스의 PD 이미지가 강하게 남아 있기도 했고


유독 금태가 손 댄 게임들중에 TS 이벤트가 나왔던 경우가 많았다 보니 카사도 비교적 초창기부터 TS 떡밥이 돌기 시작했음


맨 처음 떡밥은 3월 6일날 공개 됐던 첫 개발자 노트인데


여기서 다음주 업뎃이라고 선공개한 일러가 꽤 화제였지


다른 캐릭터들은 캐릭터 특징이 확고하니까 대충 멀리서 봐도 누가 누군지 매칭이 되는데


유진 옆에 있던 갈색 머리 여캐는 정체가 불분명했거든


덕분에 실눈에 갈색 머리 가진 여캐면 주시윤 TS 버전 아니냐며 커뮤가 꽤 술렁거렸음


물론 며칠후에 실눈 뜨고 있는 서윤이라고 밝혀지면서 개같이 멸망하긴 했지만



그래도 만우절 이벤트까지는 며칠 안 남았던 시점이다 보니 TS 떡밥은 알음 알음 나오던 상태였고


3월 20일자 개발자 노트에서 새로운 캐릭터의 일러가 부분 공개 되면서 꽤 큰 파장을 일으켰음


붉은색 넥타이에 한손엔 장도, 다른 손엔 단도까지 누가봐도 주시윤 여체화 버전이었거든


물론 이때도 구관리국 한정 픽업이다 뭐다 해서 한창 시끄럽던 시절이기도 하고


잊을만 하면 일러레 공개 안 하는 메갈겜이라며 분탕 치는 애들 때문에 갤도 바람잘날 없었지만


신나요 턱으로 씹덕들의 안구에 실시간 테러를 일으키던 게임에서 나온 일러치고는 굉장히 쌔끈하게 나왔으니까


오랜만에 기대감을 가지게 만드는 업데이트 예고였지


그렇게 업뎃 전날인 3월 25일에 패치노트가 올라오고 주시영의 풀샷이 공개 되었음


지금도 컷인 순위 매기면 꼭 언급 될만큼 만듬세 자체가 훌륭했던데다가 


주시윤의 TS인걸 제외하고 보더라도 캐릭터 디자인과 컷인의 구도가 흠잡을곳 없었기에 평 자체는 매우 좋았음



겸사 겸사 맥락 없이 뜬금포로 나오던 기존 출시 방식에서 벗어나 


전용 이벤트 에피소드도 같이 나오며 캐릭터의 서사도 같이 즐길수 있다는 소식에


옆에 카일 웡 TS 버전으로 추정 되는 캐릭터도 같이 공개되면서


뷰지 달린 주시윤이란 뜻에서 뷰지영이란 애칭과 함께 커뮤도 정말 오랜만에 축제 분위기로 들어갈뻔 했으나...


.


