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몬무스 중에서 대세가 솔피이긴 한데, 드래곤도 오랜 전통이 있는 몬무스니까.

솔피는 나중에 할게. 아무튼 드래곤하면 키잡이 최고니까 키잡 + 얀데레 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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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과 용들이 공존하는 나라, 드래고테스.

몇백년 전, 최초로 용과 화친의 조약을 맺은 선조가 세운 전통과 역사가 있는 나라야.

다른 지역에선 용과 인간들의 전투가 일어나는 한편, 이곳에서는 그런 일은 상상도 못할 일이지.

이곳 인간들은 용들을 존중하며 친밀하게 대해주었고, 용들도 인간이 자신들의 하위 종족임에도 막 대하지않고 인정하는 곳이었지.

이런 나라에서 태어난 얀붕이도, 어렸을 때부터 용이라면 사족을 못쓰는 인간이었어.

부모님에게 용 관련된 이야기를 듣는 걸 좋아했고, 언젠가 자신도 반려용과 함께 세계를 돌아보고 싶다는 꿈도 가질 정도였지.

그런 얀붕이가 자라며 그는 드래고테스만의 기사인 용기사가 되기를 희망하며 노력했고, 어엿한 용기사가 될 수 있었어.

비록 반려용은 만나지 못하고 하위 용인 와이번 밖에 타지못한 용기사였지만, 노력하며 이름이 알려질 정도의 인지도는 얻었지.

그러나 갖춘 무술 실력에 비해 탈 수 있는 용이 적었기에 큰 전투에서 그는 큰 부상을 입고 말았고, 결국 은퇴해야만 했어.


그래도 나라를 위해, 용들을 위해 일하고 싶어했던 그는 드래곤 사육사로 직업을 전향하게 되었지.

드래곤 사육사는 알만 남기고 죽게된 어미 대신에 인간이 알을 품고 성룡이 될 때까지 키우는 직업이야.

인간이 드래곤을 키우기엔 보통 일이 아니였기에 딱 한 사육사가 한마리의 용만을 키우고 자금은 나라에서 지원해줘.

그렇게 드래곤을 성룡으로 키워내면 사육사들은 그 동안의 노력을 정산받고, 다 큰 용들은 차세대 용기사들의 반려용이 되는 거야.

그래서 사육사가 된 얀붕이에게도 하나의 드래곤 알이 지급되었고, 얀붕이는 그날부터 알을 품으며 반드시 훌륭한 용으로 키우겠다고 마음 먹게 되었지.


얀붕이는 알이 춥지않게 품어주거나 따듯한 물을 수건에 적셔서 알의 표면을 닦아내주는 등의 정성을 보여주었지 그것도 매일.

그러다보니 부화 예상 기간보다 더 일찍 안에 있는 새끼용이 알을 부수며 나오게 되었어.

나오자마자 애타게 엄마용을 찾는 아기용, 그러나 이미 어미는 세상을 뜬지 오래였으니 얀붕이는 새끼용을 따듯하게 안아주었지.

알에서부터 느껴온 그 따스함에 있기에 아기용은 자신을 품어주는 얀붕이를 종족은 다르지만 자신의 부모라고 인식하게 되었어.

그렇게 안식을 얻은 아기용은 얀붕이의 품 안에서 곱게 잠들었고, 얀붕이는 그런 아기용에게 '니아'라는 이름을 붙여주었지.

그리고 최선을 다해서 니아를 키우겠다고 결심하게 돼.

이번엔 나라를 위해 일하는 사육사로서가 아닌 니아만을 위해 책임을 다하는 아버지로서 말이야.


시간이 흘러, '피이! 피잇!' 울음소리만 내던 아기용은 폴리모프를 쓸 수 있을 정도로 성장했지.

어린 소녀로 변한 니아는 얀붕이와 제대로 대화할 수 있었다는 게 행복했어.

이전까진 몸짓으로 표현하지 않으면 완벽히 이해하지 못하는 정도로 종족 차이가 있었으니까.

그래도 용의 모습이든 인간의 모습이든 얀붕이는 니아에게 온갖 애정을 다 쏟아줬어.

니아가 배고파할 때면 맛있게 요리해주지, 비늘 하나하나 세밀하게 닦아주지, 슬플 땐 안아주며 달래주지.

