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내 동정을 가져갔다.


누구와도 관계를 맺은적이 없고 누구를 밤에 불른적도 없다. 아침에 일어났을 때 흐트러진 이불과 갖가지 체액으로 축축해진 이불, 벗겨져 바닥에 내팽겨진 바지를 보니 난 확신할 수 있었다.


나는 따먹혔다.


콘돈 몇 박스 분량으로


난 그 범인을 찾아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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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날 찾은거야?"


리앤이 곤란하다는듯한 얼굴을 하며 내게 물었다. 오르카호에서 탐정일을 해본 바이오로이드는 그녀가 유일하기에 그녀를 불러 범인을 찾기로 했다. 개인적으로 그녀를 신뢰하기도 했으니까


"응, 리앤은 믿을 수 있으니까."


"그렇게 칭찬해도 나오는거 없네요."


기분이 좋은지 리앤이 헤벌쭉 웃으며 고개를 돌렸다. 그렇게 부끄러워  할일인가 싶으면서도 그녀가 기분이 좋아보이므로 입 다물고 있기로 했다.


리앤은 표정을 풀고 침대로 성큼성큼 걸어갔다. 정액과 땀으로 더럽혀진 침대를 유심히 지켜보던 리앤은 정액이 들어있는 콘돔을 집어들더니 지퍼백 안에 넣었다.


앗... 아앗


"꼭 챙겨야해?"


내 정액이 들어있는 콘돔을 그녀가 가지고 간다고 생각하니 약간 부끄러워서 그녀에게 물었다. 내 물음에 리앤은 진지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응, 증거로 사용해야 하니까"


리앤이 그렇다면 그런거겠지?


단호한 그녀의 말에 그저 고개를 끄덕이고 그녀의 행동을 유심히 지켜봤다. 사진을 찍거나 증거물로 사용하려는듯 이것저것 챙기는 모습 그리고...


"스읍... 스읍..."


어느순간 정신을 잃고 내 팬티에 코를 처박고 냄새를 맡는 그녀의 모습이 보였다. 얼마나 그 행위에 집중하는지 내가 빤히 보고있는 사실 따위는 잊은지 오래로 보였다.


살짝 풀린 눈과 가랑이 사이가 젖어드는 그녀의 모습에 나는 겁에 질려 방 밖으로 도망칠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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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내를 걸으며 생각했다.


사령관실에 몰래 들어오면서 의심을 사지 않을 존재 분명 급이 높은 바이오로이드일 것이다.


혹시 지휘관급인가?


"아니, 그럴리 없지"


그래도 혹시...?


작은 가능성도 놓칠 수 없기에 온갖 가정을 떠올렸다.


그녀들이 욕구불만을 가질 정도의 사건이 최근에 있었나 싶어서


먼저 칸이었다.


신속이라는 이명을 붙을 정도로 날쎄고 카리스마 있는 그녀의 모습은 과연 '지휘관이란 저런 것이다!' 하는 생각이 들게했다. 언제나 도도하고 대인배스러운 모습을 유지하는 그녀가 욕구불만이 드는 사건이 있었나?


나는 기억을 뒤져가며 최근 그녀와 함께 있었던 기억들을 떠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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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후의 인류라는 이유로 건강한 육신을 유지하기 위해 칸과 함께 열심히 운동을 끝마쳤다. 육체는 갈아타면 되지만 이런 운동이라도 하지 않으며 지루함에 미쳐버릴 것같아서 칸과 함께 운동을 시작했다.


"수고했다. 사령관"


몸에 딱 달라붙는 운동복을 입은 칸이 내게 물병을 건네주었다. 땀에 흠뻑젖어 몸매가 드러나 모습에 괜히 부끄러워져서 눈동자를 이리저리 돌리며 칸이 건네주는 물병을 받아 그대로 들이켰다.


차가운 물이 달아올랐던 몸을 식히자 정신이 바짝 정신이 바짝 들었다. 단숨에 물병을 비워낸 나는 칸에게 물병을 건네주었다.


"고마워, 칸"


"별거 아니다."


고혹스러운 목소리와 몸짓, 무엇보다 남성을 매료하는 그녀의 체취, 일부로 끈적하면서 부드러운 몸을 밀착하며 나를 유혹하는 듯한 그녀의 행동에 하반신에 피가 쏠리기 시작했다.


'아빠! 나 불렀어?'


'꺼져!'


억지로 몸을 일으키려는 주니어를 진정시키는 도중 칸의 손길이 내 가랑이를 흝었다.


"ㅋ... 칸!"


"사령관"


갑작스러운 그녀의 행동에 당황하여 말이 헛 나왔지만 그녀의 그 다음 행동에 나는 정신이 아찔해지는 것을 느꼈다.


"참지 않아도 된다."


가랑이를 만지작대는 것을 멈춘 그녀가 내 위에 올라타 날 끌어안았다. 허리를 요염하게 흔들며 그녀의 가랑이가 내 가랑이에 닿는 것에 미칠것만 같았다.


당장이라도 폭발할 것만 같은 주니어를 억지로 억눌렀다.


"오늘 만큼은 날 호드의 대장이 아닌 한명의 여자로서 봐다오..."


그녀의 두 팔이 내 목을 감쌌다. 거칠게 숨을 내뱉으며 내 귓가에 얼굴이 들이민 그녀의 입에서 다시 매혹적인 목소리가 들렸왔다.


"오늘 하루는 사령관도 일 따위는 잊고..."


'일...?'


일이라고...?


[주인님! 일은 제게 맡기시고 갔다오세요!]


내 취미 생활을 위해 자신의 여가시간을 희생하며 내 일을 대신 맡아준 콘스탄챠 그녀가 내 눈앞에 아른거렸다.


날 믿고있는 그녀를 위해서라도 이런 유혹에 넘어가서는 안된다.


내게 붙어있는 칸을 떨어트리며 벌떡 자리에서 일어났다.


"사령관...?"


버림받은 강아지처럼 눈을 동그랗게 뜨고있는 그녀


"미안, 콘스탄챠가 기다리고 있어"


"그게 무슨 소리지?"


얼굴을 찡그리며 그녀가 물었다.


"날 위해서 콘스탄챠가 내 일을 대신 맡고 있어, 그녀를 위해서라도 난 빨리 가야해"


"잠...! 사령....!"


그리고 그대로 훈련장을 나가버렸다.


뒤에서 샌드백이 터지는 듯한 소리가 들려왔다. 아마 칸도 콘스탄챠에게 일을 맡겨놓은 나때문에 화가 난게 아닐까?


그녀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사령관이 되리라 다시금 다짐했다.


참고로 그날 하루 칸은 4개의 샌드백을 박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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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칸은 아니야"


그 후로도 그녀는 성욕의 ㅅ자도 볼 수없는 인자하면서 해탈한 표정으로 날 대해줬다. 절대 성욕에 휩쓸릴 인물이 아니다.


대체 누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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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피아의 용사, 자고일어나니 고추 사람짐이 참 재밌더군요.

거기서 많이 따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