결과적으로 이 이벤트는 민심을 개선하긴 커녕 카사의 이미지를 더욱 나락으로 빠트리는데 크게 일조한 이벤트가 되었음


여기에는 크게 두가지 원인이 있었는데


우선적으로 패치노트 첫 공개시점에선 상시채용 편입 여부가 안 적혀 있었음


이 패치 바로 전주에 시행했던게 구관리국 한정 픽업이고 이 캐릭들은 나중에 복각을 할 예정이긴 하나


당분간은 통상 가챠에 편입이 안 된다고 공표해놓은 상태였기에 신캐의 통상 편입 여부는 굉장히 민감한 사안이었거든


다행히 이 문제는 한시간만에 공지를 수정하면서 더 큰 문제로 번지진 않았음



크로스로드 이벤트의 진짜 문제점은 여기서 처음으로 시도 되었던 채용에 추가 재화가 들어가는 BM임


크로스로드는 역대 채용 이벤트중 최초로 신캐 채용을 돌리기 위해서 이벤트 스테이지 보상으로 주는 특수재화가 필요했는데


이 특수재화 획득 난이도도 문제였지만 기존 픽뚫 캐릭은 다 뺴버리고 쓰알 캐릭은 주시영 하나만 들어가있는 정신나간 가챠였음


이 게임이 처음 나왔을때 어필했던 요소가 타 게임보다 약 2배 높은 3% SSR 확률이었는데


이 이벤트에선 SSR 확률이 단 1% 밖에 안 됐던거임



지금 시점에서 봤을때는 저 200장이란 채용권 수급량도 상당한 부담으로 보이겠지만

당시에는 재화 수급 밸런스가 지금이랑은 많이 달랐던지라 사실 채용권 그 자체는 그렇게 큰 문제가 아니었음



아직 코레류 잔재가 남아 있던 시절인지라 유닛별로 제조시간도 다 정해져 있고 이걸 즉시 완료하게 해주는 재화도 따로 있었는데


그 시절엔 지부 미션을 정보로 리롤 가능했던지라 고효율 채용권 지부 임무만 체리피킹 하는게 가능했고


그래서 6지부 기준으로 하루 채용권 수급량이 최소 18장은 됐음


게임만 꾸준히 하면 주에 130장 넘게 버는건 일도 아니었지


거기에 일일 채용 패키지라고 175쿼츠에 채용권 5장 주는 초 혜자 패키지도 있었기에


쿼츠 월정액 질러서 겜 좀 열심히 하다 보면 농담 안하고 1주일에 200장 가까이 얻는 것도 불가능은 아니었음



진짜로 유저들에게 부담이었던건 채용과 이벤트 상점 물품 구매에 필요했던 특수재화였음


당시 카사는 지금이랑 이터 소모량 계산 방법이 달랐는데, 지금은 전역별로 유닛 종류에 상관 없이 이터 소모량이 정해져있지만


이때는 기초출격비용에 유닛 등급 + 초월 단계 + 카운터/솔져/메카닉 클래스별로 소모량이 결정 되어서


최소한의 유닛 숫자로 미션을 클리어하는 속칭 '거지런'이 굉장히 중요한 메타였음


전투별 경험치나 크레딧 획득량보다 전역 클리어 보상이 압도적으로 높았기 때문에 최소한의 전투 숫자로 전역을 끝내는것도 중요했고



여기서 당시 파밍맵이던 4-2와 거지런의 메타가 충돌하는 문제가 발생하게 되는데


우선 당시 엔드 스펙 기준으로도 꽤 난이도가 있던 지역인지라 다른 거지런처럼 딜러 1,2마리만 운영하거나


아니면 승객을 집어 넣어서 경험치 효율을 극대화 시키는게 상당히 힘들었던데다가


당시 자동 전투 AI가 좀 많이 멍청했던지라 5번만 전투를 해도 전역 클리어가 가능한데 풀보급을 땡기며 무조건 전투 1회분(40)만큼 이터 손해가 발생하는 구조였음