그냥 이상적인 아버지로서 얀붕이는 최선을 다 했고, 니아도 껌딱지처럼 그에게 달라붙으며 아빠인 얀붕이를 좋아했어.


"아빠! 아빠!"

"응? 왜 그러니?"

"아빠의 꿈은 뭐였어요?"

"아빠의 꿈?"

"네!"

"용을 타고 세계를 여행하는 게 꿈이었단다."

"와아! 저도 아빠처럼 세계를 여행하고 싶어요! 아빠의 여행 이야기 들려주세요!"

"미안해~ 니아, 이야기 해주고 싶어도 아빠는 아직 꿈을 이루지 못했단다."

"그러면 나중에 제가 크면 아빠를 제 등에 태워줄테니까! 같이 여행 가요!"

"아.......음 그래, 그러자꾸나."

"약속이에요!"

"그래, 약속."


이 약속에는 중대한 사실이 하나 숨겨져 있었어, 바로 드래곤의 등에 탄다는 것이었지.

드래곤은 평생동안 단 한명의 인간만을 등에 태울 수 있으며 그자를 반드시 반려자로 받아들여야해.

그게 드래곤들의 관습이자, 이 나라의 법 같은 거였어.

그래서 드래곤에게 선택받은 용기사는 그 드래곤 등에 오름과 동시에 결혼식을 올리는 거나 다름없었지.

그래서 반려용이 없던 얀붕이는 어떤 드래곤에게도 선택받지 못한 거였으니 와이번을 타고 다녀야했던 거였고.

뒤늦게 니아와 미래를 약속했으나, 니아는 나중에 차세대 용기사의 드래곤이 되야할 운명이였으니

사실상 처음부터 지키지 못할 약속을 해버린 셈이지.

그치만 순수하게 꿈을 꾸는 딸아이에게 벌써부터 잔혹한 현실을 깨닫게 만들고 싶지 않았던 얀붕이는 그저 받아들이고 만거야.

그래도 어렸을 때의 순수한 꿈은 커가면서 바뀌는 법이고, 나중에 니아의 마음에 들 용기사가 나타날지도 모르니까.

그렇게 자기합리화를 마친 얀붕이는 후에 니아가 더 크면 사실을 가르쳐주며 사과하자고 마음 먹었지.

이 약속이 둘의 사이에 어떤 일을 초래해 올지도 모른 채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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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더 흐르고, 어느덧 니아는 아름다운 미소녀로 자라게 되었고 용 모습일땐 얀붕이가 들기 어려워졌을만큼 커졌지.

이제부터는 매일 니아를 봐주기에는 부담스러웠기에, 얀붕이는 니아를 용들이 다니는 학교에 입학시키며 부담을 줄였지.

아빠바라기의 니아를 처음 입학시키는데에 애를 먹었지만, 그래도 애가 조금 다니다보니 벌써 친구가 생기고 자주 놀러 다녔어.

자신만 쫄래쫄래 따라다녔던 딸아이가 조금 멀어지며 외로움을 느끼게 된 얀붕이였지만, 여전히 자신을 좋아해주고 따라주는 니아를 기특하게 여기며 만족했지.

그 사건이 터지기 전까지는 말이야.


평소처럼 학교 수업을 듣고있는 니아, 얀붕이에게 칭찬받고 싶었던 니아는 학업에 열심히 열중하였지.

그러던 와중에 니아는 드래곤의 관습에 대한 수업을 듣게 되었고, 용의 반려자 선택에 관해 배우게 되었어.

교육을 받고난 그녀는 어렸을 적에 아버지와 했던 약속을 떠오르며, 그게 청혼이나 다름없었다는 걸 깨닫게 되었지.

약속을 의미를 알게된 니아는 무척이나 행복해 했어.

좋아하는 아버지에게 본의치않게 청혼한 거고, 그가 그걸 받아들였으니 미래의 자신과 아버지가 결혼하는 상상을 하며 신나했지.

그래서 수업이 끝나자마자 그녀는 곧장 집으로 돌아갔고, 따스하게 맞이해주는 얀붕이의 품에 안겨들었어.

그리고는 오늘 받은 수업을 말해주면서 예전의 약속을 언급하였지.


"아, 벌써 알게되었구나, 미안하다 니아. 더 일찍 알려줬어야했는데."

"아빠가 왜 사과를 하세요~ 지금에서야 알게되었지만 전 행복한 걸요! 아빠와 결혼하고 세계를 여행하는 미래가 기대되니까요!"

