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라이자 효과 *

컴퓨터나 인공지능이 보여주는 인간다운 행위에 무의식적으로 인격을 부여하는 현상


영화나 게임 속의 수준은 아니지만 21세기 현대전에서도 드론을 포함한 로봇은 충분히 활용되고 있고 군용로봇들을 조종하는 군인들은 자신이 조종하는 기기에 상당한 애착을 가지고 있다고 함. 기계인데도 반려동물처럼 애칭을 붙여주고 혹시라도 고장나거나 부서지면 새 기계를 받지않고 어떻게든 고치고 수리하려하고 만약 교전이나 작전 중 로봇이 파괴되기라도 하면 사람인 전우가 전사한 것처럼 ptsd를 겪는다고도 함. 인공지능이 없는 단순히 본인들이 조종하는 기계임에도 생사가 오고 가는 전장에서 전우처럼 항상 붙어다니기 때문에 유대감이 생겨 마치 사람처럼 대하는 것임


바이오로이드는 분명 인공지능 기계도 아니고 인간이 지금까지 창조한 것들 중 그 무엇보다 인간과 가장 유사함에도 불구하고 인간 사회에서 정말 고대국가들의 노예는 커녕 현시대 반려동물들보다도 못한 대우를 받음 아마 그들과 비슷한 대우를 받는 건 약정 끝나고 고장나면 갈아치우는 스마트폰이나 될련지 모르겠음 


하지만 동전의 양면처럼 바이오로이드를 노예 혹은 도구 이하 취급하는 인간이 있다면 그들에게도 충분히 인간적인 대우를 해주는 이들도 있었을 것임. 그리고 그들 중 아마 대표적인 사례는 멸망전쟁 중 인간과 바이오로이드들의 연합전선 속 인간 군인들일 것임. 지금까지 인류가 전쟁을 해왔던 명분들인 국토와 자원, 기업과 기술, 종교와 신념 그리고 국가와 서로와의 이해 같은 건 다 필요 없어지게 되고 공공의 적의 등장으로 오로지 '생존' 하나만을 위해 자의적이든 타의적이든 바이오로이드와 인간이 섞인 공동전선이 만들어지고 인류가 지금껏 본 적 없던 외계세력에게 처절하게 저항하면서 지금껏 없었던 바이오로이드와 인간과의 전우애도 생길 것임. 바이오로이드는 자신들이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인간군인들의 끈기, 생존을 위한 처절함 용맹성을 보고 본인들도 모르게 감명받게 되고 군인들도 생사가 오가는 전장에서 같이 싸우는 바이오로이드들을 성적인 눈으로 보지 않고 같이 싸우는 전우라는 눈으로 보게 될 것임 아마 다음과 같은 사례가 있지 않았을까 함




발할라

어떤 방어전선에 발할라 개체 지원병들이 옴 님프와 베라 발키리 소수 개체가 전투 지원으로 왔고 안드바리 개체 1명이 보급관 자리로 오게 됨 전선에는 인간들 밖에 없었는데 지원이 왔는데도 굉장히 시큰둥한 반응이었음 그도 그럴게 지원 온 인원이 요청한 수의 3분의 1정도만 온거지 병력이 없어서 그런건지 아니면 요청을 개무시 한 건지 몰라도 병력 부족은 매한가지였고 심지어 어린애 하나가 보급을 관리하게 되니 못미더운거지 지원 온 발할라도 시큰둥한 반응 때문에 괜히 껄끄러워지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호송대가 난민들을 전선안으로 데려올 계획이기 때문에 필사적으로 전선을 방어했어 어떤 군인이 총알이 떨어졌는데 눈앞에서 철충이 달려들려고 할 때 님프와 베라의 도움으로 가까스로 살아남고 발키리가 혼자서 저격하다 발각 돼 죽을 위기에 처하자 아까 발키리가 저격으로 구해준 군인이 달려와서 엄호사격을 받으며 다리를 다친 발키리를 구해주며 점차 서로들에게 마음을 열게 되는거지


처음 시작은 같이 식사부터 하는 거였지 그 다음은 휴식 때 서로 커피를 권해주기도 하고 같은 참호해서 서로 행복했던 시절 얘기도 하고 점점 한 부대로서 유대감이 생기는 거지 안드바리도 처음엔 군인들이 못미더워 했지만 꼼꼼한 성격 때문에 보급엔 문제가 생기지 않았고 점차 군인들도 안드바리를 보급관으로 인정하며 '꼬마야'라고 부르던 것에서 존중의 의미로 보급관이라 직책으로 부르고 나중엔 안드바리라 이름으로 부르거나 친근하게 놀린답시고 '보급관님'이라고 존칭으로 불러주는 거지 안드바리도 머리 쓰담아주면 헤실헤실 웃으면서 나름 기분좋아하고 


얼마 후 난민들이 전선 안으로 들어오고 일이 터졌어 한 난민이 안드바리한테 고함을 지르는 거야 알고보니까 난민들 식량 배급에 불만이 있던 거지 

"바이오로이드들은 어차피 안 먹어도 되잖아! 굶어 디지게 생겼다고! 배급 늘려 존만한 새끼야!"

