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편

[글] 세이렌의 고민 -1

[글] 세이렌의 고민 -2

[글] 세이렌의 고민 -3

[글] 세이렌의 고민 -4 

[글] 세이렌의 고민 -5

[글] 세이렌의 고민 -6



세이렌은 뭔가에 비유한다면 갓 만들어진 새하얀 종이로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누가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서 종이공예가 될수도, 그림이 될수도, 한 편의 글이 담길 수도 있는 종이처럼

세이렌도 누군가와 지내느냐에 따라서 정말 다양한 매력을 보여주는 순수한 아이였다.

그랬기에. 다른 누구도 아닌 세이렌이었기에.


"사령관님, 제바알...."


사령관의 손길이 닿은 세이렌은, 스스로의 행동조차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채 음란한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일 수 있었다.

순결을 상징하는 것 같았던 순백색의 속옷은 야한 액체로 물들어 투명하게 세이렌의 비부를 드러내고 있었고,

귀여움을 담고 있던 원피스는 그녀의 땀을 빨아들여 몸에 달라붙어 희미하게 살색을 비쳐주었다.

순수하고 귀여웠던 소녀의 모습은 이제 순수하게 음탕한 모습이 되어, 사랑하는 사내를 유혹했다.


"아아, 사령관님, 하으윽!"


사령관의 품에 안기자마자 절정해버린 세이렌은 깨달았다.

이제 이 몸은 더 이상 자신의 생각대로 움직이지 못한다고.

그녀를 품에 안고 있는, 그녀가 누구보다 사랑하는 사람.

그의 손에 넘어가, 그의 명령만을 따르게 되었다고.


"세이렌, 넣을게."


무엇을 어디에 넣는다는걸까.

그녀는 전혀 알 수 없었기에 사령관에게 키스했다.

이제는 자연스럽게 혀를 얽는 세이렌은 눈을 감았다.

그리고.


"후으으읍!!"


몸을 꿰뚫는 격통이 느껴졌지만 세이렌은 참아냈다.

또 다시 사령관님의 혀를 씹을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대신 더 격렬하게 혀를 얽으면서 그를 꼭 껴안았다.

그리고 고통과 쾌락, 아까와는 다른 무언가가 흐르는 느낌 속에서,

세이렌은 무언가가 변했음을, 이전으로는 돌아갈 수 없다는 걸 알고 행복의 눈물을 흘렸다.


"푸하아...."

"세이렌, 괜찮아?"


눈에 약한 핏발이 서고 있을 정도로 흥분한 사령관이 그녀를 살짝 떼어내며 물었다.

사령관님. 저렇게 힘드신데도 누군가를 걱정해주는 사령관님.


"저는, 저는 괜찮아요. 하응... 그러니까 사령관님도 마음대로 해주세요."

"힘들거야."

"괜찮아요."


세이렌은 두근거리는 심장을 느끼며 사령관을 꼭 껴안고 귓가에 속삭였다.


"저는 이제 사령관님꺼에요. 마음대로 해주세요... 히익!"


사령관이 세이렌을 들고 일어서자, 더 깊숙한 곳을 찔린 세이렌의 입에서 커다란 신음소리가 나왔다.

사령관은 그런 그녀를 전혀 신경쓰지 않은채 책상 위에 그녀를 눕히더니

아까의 배려가 완전히 사라진 모습으로 허리를 튕기기 시작했다.


"헤윽, 하앙! 사령관님, 아아!!"


세이렌에게 둑에 막혀있던 쾌락이 범람한다.

그녀는 사령관의 손길, 허리놀림, 숨결 하나하나에 흥분하는 자신을 느꼈다.

생전 처음 겪는 쾌감에 온몸이 타오르고 뇌가 녹아내릴 것 같았고,

자상한 모습과는 다른 강인한 모습에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는 것 말고는 할 수 없었다.


"히극, 흐윽, 아응!"

"아, 맞다. 회의 미뤄야하네?"

"하으윽! 사령...관니임?"


갑자기 느려지는 사령관의 움직임에 세이렌의 정신이 조금씩 돌아왔다.

그리고 그녀의 눈에는 패널을 집어든 사령관의 모습이 보였다.


"사, 사령관님, 지금 연락하시면 하아아앙!"

"회의 뒤로 미뤄야한다고 연락해야하거든. 참을 수 있지?"

"그, 그런 히익!"


사령관은 콘스탄챠에게 통신 요청을 보내고 남은 한손으로 세이렌의 젖꼭지를 애무했다.

그것만으로도 힘든데 허리를 다시 튕기자 세이렌은 숨이 막히는 기분을 느꼈다.

세이렌은 제발, 사령관님이 치는 장난이길 빌었다.


[네, 주인님.]

"흐읍!"


하지만 콘스탄챠의 소리가 그것이 현실임을 알려주고, 세이렌은 황급히 입을 막았다.


"아, 콘스탄챠?"

[네, 주인님.]

"힉, 흐븝, 흡."


질척거리는 물소리 사이로 조그맣게 울리는 세이렌의 신음소리.

세이렌은 최대한 소리를 억누르기 위해 손에 힘을 꽉 주었다.

하지만 사령관은 절대 그냥 넘어갈 생각이 없었다.


"별건 아니고, 지금 좀 바빠질 거 같아서 말이야."

[네에...]


평소보다 느긋하게 말을 늘려가며 통신 시간을 늘렸다.

세이렌의 애원하는 시선을 무시하며 세이렌의 약한 부분을 찌르고,

민감해진 몸을 손으로 마구 희롱하며, 조금씩 흥분하고 있는 세이렌을 즐겼다.


"아무래도 회의 시간을 조금 미뤄야 할 거 같아."

[아, 그럼 얼마나 미뤄야할까요?]

"글쎄에..."

"으읍!"

[응? 주인님, 방금 무슨 소리가...]

"아, 응. 그렇지."


세이렌은 저도 모르게 새어버린 신음소리에 눈을 크게 떴다.

하지만 한 번 터져버린 쾌락은 멈출 기미가 보이지 않았고,

사령관도 흥분해버린 세이렌을 보며 더는 참기 힘들었다.


"한 세 시간만 있다가 할게."

[아, 네. 알겠습니다. 그런데 이번엔 누구랑 계신가요?]

"히극, 으극, 헤윽."

"그건 비밀이야. 그럼 통신 끊을게."

[네, 즐거운 시간 보내세요.]


뚝.


"하으아아아아아! 아아, 아응! 사령관님! 뭔가, 뭔가 이상해요!"

"응, 나도 곧 갈거 같아 세이렌. 세이렌!"

"아아, 아으아아아아아아앙!"


통신이 끊어지자마자 폭발해버린 세이렌과 사령관의 몸이 섞이고,

세이렌이 절정에 이르는 동시에 사령관 역시 절정에 다다랐다.

뭔가가 자신의 속에 차오르는 것을 느끼며, 세이렌의 몸은 움찔움찔 떨었다.


"아아, 아으, 하으, 사, 사령관니힘... 츄릅..."


힘이 풀려버린 세이렌에게 사령관이 입을 맞추고, 세이렌은 얌전히 그것을 받아들였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충족감과 탈력감, 그리고 행복함이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