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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살 남자입니다. 
고1때부터 친하게 지내던 친구(A)에게서 며칠전 커밍아웃과 동시에, 고백을 받았습니다.
A와 저는 같이 다니는 친구들 무리 중에서 가장 친합니다. 
자신에게 예민할 수도 있는 본인 가정사 얘기까지 저에게 털어놓던 사이입니다.
A에 대해 잠깐 얘기하자면, 성격이 살짝 남성보다는 여성에 가깝긴 했습니다.
간혹 친구들끼리 있으면 A는 "너 게이같아" 라는 말장난을 듣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제일 싫어하는 말이기도 했지요.
저에게 개인적으로 고민을 털어낸 것 중 "게이같다"는 말을 제일 싫어한다고 했었거든요.
그러던 어느 날, A에게서 술마시고 저에게 "성격이 너무 이상형이다, 좋아한다"는 내용으로 연락이 왔습니다.
저는 "당장은 제정신이 아닌거 같으니 얼른 자라"고 얘기하고 넘어갔으나, 다음날에 저 말이 진심이라고 하더군요.
진짜 머리가 멍해졌습니다.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어떤 말을 해야 할지 도통 생각이 나질 않았습니다.
갑자기 평소에 A가 나에게 취해왔던 행동들이 생각나며 한편으론 소름도 돋았습니다.
얘도 고민 끝에 용기내어 말했을텐데 제가 감히 어찌 할 바를 몰랐습니다.
"니말은 잘 알겠지만, 난 그쪽 취향은 아니다. 하지만 이해한다. 그냥 없던 일로 넘어가자." 대충 이렇게 얘기했던것 같아요.
앞으로 어떻게 얼굴볼지, 친구들 앞에선 어떤 스탠스를 취해야 할지 머리가 터질 것만 같았습니다.
이 일 이후로 여러 친구들과 함께 있을 때, 다른 친구들이 A에게 하는 말 하나하나가 신경쓰입니다.
A와 나 사이만의 비밀을 함부로 말할 수도 없을 노릇이고 미치겠습니다.
때때론 차라리 다른 친구들에게 전부 얘기하고 양해를 구해보고 싶기도 합니다.
며칠 전에는 갠톡으로 "널 힘들게 해서 미안하다, 니 앞에서 사라지는게 나을것 같다" 같은 문자도 왔습니다.
그리고 여럿이 만날 일이 생겨서 만났더니 팔에 자해한 흔적도 봤습니다, 저 때문인거 같은 생각이 자꾸 듭니다.
저도 힘들지만 A가 더 힘들거에요. 
앞으로 어떻게 지내는게 좋을까요... 또 어떤 말을 해주면 힘이 될까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