난민의 정신나간 요구에 안드바리도 어쩔 줄 몰라하고 같이 있던 베라가 말도 안되는 소리하지 말라면서 보급고에서 당장 물러서라고 경고하는데

"경고하면 니들이 어쩔건데!" 

라는 말이 끝나자마자 안드바리한테 손찌검이 나감 근데 몇 초 뒤에 이번엔 난민이 어디서 날아온 주먹에 나가떨어짐 알고보니 군인 한 명이 그 모습을 보고 달려와서 바로 주먹을 꽂은거였음 그리고 바로 말도 없이 미친듯이 발길질을 하는데 그리고 같이 있었던 군인들이 몰려오더니 장성 5명이서 사람하나를 죽일 작정으로 팸 그 모습은 군인들도 바이오로이드들도 난민들도 보게 됨 한 3분정도 뒤에 그만뒀는데 난민 모습이 도저히 사람꼴이 아님 나름 덩치 있었던 사람인데 군인 5명이 패니까 곤죽이 됨 이 후 처음으로 주먹꽂은 군인이 쓰러진 난민하고 나머지 난민들도 들으라고 큰소리로 한마디 함

"난민이고 씨발이고 우리 보급관님 건드리면 진짜 뒤진다"


이후 난민들이 더 후방으로 철수한 뒤 갑자기 규격외의 철충군세가 전선을 뚫으려 함 근데 상부에서 이걸 막으라는 앞뒤 생각없는 명령을 내림 사실상 시간 끌면서 싸우다 죽으라는 건데 군인들이랑 바이오로이드들이 안드바리랑 제일 어린 군인 보고 둘이 빨리 후방전선으로 가라함 

"저랑 이 오빠랑 둘이서만 도망가라는 건가요? 언니들이랑 아저씨들 버리고?"

"도망은 무슨 통신상태가 엉망이니까 우리들이 여기 버틸동안 너희들이 전령이 되서 지원요청하라는거야"  

"...명령입니까?"

"...그래...너희 둘한테 내리는 명령이다 그러니까 빨리가..."

안드바리랑 어린 군인 둘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할 때

"보급관님 빨리 가셔서 지원 데리고 오셔야 나중에 저희 딸래미랑 떡볶이 같이먹죠"

"ΟΟΟ씨 다음에 저랑 커피 한잔 같이 하기로 했잖습니까 기회되면 다른 자매들도 같이 다과회나 합시다 그러니 빨리 다녀오세요

다른 군인과 발키리가 빨리 갔다 오라고 하자 이내 반드시 지원병력을 약속하고 둘은 유일하게 남은 전술차량으로 미친듯이 달림

하지만 차량이 출발하고 얼마 시간이 지나지 않아 뒤에 전선이 있던 곳에서 포격 당하는 소리가 나자 젊은 군인은 핸들에 머리를 박고 소리없이 울고 안드바리도 이내 울음을 참지 못하고 숨죽여 흐느끼며 이내 전술차량은 아까와 달리 힘없이 후방전선을 향해 달려가면서 이들의 이야기는 끝나는 거지





호드 

호드 특공대에 신참이 들어옴 호드인 만큼 나이와 경험이 있는 전직 특수부대원이었음 처음에는 호드 성격상 칸을 제외하고 다들 신참한테 엄청난 관심을 보였지만 신참은 별 반응도 안하고 말도 잘 안 섞었음 호드는 우리가 바이오로이드라서 싫어하나 보구나 했고 칸은 신참이긴 하지만 인간인데다 자신들을 싫어하는 것 같아서 자신의 명령에 불복종 할까봐 걱정함 애초에 왜 인간이 호드에 신참으로 배속됐는지도 의문임


걱정과 달리 신참은 호드 인원들과 별 교류는 없을지언정 작전 때는 칸의 지시사항을 잘 따랐음 기동장치가 없는 인간이란걸 감안해도 굉장히 유능했고 어느 멤버들과도 팀워크가 좋았음 말 안 섞는건 항상 매 한가지였만 칸은 자기 지시만 잘 따라주면 별 상관은 없었음


그러다 어느날 호드가 기동전을 하고 있을 때 나이트 칙의 기습 공격에 의해 하이에나가 미처 피할 겨를이 없어 당황하고 있던 찰나 옆에 있던 신참이 하이에나를 옆으로 세게 밀어버리고 본인 지근거리에 폭발이 생겨버림 하이에나는 타박상으로 끝났는데 신참은 운좋게 살아남았지만 몸 여기저기가 살점이 너덜너덜해짐 하이에나도 그렇고 호드는 깜짝 놀랐지 지금까지 자신들에게 관심도 없어 하는 인간이 자신의 안위는 신경 안쓰고 구해주니까 그럴 수 밖에 급하게 응급처치를 받은 뒤 야전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정신이 든 신참은 자신 옆에 칸이 있는 걸 보게 됨

"정신이 드나? 야전병원이다"

"...먼저 우리 대원을 구해줘서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군"

"...우릴 싫어하는 줄 알았는데"

"...특수부대는 자기 팀을 무의미하게 죽게 내버려두지 않는다 내가 옛날 군에 있었을 때 모토였다 지금도 그렇고" 

"...그럼 우리를 같은 팀으로 생각하면서 왜 그런 거리를 두었는지 물어봐도 되나?"


