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BT+ 채널

커뮤 특성상 반모 하는거 같길래 반말임 불편해도 어쩔 수 없음 

시스여성으로 살아온 기간 10여년

중학생때 성추행? 같은 사건에 휘말려서 나를 혐오하게 되었어

그때 나는 아무것도 모르는 정말 백지같은 상태였기에, 그 남자애가 만지는대로 허락해주고 그걸 기분 좋다고 느끼고 있었어

그렇게 몇번이나 몸 만지는걸 허락해주다가 고등학교 3학년즈음에 남자친구가 생기면서 그게 아니었을지도 모른다고 깨달은거지

좀 더 좋아하는 사람, 각별히 생각하는 사람, 소중히 생각하는 사람에게 내 처음을 내주고 싶었다...는 그런 욕구인거 같아 

그 욕구가 점점 변질되서 여자는 깨끗해야만 하고 순결해야만 하고 성욕이 있어도 드러내면 안되고

그러다가 그게 점점 강박처럼 되어서 내 본질은 사실엄청난 변태인데 겉으로는 아무것도 모르는척 시치미 잡아떼는, 알아도 안보려고 하는 그런 단계까지 가다가

남들이 가볍게 하는 섹드립도 그 사람은 평소 그런것만 생각하니까 그런 말을 쉽게 하는거다~ 뭐 이런 생각으로 섹드립을 싫어하게 된거 같아

실상은 어떨지 나는 잘 모르겠어...난 뭐 거의 매일을 성욕에 시달리면서 너무 힘들게 살고 있어...사실 아직도 극복을 못한거지 


정말 ...싫었고 혐오스러웠어 그때 몸을 내준 내가, 성욕이 있는 내가, 더럽고, 죽어버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

그때의 기억을 잊으려고도 했고 그게 안돼서 차라리 "내가 남자였으면" 하고 바라게 된거야

내 기준에서 남자는 그래도 되니까...밝혀도 되고 여자 안아본거 자랑해도 되고, 성경험 빨리 해본걸 썰풀수 있고....

그런데 나는 여자라서 그게 안되는거지 (어디까지나 내 기준이고 강박이야...)


본론은 여기부터인데, 내가 겨우...? 남자한테 몹쓸짓 당한것만으로 나 자신을 부정하고 내 성별을 부정하게 된거지(라고 쓰고 있는데 사실 난 아직 퀘스쳐너야)


나름 중성적인 이름도 지어보고, 머리도 아예 숏컷으로 잘라보고, 군입대도 생각해보고, 디스포리아....같은것도 겪어보고? 내가 만약 남자로 정체화 한다면 어떤 사람을 사귈 수 있는지, 가족들이나 친구들에게 말할 수 있는지 까지...

그러다가 여기까지 흘러왔네.


결론은, 성정체성은 '바뀌는' 것이 아니라 '되돌아' 간다는 글을 보고 역시 내가 그래도 시스여성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뭐랄까 감사를 전하고 싶어서.

내가 비록 성소수자는 아닐지 몰라도, 또 개개인을 한명한명 지원할 수 도 없지만

지지하고 응원하는 사람이 있다고, 또 이렇게 고민하는 사람이 있다고 ...그걸 전하고 싶은거 같아


(사실 이렇게 글을 써서 정리하면 내 맘이 편해지는건 안 비밀)

뭐...지나가다 넌 뭐하러 왔냐 눈팅이나 하지 그건 혐오발언이고 문제를 가볍게 보는거다 라고 해도 좋아

그냥...어떠한 일을 계기로 자신의 성별을 고민하는 사람도 분명히 있을거라고...전하고 싶었어(일단 내가 있음)


근데 남자가 되고 싶은건 어떻게 하냐.

트라우마인지 뭔지를 극복해도 남자 되고 싶을거 같은데....ㅋㅋㅋㅋㅋㅋㅋㅋ인생 힘들다....ㅎ ㅠ

근데 확실한건 난 아직 갈길이 멀다는거야.

암튼. 그렇다.

지금도 고민하고, 열심히 싸우고 있을테니 화이팅.

+필요이상 논란되면 자삭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