심지어 크로스로드가 시작된건 아직 절전모드가 생기기 이전임


중첩작전은 커녕 함선체스로 반복작전을 돌려야 하는데 한판당 최소 7분씩을 걸리는걸 폰 화면 켜둔체 멀뚱 멀뚱 보고 있어야 됐던거지


이터 낭비가 아까우면 손컨을 돌려야 하는데 뷰지영 + 뷰지웡 + 이벤트 상점 다 털어먹는데 이론상 돌아야 하는 판수가 1400판이었음


물론 두 캐릭다 천장을 친다는 굉장히 확률이 낮은 시나리오 기준이였지만 


정말 재수가 없다면 판당 7씩 걸린다 가정했을때 3주동안 하루도 빠짐 없이 9시간씩 오토를 돌려야 모든걸 얻을수 있는 이벤트라는게 문제였지


물론 실제로 저렇게 돌리는 사람은 없었음 당시 이벤트 상점은 가성비가 매우 안 좋은 물품들이 대다수였으니까


근데 기껏 꼴리는 캐릭터가 출시 되어서 처음으로 겜 시작할려는 뉴비 입장에선


90렙이라는 파밍 스테이지의 난이도가 큰 난관으로 다가오게 됨


메인스토리 밀고 모의작전 돌면서 캐릭터 육성하기에도 가뜩이나 시간이 부족한데


기껏 입문해서 돈 주고 원하는 캐릭 뽑을려고 해도 못 뽑는 상황에 쳐하는거지


올드비 입장에선 이런 똥효율 스테이지 말고 3-1-1마냥 고효율 스테이지 돌면서


최고 효율로 크레딧이랑 경험치 벌고 싶은데 하루에 4,5시간씩 저효율 스테이지를 강제로 돌게 만드니 짜증이 나는거고


결과적으로 크로스로드는 뉴비와 올드비 두 그룹중 그 어느쪽도 만족을 못 시키는 이벤트로 전락해버림


물론 스비도 여론이 안 좋은걸 알았기에 이후에 맵 디자인을 바꾸고 자동전투 알고리즘을 개선해서


파밍맵의 이터 소모 효율을 상당히 올려주긴 했지만 이미 캐릭터 뽑겠다고 이터 태운 사람이 대다수였던 상태여서


이미 추락한 이미지를 회복하기에는 늦은 시점이었음



이 모든 사태가 벌어진 근본적인 원인은 서비스 초창기부터 재화 수급 밸런스가 완전히 무너졌기 때문이었음


초창기 카사의 플랜은 도탑전기처럼 행동력과 성장 재화를 굉장히 빡빡하게 주는 대신에


반대로 캐릭터 가챠 비용과 스킨은 파격적인 수준으로 저렴하게 제공해서


스펙 팔이로 돈을 벌고 반대로 덕질 요소는 사실상 무료로 풀면서 유저들을 달래는 전략을 취했는데


소통하는 게임사 이미지를 얻고 싶었던건지 겜 출시 2주만에 이터 자연 회복량을 3배로 올려버림


여기에 제작사 예상보다 훨씬 더 효율적인 거지런 맵을 유저들이 발견하게 되면서


이터니움은 사실상 무한동력이 되어버림 최고 효율로 거지런을 돌리면 하루종일 돌려도 자연회복 되는 이터도 다 못 뺐음


이게 문제였던건 이터 소모량은 곧 회사 레벨과 연결되어 있고 회사 레벨이 지부 언락 조건이었던지라


초창기 소통 이미지 얻겠다고 사료를 미친듯이 뿌리던 것과 합쳐져서 유저들의 지부가 개발진의 예상보다 훨씬 더 빠른 시점에 열리게 됨



게임사가 유저에게 과금을 유도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재화의 결핍임


아직 시스템에 익숙하지 않은 뉴비에게는 적당히 재화를 퍼주며 게임에 적응을 시키다가


어느 시점에 도달하게 되면 재화의 공급량을 확 줄여서 성장 속도를 극단적으로 낮추게 됨


이게 RPG에서 흔히 말하는 '폐사 구간'인데


폐사 구간에 다다른 유저는 이지선다를 강요 당하게 됨


돈을 써서 이 기간을 단축 시키고 다시 정상적인 성장 싸이클로 돌아오거나


아니면 게임을 접고 떠나야 됨


원래 게임이란 매체의 가장 큰 장점이 즉각적인 피드백이고 이 피드백이 가장 활발한 시점이 


게임을 처음 시작하고 매 시간 빠른 속도로 자기 스펙이 상승하는걸 보게 되는 시기인데


이 시기에 성장을 강제로 억제하면서 유저에게 결핍을 느끼게 하는게 포인트임


여기서 대다수의 유저들은 후자를 택하게 되는데 사실 게임사 입장에선 크게 상관 없음


극히 소수의 유저들이라도 지갑을 열어서 폐사 구간을 돌파하게 되면 이미 과금 행위 자체에 거부감이 없어졌기에


추후 비슷한 정체 구간에 돌입했을때 다시 지갑을 열 가능성이 매우 높거든


설령 과금 없이 이 악물고 시간을 갈아 넣어서 폐사 구간을 돌파하더라도 전혀 상관 없음


그만큼 시간과 노력을 갈아 넣었으니 지금까지 투자한게 아까워서라도 게임에 매몰되거든


결국 망겜과 흥겜을 가르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이 폐사구간에서 얼마나 많은 유저들이 살아 남느냐의 문제고


