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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인간의 등장

두번째 인간의 등장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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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인간의 적응 -1- 

두번째 인간의 적응 -2- (ㅈ간 주의) 

두번째 인간의 적응 -3- 

두번째 인간의 적응 -4- 

두번째 인간의 적응 -5- 











스틸라인.


멸망 전 가장 세력이 거대했던 조직이며 현시점의 오르카에서도 큰 지분을 차지하고 있는 부대이다.


기본적으로는 보병중심의 형태를 하고 있지만 공중지원병력 역시 갖추고 있으며 유사시에는 


공병 및 포병의 역할까지 수행 할 수 있는 부대이다.


하지만 현재 오르카호의 스틸라인에는 큰 문제점이 있다.



 

마리는 분노했다.


자신의 부대가 오르카에서 가장 큰 문제를 가지고 있다는 것에 수긍 할 수 없는 듯 했다. 


‘우리 스틸라인이 어디가 문제라는 말인가! 전투실적도 양호하고 훈련 역시 강도 높게 시행하고 있는데!!!’



 

그래! 바로 그게 문제다.


그게 문제의 원인이다.

 



그러자 마리는 의아해 했다.


‘강도 높은 훈련이 무슨 문제가 있나! 유사시를 대비하기 위한 것인데!’

 



물론 훈련은 좋다 훈련의 횟수나 강도는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


내가 말하고 싶은 문제점은 바로 병들의 휴식이다.



 

마리는 내말에 반박했다.


‘훈련이후에 병들에게 충분한 휴식을 주고 있는데 뭐가 문제인가!’



 

아니 그건 당신 생각이구요


병들이 충분히 휴식을 취했는지 아닌지 어떻게 알아?


당연히 지휘관이 물어보면 '예! 잘 쉬었습니다!' 하겠지


지휘관 면전에 대고 ‘아직 덜 쉬었습니다!’라고 하는 간 큰 병사가 어디 있나?


폐급 브라우니도 그렇게는 안한다. 


아닌가?

 




‘그렇지만 나 역시 똑같은 훈련을 받는다! 휴식역시 똑같이 취하고 있고.’


마리는 여전히 이해를 하지 못한 듯 했다.



 

아니~ 아까부터 말하지만 그건 당신 생각이라니까?


병이랑 지휘관이 어떻게 같습니까.


간단하게 예를 들어보자.



 

흠흠 여기에 마리가 있다. 


오르카 소속, 스틸라인의 지휘관이다.


마리는 오늘 2박3일간의 지옥훈련을 마치고 지금 막 오르카에 복귀했다.


훈련은 힘들었지만 부대원들과 함께했기에 보람찼다.


마리는 훈련을 하느라 힘들었을 부대원들에게 휴식을 지시했다.


그 후 자신의 방으로 돌아가,


더러워진 옷과 어질러진 짐을 정리하고 세면장에서 따뜻한 물로 샤워를 즐겼다.


한결 개운해진 몸으로 밖으로 나와 포근하고 편안한 옷으로 갈아입은 뒤,


폭신한 의자에 앉아 이번 훈련성과에 대한 보고서를 작성했다.


다 작성한 보고서를 사령관에게 보낸 후,


커피를 내리며 곁들일 쿠키를 준비했다.


마리는 커피의 향을 즐기며 자신만의 작은 다과회를 즐겼다.


그렇게 휴식을 하던 찰나 문득 부대원들은 잘 쉬고 있는지 궁금해졌다.


마리는 부관을 불러 생활관 시찰을 하겠다고 말하고 자신의 정복을 꺼내 입었다.


생활관은 깔끔했다. 


벽과 바닥에 광이 나는 것을 보니 평소에도 관리를 철저히 하고 있는 것 같아 대단히 만족스러웠다. 


부대원들 역시 각자의 자리에서 잘 휴식 하고 있는 것 같았다.


시찰 때문에 휴식을 방해한 것 같아서 편하게 쉬라고 했지만 거듭 괜찮다고 말했다.


혹여나 불편한 점은 없느냐 물었지만 부대원들은 전혀 그런 점이 없다고 했다.


이번 시찰도 만족스러웠다.


마리는 부대원들의 휴식을 위해 약식점호 이후 빠르게 취침할 것을 지시하고 자신의 방으로 돌아왔다.


간단한 세면을 마친 뒤 다시 포근하고 편안한 옷으로 갈아입었다. 


그리고 자신의 침대에 누워 부드러운 이불을 덮고 푹신한 베개의 감촉을 느끼며 잠에 들었다.



 

이 정도라면 누구나 충분한 휴식이었다고 말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과연! 병들도 마리가 지시한대로 충분한 휴식을 했을까?


자! 이제 병의 시점에서 예를 들어보자.



 

여기에 브라우니가 있다.


오르카호 스틸라인 소속, 계급은 일병이다.


브라우니는 이번에 2박3일 훈련을 다녀왔다.