"......니아, 그 약속을 지킬 수 없단다."

"네.....? 어...어째서요?"

"그건 말이다........."


얀붕이의 말에 당황해 하는 니아.

그런 니아에게 얀붕이는 앞으로 그녀가 선택해야할 미래를 하나도 빠짐없이 설명해주었어.

그리고 그 미래에는 자신과 결혼하는 미래는 물론이고, 세계 일주하는 미래는 없었지.

절망에 빠지게된 니아.

그녀는 어떻게 방법이 없는 거냐고 얀붕이에게 매달리며 물어보지만, 얀붕이는 없다는 듯이 고개를 저엇지.

결국 그녀의 절망은 곧 분노로 뒤바뀌고 말았지.


"어째서 지키지도 못할 약속을 하신 거에요! 제가 얼마나 이 약속을 소중하게 여겼는데!"

"미안하다 니아야, 내가 잘못했단다. 더 일찍 알려주지 못한 내 불찰이다......"

"그렇다면 약속을 지켜주세요! 지금이라도 제 등에 타주세요 아빠!"

"그건 안돼! 너에게 어울리는 건 나같이 한물간 남성보다 앞날이 창창한 젋은 아이란다."

"싫어요! 저는 아빠가 좋은 걸요! 아빠가 아니면 태우기 싫어요! 그러니 저를 진심으로 사랑하신다면 타주세요!"

"미안하구나 니아, 아빠가 정말로 미안해."


끝까지 자신의 구애를 거절한 얀붕이의 모습에 니아는 끝이 보이지 않는 배신감을 느끼며 자리 주저앉아 울기 시작했어.

울고있는 니아에게 얀붕이는 계속 사과하며 달래주었고, 그런 얀붕이의 위로가 오히려 니아를 비참하게 만들었지.

그렇게 눈물이란 눈물은 다 빼낸 니아는 갑자기 정색하더니 자신을 달래주던 얀붕이의 손길을 치우며 거절했어.

그리고 이때부터 시작된 거야, 니아의 반항기와 니아의 사랑하는 아버지를 무시하기 행동이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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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긴 세월이 지나 니아가 성룡이 되기까지 1년이 남게된 날, 얀붕이는 술이 아니면 버티지못할 만큼 고통받고 있었어.

그 사건 이후로, 매번 니아에게 무릎 꿇고 사과하고 빌어봐도 니아는 시종일관 자신을 무시해왔고, 니아가 짜증이 나는 날이면 자신을 붙잡으며 주먹을 휘두르는 폭력까지 저질렀지.

그래도 그걸로 니아에게 용서를 받는다면 얀붕이는 괜찮았어.

그러나 니아는 여전히 얀붕이를 무시하면서 용서하지않았고, 괴롭힘은 날이 갈수록 더 심해져갔지.

얀붕이는 육체도 아팠지만 그것보다도 마음이 찢어질듯이 아팠어.

자신의 다리를 껴안으며 베시시 웃는 니아의 모습이 눈을 감으면 아른거리는데, 다시 눈을 뜨면 끔찍한 현실이 그를 반겨주었지.

니아의 잦은 외박, 꾸준한 무시, 아물어갈 때쯤 다시 상처를 만드는 폭력 등등 심하면 더 심해졌지, 나아질 기미는 하나도 없었어.

게다가 니아의 적성 검사에서 역대 드래곤 중 최고의 잠재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 판명나며 니아의 입지는 높아졌고,

그녀는 그 입지를 이용하여 얀붕이를 더욱 괴롭혔지

얀붕이는 주변 사람들에게까지 손지검을 받으며 비난 당하게 된 거야.

결국 정신병까지 얻으며 폐인이 되어버린 얀붕이, 그는 끝까지 꺾지 않았던 결심을 포기하며 중대한 선택을 결정해버리고 말았지.


"미안하다......니아, 정말로 미안하다, 제대로 돌봐주지 않은 내 잘못이다.......!"


습기가 가득 차오른 그의 눈동자에는 순수하고 사랑스러웠던 딸아이의 모습은 완전히 보이지 않게 되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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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아~ 또 그 놈의 집구석으로 돌아가서 그 새끼의 면상을 봐야하나."


놀 줄 안다는 친구들의 집에서 거의 매일 먹고, 놀고, 자며 외박하던 니아.