성장 요소가 있는 게임이라면 필연적으로 과금 유도를 위해 폐사 구간을 세팅하게 됨




이 당시 카사의 가장 심각했던 문제는 이 폐사구간이란게 아예 존재를 안 했다는거임


초반에 몸을 비틀며 거지런 돌릴수 있는 딜러진의 성장만 완료되는 순간


극한의 효율을 발휘해가며 사실상 무한동력 수준으로 유닛들을 공짜로 육성하고


효율적으로 회사 레벨을 올리며 제작사의 예상치보다 훨씬 더 빠른 속도로 지부를 언락하고 재화 수급량을 늘렸음


이 당시 재화 가치 인플레가 얼마나 심각했냐면 4월 16일 치후유 픽업을 시작으로


5주 연속으로 SSR 캐릭 단독 픽업이 나오게 됨


그럼에도 불구하고 6지부에서 복사되는 채용권의 양이 압도적이다 보니


5주 연속 픽업에도 불구하고 유저들은 알빠노?를 시전하며 돈 한푼 안 쓰며 쓰알 캐릭터들을 쓸어 담음


중간에 한두번이라도 비틱질을 했다? 


그러면 5주동안 가챠만 신나게 돌렸고 창고에 늘어난 쓰알 갯수가 2자리가 넘는데도 불구하고


채용권 숫자가 떨어지긴 커녕 오히려 더 늘어나 있는 경우도 비일비재했음



재화의 생산량이 소모량을 압도하는 공급 과잉 상황이 도달하니 사실상 유저들이 결핍을 느낄만한 요소가 없어짐


채용권? 5주 연속 픽업해도 모자람이 없음


이터니움? 하루종일 거지런 돌리면 자연 회복 되는 것도 빼기 힘든 수준임


정 없으면 이터 3000개 아티팩트 나올때까지 다이브 리셋 돌리면 됨


당시에는 셋바도 없던 시절이니 사실상 함선재료를 제외하면 그 어떤 재화도 부족함이 없는 상황이 도래했던거고


스비와 넥슨이 무슨 패키지를 가져오던간에 유저들은 굳이 현질까지 하며 재화를 살 필요성을 못 느끼게 된거지


지금 생산되고 있는 재화를 어떻게든 회수하지 않으면 당장 내일 문 닫게 생겼으니 


그나마 머리 굴려서 나온게 이터 + 채용권을 한꺼번에 회수할수 있는 크로스로드였던건데


이중으로 재화를 뜯어가봤자 유저들 기분만 나빠질 뿐이지 공급이 미쳐 날뛴다는 근본적인 원인은 해결 못한데다가


이벤트 맵에서 요구하는 재화량도 억지로 이터를 낭비하게 만들어서 기분이 나쁘다의 수준이지


유저들이 과금 없이는 감당 못할정도로 요구량이 많은 수준은 아니었기에 실제 재화 회수율 자체도 만족스럽지 못했을거임


실제로도 당시 무과금 유저중에도 1400판 다 돌면서 이벤트 졸업하는 유저들도 꽤 많이 나왔었음


결과적으로 크로스로드는 넥슨과 스비 입장에선 욕은 욕대로 먹고 기껏 의도한 재화 회수도 처참히 실패한 


명분과 실리를 모두 잃은 대참사였음



사업적인 측면에서 크로스로드는 재평가의 여지가 없는 실패작임