그 후 칸은 신참의 사정을 듣게 됨 신참으로 들어오기 전 특수부대 팀장이었던 이야기 계속되는 말도 안되는 작전투입과 병력들을 소모품으로 보는 높으신 분을 패대기 쳐버린 바람에 팀장자리를 박탈당하고 형벌부대식으로 호드로 보내진 이야기 칸은 이제서야 왜 이 인간이 호드로 배속됐는지 이해가 됨 형벌부대로서 그냥 죽으라고 보내진 것 그것도 고통스럽게 호드는 위험한 작전이 많으니까 사실상 사형선고인 것 표정이 좋지 않은 이유도 이해가 됨. 그리고 신참은 드디어 속마음을 터놓게 됨


"난 이 부대에 호드에 오고 작전을 뛰면서 한번도 너희들을 싫어했던 적이 없다. 전장에서 믿을 건 뒤에서 펜대만 굴리는 놈들이 아니라 옆에서 나와 같이 싸우는 전우란 건 내가 잘 알지 그게 인간이든 바이오로이드든 하지만 너도 알겠지만 이 바닥에 있으면 자연스럽게 말 수가 줄지"


사연을 듣고 난 뒤 갑자기 웬 사내 둘이 찾아옴


"앵거오브호드의 지휘관 신속의 칸인가?"

"그렇다 무슨 용무인가?"

"저자의 신변을 넘겨 받으려고 왔다 부상자니까 호드에서도 더는 필요 없지 않나?"


칸은 당연히 신변이 넘어가면 좋은 꼴이 나지는 않을거라고 예상함


"거절한다 저자의 부상은 부대에 복귀를 못할 정도로 심각한 것은 아니고 아직 싸울 수 있을 것이다 우리쪽에서 조금 더 굴리며 써먹다가 쓸모없어지면 그 때 주겠다"

"...적어도 시체로 돌려보내진 마라 저놈하고 '이야기'를 나눌 사람이 있어서 말이다"


기분 나쁜 대화가 오가고 시간이 지난 뒤 호드 신참은 겨우 부대복귀를 함 이 후 칸은 신참을 엄연히 호드의 멤버로서 동등한 대우를 해주며 존중을 했고 호드의 기동장치 작동법도 겸사겸사 가르쳐줘 언젠가는 쓸모있겠지 하면서 호드 멤버들은 귀가 아플정도로 옆에서 말을 걸게 되고 신참에게 들러붙어서 관심을 쏟아부어 물론 돌아오는거는 단답밖에 없었지만 그도 나름대로 대원들과 가까워지려고 노력하게 돼 이 후 어느정도 친근감이 생기게 돼서 샐러맨더와 간단한 보드게임을 하고 워울프와 간단히 위스키 한잔을 하며 하이에나가 신참 무릎을 베고 자는 정도가 됨 


어느 날 새로운 명령이 떨어졌는데 철충의 요충지를 스틸라인이 대규모 공격으로 교란하는 동안 전술폭탄으로 없애버리라는 거였음 그리고 작전 당일 예정대로 스틸라인이 대규모로 적을 교란하며 그 사이 칸이 호드 멤버들의 엄호를 받으며 직접 폭탄을 들고 요충지를 향해 달려가고 있었음 폭탄의 작동시키고 타이머를 자신들이 대피할 정도의 시간에 맞추고 목적지에 거의 다 왔다 싶을 때 옆에서 스카우트 미사일이 터짐 폭발에 멀리 날아가 버린 칸은 죽진 않았지만 충격에 몸을 제대로 가누기 힘들었어 칸이 겨우 고개를 돌려 타이머를 봤는데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어


칸이 허망한 눈빛으로 누워있던 찰나 신참이 칸에게 왔지 칸과 폭탄을 번갈아 보더니 신참은 칸의 기동장치를 벗겨선 본인 다리에 장착하고 폭탄을 가지고 전속력으로 적 요충지를 향해 뒤도 안 돌아보고 달려 칸은 일어서지도 못하고 눈물을 흘리며 지켜볼수밖에 없었고 호드멤버들도 철충의 공격에 지원가기도 힘든 상황이었음 철충도 웬 미친인간 하나가 전속력으로 자신들 사이로 지나가니까 당황해서 제대로 대응을 못해 그리고 30초후 거대한 폭발이 일어나고 작전은 성공하게 돼 이날은 칸이 유일하게 자신의 가슴에 

호드의 멤버가 아닌 인간의 이름을 묻은 날이었어 그리고 칸은 그를 진정한 호드의 대원으로서 오늘날까지도 기억하고 있겠지







오늘은 여기까지 써야겠다 반응 좋으면 다른 부대 사례도 써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