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신중하고 싶은 남자, 덮쳐지고 싶은 여자

 여자친구는 조금 이상하다.

아니이런 여자를 좋아하게  내가 이상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입만 열면 퉁명스러운 비아냥과 매도로 나를 박박 긁어대는데,

 목소리조차 예쁘게 들릴 정도면 내가 이상한게 맞는 거겠지.


분명  녀석이  다물고 얌전히 아가씨행세만 하고 있다면 어디 내놔도 꿀리지 않을 정도의 미녀인 것은 부정할  없는 사실이다..


..만은나는 짧다면 짧고길다면  인생을 살아오며  스스로 

인간은 외모보다 내면이 중요하단 것을  알고 있다고 자신했다.

하지만  믿음을 송두리째 깨뜨려버리는 것이 바로  여자였다


엘리자베스 팬드래건.

외모빼고는 봐줄 만한 구석이 요만큼도 없는 여자.

귀염성도붙임성도 없으며 말투는 틱틱 시비조이기 일쑤에나름 귀족 아가씨라는 사람이 야한 망상이나 일삼고 다른 사람에 대한 배려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는 여자


..하지만 예쁘다.

난데 없이 내가 좋다는  여자의 말에그간  참아왔던 설움과

원망고통을 거짓말처럼 망각하고 얼간이처럼 고갤 끄덕인 이유도

아마 그녀가 거부하기 힘들 정도로 예뻐서였을 것이다


하아아아...”


그리고 그게 지금의 나를 괴롭게 하고 있었다.

결국 나도 외모의 노예에 불과했던 걸까


왠지  수는 없지만 최근들어 더욱 매서워진 그녀의 시비때문에 지금껏 느껴본  없는 스트레스까지 받고 있는 형국이었다


..하지만 예쁘다.

내가 하는 바보짓에  하고 비웃는 듯한 미소가 좋다.

티타임에  우러난 차를 마시고 만족스러운 얼굴이 좋다.

날렵하고  뻗은 몸매도 좋다

본인은 못마땅해 하는 살짝 처진 듯한 가슴도 좋다

사귀기로  이후에도 ’물벼룩‘ 이라고 호칭하는 얇은 입술도 좋다


중증은 중증이야.

머리를 긁적이며 청소도구를 챙겼다

잡념을 치우는  단순노동만한 것이 없고단순노동중에서는 

청소만큼 보람찬 것이 없다는 것이  지론이었다


청소를 위해  3응접실의 문을 벌컥 열었다

평소에는 누구도 찾지 않는 외딴 방이었을텐데오늘은 누가 있다.


.”

뭔가요물벼룩.”


왠지 얼굴에 살짝 붉은 기가 도는 엘리자베스가 나를 노려봤다


예쁘긴 정말.


청소  하러 왔다너야 말로 여기서  ?”

 놈의 청소청소청소할 시간에 훈련이나  하시죠물벼룩은 기관의 요원이 아니라 메이드인가요메이드 복이라도 드려요?”

뭐라고?”


 이런 식이다.

사귀기로   맞는지 여자는 틱틱대고 나는 화내고

결국 진도는 커녕 좋은 분위기조차 만들어 보지 못한  몇일이나 흘렀다


엘리자베스는 티나게 내게서 고개를  돌리고 다리를 꼬았다.

대놓고 무시하기냐.

그렇다면 이쪽이 굳이 의식할 필요도 없지


빗자루로 바닥을 쓸기 시작한다

마치 방에 있는 그녀가 존재하지도 않는다는 듯이대수롭지 않게.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그녀가 앉은 테이블만 제외하고 청소를 마쳤다

의식하지 않으려 해도 구석구석을 청소해야 직성이 풀리는 

내게 애초부터 불리한 싸움이었다


어이홍차폭탄 치워봐.”


역시 엘리자베스는 들은 체도  했고나는 화딱지가 났다


   들려 치워 보라고.”


짜증을 섞어 빗자루로 툭툭건드리고 나서야 엘리자베스는 무거운

발을 과장되게 들어 올려주었다

그리고  찰나의 순간나는 그녀의 검은색 팬티를 보고 말았다


젠장살짝만 들어줘도 되는데 굳이 오바해서는...

나는 동요하는 티를 내지 않으려 대충 쓸고 나서 황급히 멀어졌다

하지만 내가 팬티를 봤단   여자는 이미 알고 있는 모양이었다


“..봤군요.”

,보긴  !”

숙녀의 팬티를.”

그렇게 자기 팬티를 쉽게 보여주는 여자가 어떻게 숙녀..“

변태자식.“


보여준  변태 아니냐

..라고 말할  없었다

남자의 본능이랄까굳이 팬티 쪽으로 시선이 향한 것은 부정할  

없었으니까사실 바닥만 보고 있었으면 마주칠  없기도 했고


,시끄러네가 애초에   주의했으면 됐잖아나는  보고 싶어서   알아청소 끝났으니까 간다!“


.