명분을 포기하면서까지 구조적 문제 해결을 위해 극단적인 처방을 가지고 왔으나 결국엔 유저층의 반발만 불러 일으켰음


결국 크로스로드에서 쓴맛이란 쓴맛은 다 보게 되는 넥슨과 스비는 근본적인 구조 개선의 필요성을 느끼게 됨


이게 바로 게임내 성장 싸이클과 재화 밸런스를 완전히 뜯어 고친 2.0 패치였음


근데 사업적인 측면을 제외한 다른 부분에서 크로스로드는 이후 카사에 꽤 큰 영향을 남긴 주요 분기점중 하나였음


2.0 이후 카사가 스토리를 전개하는 방식을 규정한 일종의 설계도였지



스토리 측면에서 크로스로드가 가진 가장 큰 의의는 처음으로 장르 결합을 시도했던 이벤트였다는거임


크로스로드 이전에도 스토리 이벤트는 존재했지만 어디까지나 스킨 테마 어필을 위한 서비스 목적이 강했고


유미나와 관남충이란 스토리의 틀을 깨지는 못하였기에 특정 요소에 대한 어필은 가능했으나


작중 등장인물들의 서사의 깊이를 더하거나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는건 불가능했음


그렇기에 자연스레 이전 이벤트들의 스토리 평가도 내려갈수 밖에 없었고


크로스로드는 카사가 단행했던 첫 실험이였는데


어반 판타지에 TS와 (엄밀히 따지자면 정통적인 TS는 아니지만) 차원이동 장르를 접합시켜면서


크게 이질감이 들지 않는 수준에서 세계관에 타 장르를 결합시키며 고유한 영역을 개척하는데 성공한 시나리오였음



여기서 장르 결합의 잠재성을 본 시나리오 팀은 매 이벤트 에피소드마다 먼저 컨셉을 정하고


그 컨셉에 어울리는 팀업을 짠 다음에 적절한 장르 공식을 적용하며 이벤트마다 변주를 주게 됨


ESPR은 코즈믹 호러였고, 마음의 증명은 기업암투, 그레모리의 바는 도시전설


플로라 메이드 서비스는 제이슨 본 스타일의 첩보, 약한자와 강한자는 느와르 클리셰를 적극 차용한 시나리오였음


물론 해궤적처럼 장르 공식 어설프게 적용하다가 개같이 멸망한 케이스가 없던것은 아니나


장르 결합을 통해 각 시나리오의 특색을 정의할수 있게 되었고


결과적으로 현대를 배경으로 한 작품에서 빗자루 타고 다니는 마녀와 이족보행 메카, 중갑을 입은 중세 기사가 한꺼번에 출현해도


이질감이 들지 않는 세계관을 구성하는데 성공함


미로의 끝이 카사의 존재 의의를 규정하고 향후 나올 이벤트의 퀄리티 기준점을 제시한 시나리오라면


크로스로드는 그 미로의 끝이 세상에 나올수 있게 서사 구조의 기초를 완성한 설계도였던거지




원래 TS는 철저하게 만우절 농담거리로만 소비되는 요소였음 (게임 업계 한정으로)


