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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행복해요.

눈을 뜨면 따뜻하게 나를 안아주는 누나가 있어요.

나를 아주 따뜻하게 매일매일 안아줘요.


잠도 깨워주고, 밥도 먹여주고, 응가랑 쉬야도 하는 걸 도와줘요.

기분 좋게 쓰다듬어주기도 하고요. 

기분 좋은 쉬야도 매일매일 하게 해줘요.


그리고 오늘은 3월 1일, 내 생일이에요.

누나가 정말 기분 좋은 선물을 해준다고 했어요.

나는 정말 행복한 아이에요!


그리고 내일은 초등학교라는 곳을 가서 친구들을 만날거에요.

친구들을 사귀어본 적은 없지만 벌써부터 너무너무 설레요!


누나가 거실에서 열심히 운동하는걸 보고 저도 따라해봐요.

누나는 저런 어려운 동작을 어떻게 하는걸까요?


-쿵!


넘어져버렸어요...


누나가 놀란 얼굴로 나한테 달려와요.


"재우야, 괜찮아? 그러니까 방에서 또봇 가지고 놀고 있으라 그랬잖아.."


누나의 눈에 어느새 물이 차올라요.

내 무릎이 빨개진게 마음이 아픈가봐요.

그런 누나를 꼬옥 안아줘요.


배가 꼬르륵 울려요.

저녁밥 먹을 시간인가봐요!


그런데 지금이 몇시죠?


창문을 누나가 다 검게 칠해놓아서 해가 떴는지 안 떴는지 모르겠어요.

누나가 창문 사이로 나쁜 병균이 들어온다고 다 검게 칠했었어요.


누나가 내 배꼽시계를 듣고는 살며시 웃어요.

내 머리를 잔뜩잔뜩 쓰다듬고는 내 볼을 마구마구 만져줘요.


"배고프지? 누나가 우리 재우가 좋아하는 오므라이스 해줄게."


"우와! 누나 최고!"


누나는 정말 최고에요!

제가 좋아하는 것만 해줘요.

누나는 틀린적이 없어요.


저번에도 처음 해서 무서운 운동이 있었지만 누나만 위에서 움직여줘서 정말 기분이 좋았어요.


허리는 조금 아팠지마안...


그래도 누나가 사랑한다고 사랑한다고 잔뜻 속삭여주기도 했고, 뽀뽀도 아주 길게 해줬어요.


누나의 뽀뽀는 기분이 편해지고 좋아져요.



아! 


이럴때가 아니에요.


저는 내일 학교 갈 준비를 해야해요.

잘은 모르지만, 귀여운 가방 입에 또봇을 넣어줘요.



그리고.... 또 뭘 넣어주지?


또봇만 넣으면 가방이 배고파할거에요.


누나 방에는 뭐가 많을 것 같은데에...


그런데 누나가 누나 방은 절대로 들어가면 안된다고 그랬어요!


하지만...


내일은 학교 가는 날이니까 딱 한번은 봐줄거에요!


나는 누나의 방으로 몰래몰래 걸어가요.

누나는 오므라이스를 만드는 중이라 바빠요.


누나의 방을 열어보니까 어두컴컴해요.

누나의 방은 온갖 사진으로 뒤덮여져 있어요.


무언가 익숙한 모습인데....


어쨌든 누나랑 살짝 닮은 듯한 형의 사진이에요.

누나는 이런 사진들을 왜 천장까지 붙여놓은걸까요..?

붉은 글씨로 뭐라고 써 있는 것 같기도오..


머리가 갑자기 지끈거려요.

뭔가 무서운 생각이 나요.

이제 빨리 누나방에서 나와야겠어요.



"...재우야?"


"앗, 누나!"


누나한테 들켜버리고 말았어요!

누나한테 가서 빨리 애교를 피우면 봐줄거에요.

그런데... 누나의 눈이 너무 무서워요.

누나의 눈에 어떤 것도 보이지 않아요.


"... 지금, 왜 뒷걸음질 쳐?"


누나의 목소리가 너무 무서워요.

너무 차가워요.

누나가 아닌 것 같아요!


"....누,누나가... 무서워서.."


"무서워? 누나가?"


누나는 점점 더 내게 다가와요.


"누나 방에는 왜 들어갔던거야? 왜?"


누나가 미소를 지어요.

하지만 그 미소는 진짜 미소가 아니에요.


게다가 누나 방에 들어간 이후로 머리가 울렁울렁해요..


뭔가... 뭔가...


이 상황이 싫어요. 이상해요!





나를 바라보는 저 파란 눈.

어디서 본 적이 있어요.


.

.

.


어디서 봤지요?

저 눈...?


.

.

.

.

.

.

.


저 표정...

저 얼굴......

저 눈...



내 여동생의 얼굴이에요!




여동생..?


여동생?



"알아버렸구나. 오빠."


".......누...누,나가 아니라... 이..."


"이번 최면은 오래 못 갔네. 아쉽다."

"정말... 정말 귀여웠는데에..❤"


아예 창백해진 표정의 누나가, 아니 여동생이 웃었다.

아주 자조적으로. 

아주 창백하게.



"괜찮아. 사랑해, 오빠."

"다음엔 엄마가 되어줄게."

"정말 재밌겠지? 오빠가..... 내 아기가 되는거야.."





마지막으로 본 것은 여동생이 든 은색의 회중시계였고,

내 의식은 그 끝으로 점멸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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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하거나 허술한 부분은 나중에 수정하겠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