 소리나게 문을 닫고 뛰쳐나왔지만  께름칙했다.

변태 자식이라고 매도하던  여자의 얼굴에 어렴풋이 미소가

떠올라 있었기 때문일까여전히  앞에 어른거리는  야시시한 느낌의검은색 팬티를 수놓은 붉은 리본 때문일까


젠장젠장젠장.

이래봬도 신사라고지지부진한 관계때문에 여자친구인지 아닌지 이제는 헷갈리기 시작했지만암튼 여자의 맘을 다치게 하면서까지  욕망을 좇고 싶진 않다고


어느새부터 아랫도리가 불끈 솟아올라 있었다

고작 팬티 하나 슬쩍 훔쳐본 것만으로.


진짜... 예쁘긴 너무 예뻤다.

 미치게 만들 정도로.











 남자친구는 이상해요.

사람은 서로 반대가 끌린다고 했는데 제가 이상할리는 없으니

그가 이상한게 맞는 거겠죠.


일단  남자는 센척은 센척대로  하면서 전혀 숫기가 없어요

 제가 먼저 고백까지 했는데몇일째 손을 잡아온다거나약속을 잡는다거나 하는 노력조차 하지 않는 것을 보니 화가 나서 자꾸만 시비를 걸게돼요.

도대체 얼마나 떠먹여 줘야 눈치를 채는 건지!


그래도 그가 보이는 반응은 조금아니 꽤나 귀여운 편이에요

가끔아주 가끔 버넷 경의 모습이 겹쳐질 때마다 놀라기도 하지만,

버넷 경의 손자로서의 그보다 로이 라는  자신의 모습도 제법  맘에 들어요

그렇지 않았다면 고백하지도 않았겠죠


그러니 숙녀의 마음을 훔쳐갔으면 그에 걸맞는 품위를  보여주면 좋을텐데

저렇게 숙맥인 줄은 몰랐네요

물론 여자와의 문란한 관계를 갖는 것보다는 백번 낫지만 때론

거칠게 덮쳐지고 싶기도 하고일단은 입술을 뺏는 것보다 뺏기는 것이 취향이기도 하고


..그에 대한 생각을 자꾸 했더니 조금 달아오르네요.

아무도 오지 않는 방에서 조금 풀어야겠어요.


 3응접실아무도 쓰지 않고 오지 않는 외딴 방이었을텐데

테이블에 앉자마자 얼빠진 얼굴을  물벼룩이 빗자루를   

들어왔네요

 청소야.


 남자청소를 하도 하다 보니 남성성이 거세된  아닐까요?

신랄하게  쏘아붙이는 걸로  불만이 전부 해소될  없지만

 하는 것보단 훨씬 개운하네요

벌레 씹은  같은  표정도 보는 맛이 있어요

버릇  것만 같아


이러니 저러니 해도사람 마음은 어쩔  없는  같네요.

그의 얼굴을 바라보고 있으면 저절로 얼굴이 풀리는  같아서 

그걸 들키기 싫어서 고개를 돌렸어요


모처럼 좁은 방에 둘만 있는데자연스럽게 말도 걸어주고진도도 빼주면 좋을텐데

메이드처럼 묵묵히 청소나 하는   맘에 안들긴 하네요


어이홍차폭탄 치워봐.”


무시했더니 빗자루로 툭툭 치면서 발을 치우라고 해요.

아무래도 제가 조금  적극적으로 나서야 겠어요.

그에게  관계를 전부 맡기면 제가 할머니가  때까지  상태가 그대로 유지  것만 같으니까


마침 오늘 팬티도 제법 귀여운 걸로 입었고 정도 포상은 줘도 되지 않을까 팬티를 보고 메말라있던 남성성이 다시 되살아나 주면 좋겠어요


티나지 않게은근슬쩍 과감하게.


눈이 커지고 얼굴이 조금 빨개진  보니 봤네요


"..봤군요.”

,보긴  !”

숙녀의 팬티를.”

그렇게 자기 팬티를 쉽게 보여주는 여자가 어떻게 숙녀..“


 한번  예쁘게 하네요화나게.


변태자식.”

,시끄러네가 애초에   주의했으면 됐잖아나는  보고 싶어서   알아청소 끝났으니까 간다!“


.

문이 닫혔네요

 저런   있나요?


누군 팬티 보여주는   부끄러운  아나.

이렇게 밥상을 차려줘도  먹으면 도대체 어쩌겠다는 건지...


..아무래도 다음 단계까지 너무 오래걸릴  같네요.










다음편 https://arca.live/b/counterside/690685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