TS 버전의 캐릭터를 내놓더라도 절대 정사(Cannon)에 편입 되지는 못하고


아 그냥 우리가 알던 캐릭터의 이런 면모도 있다는 철저한 팬서비스에 불과했지


근데 크로스로드는 그걸 이면세계라는 컨셉과 융화시켜서 정사에 편입시켜버리고


동시에 세계관 확장까지 시도한 파격적인 시나리오였음


유저들에게 제시된 두 캐릭터가 단순히 if 버전을 구현한 농담거리가 아닌


독자적인 배경 설정과 함께 극의 배경이 되는 현실 세계와는 비슷하면서도 다른 세계관 출신이며


이 설정을 이용해서 앞으로도 무궁무진한 컨셉의 캐릭터들이 나올수 있단걸 암시했음


남들은 농담 따먹기로만 소모하던 밈을 가져다가 정규 편입시키면서 동시에 세계관 확장까지 한건 당시 기준에서도 굉장히 신선한 행보였음






카운터사이드가 초창기에 맨날 페그오랑 비교하면서 쳐맞던 단점이 하나 있었음


합당한 서사가 부여되지 않은체 캐릭터를 찍어내다 보니까 애착 관계를 형성하기 힘들다는거지


크로스로드 이전 이벤트들은 철저하게 스킨 테마 홍보에 중점이 잡혀있기에 씹덕 요소 어필에는 적합했을지 모르나


캐릭 개인에 주어지는 서사는 극도록 얇았고 씹덕겜 치고 빈약한 도감 설명과 함께


외형적인 요소를 제외하면 캐릭터에게 몰입하기 힘들다는 단점을 유발하게 되었음


여기서 크로스로드는 처음으로 캐릭터 출시와 함께 전용 스토리를 내주면서


캐릭터에게 깊이를 부여하고 납득가는 행동 원리를 설명하는데 시간을 투자하며 


유저와 애착관계를 형성하는데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줌


여기서 시작된 기조가 이후에도 계속 유지되어서 


스토리에서 먼저 얼굴을 비추어서 성능과 외모뿐만 아니라 캐릭터성 어필을 통해 구매욕구를 자극시키는


선 스토리 후 실장의 구조를 확립하게 됨


덕분에 최소한 이 게임에서 얘는 뭐하는 캐릭인가요? 배경 설정을 아무것도 모르겠는데 싶은 캐릭은 없어졌지




메인 스토리는 철저하게 관남충과 유미나의 시선에서 스토리를 묘사되었지만


크로스로드는 그 둘을 과감하게 배제하고 철저하게 제 3자의 시선에서 사건을 묘사하는 군상극의 형태를 취하면서


메인 스토리에서 다뤄지지 못한 캐릭터들의 새로운 면모를 조명하는데도 성공했음


그렇기에 이벤트 자체는 분탕 취급을 받았음에도 의외로 생각보다 스토리와 캐릭터는 괜찮다는 평을 받게되었지


카린 웡과 주시영은 이미 존재하던 남성 캐릭터들의 TS 버전이었지만


디자인적 컨셉이 동일할뿐 그 둘이 작중에서 보여준 설득력 있는 캐릭터성은 TS라는 프레임에서 벗어나 고유한 존재감을 쌓는데 일조하였고


그렇기에 이벤트 기간 내내 나왔던 그 수많은 잡음에도 불구하고


유저들의 뇌리에 나름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데 성공했음


결과적으로 쥬시영이랑 카린은 마지막으로 활약한지 2.5년이 다 되가는 현재까지도 준수한 수준의 인기를 끌고 있으니까


철저하게 스토리 관점에서 볼때 이 두명에게 주어졌던 서사와 캐릭터성은 상당한 성공이였다고 봐도 무방하지




결과적으로 크로스로드 이벤트는 긍정적인 의미에서도 부정적인 의미에서도 이후 스비의 행적을 결정지은 매우 큰 분기점이 됨


우선 스비와 넥슨은 뭔 수를 쓰던간에 이미 무너진 재화 밸런스를 복구 시키는 방법은 없다는걸 확인하게 되고


근본적인 해결책(2.0)이 준비 되기 전까지 쓰알 러쉬와 스토리 분할 발매로 최대한 시간을 끄는걸로 전략을 변경하게 됨


동시에 시나리오 팀이 처음으로 시도해본 장르 결합의 잠재성을 확인하게 되면서


선 스토리 후 캐릭터 출시 및 장르 다양성을 이용한 컨셉 다변화라는 개발 철학의 기틀이 세워지게 됐음


카린 웡과 주시영 이 두명의 팀업 이름은 델타세븐: 패스파인더 즉 길을 찾는 자들인데


아이러니하게도 이 둘이 향후 카사가 나아갈 방향을 가리키게 된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