상륙이후 스틸라인이 처음으로 개시한 지옥훈련이다.


이 훈련에는 마리 지휘관도 참여해서, 하나부터 열까지 FM으로 진행되었다.


브라우니는 개같이 비좁은 막사에서 오들오들 떨면서 자고, 


일어나서는 총들고 돌바닥에 구르고 삽질하고 밤새 불침번서고.


2박3일 동안 정말 개고생을 했다.



 

훈련이 끝난 뒤 생활관에 복귀한 브라우니.


함께 훈련을 마친 마리 대장 역시 이번 훈련이 힘들었음을 아는지 부대원들에게 충분한 휴식을 약속했고,


브라우니 또한 마리 대장의 명령을 이어받아 충분히 쉴 준비가 되어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그럴 수 없었다.


생활관에 돌아와서 짐을 내리자마자 당직사관이 병사들에게 대청소를 지시했다.


흙발로 공용복도와 생활관이 지저분해졌다는 이유였다.


짐 정리를 하는 김에 관물함 정리도 하고 일광건조도 하라고 하신다. 



 

군화 끈도 아직 못 푼 우리의 브라우니.


어쩔 수 없다. 


까라면 까야한다.


지친 몸을 이끌고 청소용구를 챙겨 주변을 청소하는 브라우니와 대원들.


저기 있는 브라우니의 맞선임 레프리콘은 청소도구도 없이 칫솔로 복도를 닦고 있다.


부대 내의 청소용구가 분실되거나 파손되어 멀쩡한 것이 거의 없다.


보급 준다고 한지 2주일이 지났지만 소식이 없다.


투덜대며 청소를 하고 있던 바로 그때



 

‘알림 작업원 차출지시 각 생활관 1명 당직실 보고. 작업지시자 당직사관 이상.’


청소도 안 끝났는데 작업원 차출 지시가 내려졌다.


작업은 빠지는 날이 없다. 오늘도 예외는 아니다.


브라우니는 하던 청소를 멈추고 당직실로 갔다.

 

오늘의 작업내용은 오르카호 함수갑판 따개비제거다.


따개비제거작업을 왜 스틸라인이 하는지는 잘 모르지만,


까라면 까야한다


적어도 이것만 끝나면 쉴 수 있을 것이다.


브라우니는 제대로 씻지도 못했지만 희망을 가지고 찬바람과 바닷물을 맞으며 따개비를 깠다.



 

작업을 마치고 오니, 청소도 얼추 마무리 된 것 같았다.


훈련 때문에 지친 몸이 작업 때문에 더욱 무거워졌지만,


이젠 아무래도 상관없다. 드디어 쉴 수 있다.


라는 생각과 함께 복귀한지 약 3시간 만에 군화를 벗은 브라우니.


이제 좀 쉬어보려던 찰나 큰일이 생겼다.


마리 대장이 부대시찰을 온다고 한다.


아까 청소했던 것들 다시 한 번 빠르게 훑고 깨끗한 복장으로 갈아입은 뒤, 


각자의 자리에 대기했다.


당장이라도 씻고 자리에 눕고 싶은데 그럴 수 없는 것이 너무 슬프다.


시찰을 온 마리 대장이 불편한 점은 없느냐고 물었다.


원래라면 바로 나서서 하나부터 열까지 다 말했겠지만 


지금은 너무 피곤하다. 


말할 기력도 없다.


빨리 쉬고 싶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마리 대장은 대원들의 휴식을 위해 


'약식점호 이후 빠르게 취침할 것' 이라는지시를 내리고는 가버렸다.


불쌍한 우리의 브라우니. 복귀한지 약 5시간 만에 드디어 자리에 누웠다.


원래라면 점호 이후 연등시간에 슬쩍 씻으러 갈 생각이었지만, 


취침지시 때문에 그러지도 못하고 바로 자야한다.


몹시 찝찝했지만 훈련과 작업 때문에 피곤했던 몸은 이미 침상과 하나가 되어버렸다.


브라우니는 까칠한 이불과 딱딱한 베개의 감촉을 느끼며 기절하듯 잠에 들었다.


그리고 몇 시간 뒤 새벽. 


브라우니는 당직교대를 위해 무거운 몸을 이끌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눈꺼풀은 감기고 몸도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지만 어쩔 수 없다.


그래도 당직만 끝나면 두 시간 정도는 더 잘 수 있다.


누구도 방해 할 수 없는 소중한 휴식시간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또 몇시간 뒤, 


당직이 끝나고 두 시간이라는 짧은 수면을 끝낸 우리의 브라우니.


그렇게 브라우니는 해소 되지못한 피로를 몸에 달고 다음날의 일정을 소화했다.




그렇게 나의 예시가 끝나자 회의장에는 다시금 침묵이 내려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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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 빼고 쓰다가 또 분량조절 못했네

다음화는 두시간만 더 기다려줘

그리고 댓글은 문학쟁이의 소중한 거름이 되니

'많이 달아 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