질릴 만큼 놀았기에 가끔은 집으로 돌아가기로 했지, 겸사겸사 얀붕이의 상처를 다시 벌려주려고 말이야.

자신이 고통받은 만큼 얀붕이도 고통받아야 한다고 생각했기에 그녀는 아직도 얀붕이를 용서해주지 않았어.

고통받은 정도의 격차가 이미 돌이킬 수 없을 만큼 벌어졌음에도 그녀는 불효짓을 계속 해온 거야.

물론 니아는 그 사실을 모르고 있었기에 그녀는 발로 집문을 부수며 들어오는 못된 짓을 했지.


"앗! 어서오십쇼, 니아님!"

"......아앙? 넌 누구야?"

"저는 니아님의 새로운 당담 사육사입니다!"

"뭐? 그게 무슨 개소리야!"

"이런! 전임자 분께서 미리 사전에 말해주시지 않았군요! 전임 사육자이셨던 얀붕님께서 은퇴하시면서 남은 양육기간과 생활지원을 저에게 양도하시고 가셨습니다."

"하! 어이가 없네, 야! 넌 필요없으니까! 지금 나를 버리고 떠나버린 그 자식이나 데려와! 누구 마음대로 당담을 바꿔!"

"죄송하지만 그건 안됩니다, 이미 서류 절차는 마친 상태며 취소 항의 기간도 지나버렸기에 제가 당담인 건 변함없습니다."

"이 개같은...야, 그러면 그 자식은 어디있어? 지금 당장 그 녀석의 면상을 갈겨서라도 데려오지않으면 안되겠으니까, 말해!"

"전임자 분을 말하시는 거면, 3개월 전에 아내분이랑 함께 변방으로 떠나셨습니다."

"......잠깐? 아내라고?"

"네, 아리따운 아내분이셨습니다."


그 말에 열받아 있던 그녀의 마음에 물이 쏟아져 내리며 철렁이게 되었지.

마지막으로 얀붕이를 봤을 때까지 그는 독신이었으니까 니아는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았어.

그러다가도 이내 그녀의 머릿속에 남아있는 희미한 기억들이 하나둘씩 선명해지고 있었지.

1년 전만해도 거지 꼴을 벗어나지 못하던 얀붕이가 어느 날부터 조금씩 번듯해지더니 마지막에는 희미한 미소까지 띄웠던 기억.

게다가 자신에게 무언가 종이를 주었던 기억, 자세히 보지 않은채 태워버렸던 그 종이가 다시 생각해보니 청접장과 비슷해보였어.

니아가 얀붕이를 무시하면서 듣지못한 소식들이 가득했던 거지.


폐인이었던 자신을 유일하게 보듬아준 여성이 있었다.

사람들에게 손지검 받는 자신을 믿어주며 안아주는 여성과 친해졌다.

여성과 즐거운 데이트를 하며 연인이 되었다.

자신의 마음을 숨길 수 없어 회심의 프로포즈를 했고 그녀는 눈물을 흘리며 받아주었다.

마지막으로 결혼식 날짜가 잡히며 우리는 진정으로 맺어지게 되었다.

얀붕이는 이 소식들을 전부 니아에게 말해줄려고 했었지만 니아는 이를 전부 모조리 무시하며 듣지못한 채 지금에 이르게 된 거야.


"아니야......! 이건 말도 안돼! 인정 못해! 나라는 딸이 있으면서! 멋대로 결혼을 했다고? 나는 인정 못해!"


불효의 극에 다다른 니아였지만, 사실 그녀는 아버지인 얀붕이를 여전히 좋아했어, 즉 애증의 대상으로 보고 있었던 거야.

당연히 얀붕이와의 결혼을 아직 포기하지 않은 그녀였기에, 다른 남자들과 사귀면서도 일선은 넘지 않았어.

그런데 정작 중요한 얀붕이가 자신이 아닌 다른 여성과 결혼식을 올리며 떠나가버린 거였으니, 그녀로선 현실부정할 수 밖에 없지.

자신이 없는 얀붕이의 결혼식을 상상하게된 니아는 찢어질듯한 가슴을 부여잡은 채, 그가 있는 곳으로 날아갔어.

아직 결혼한지 3개월 밖에 안되었으니 늦지 않았다, 지금이라면 그의 마음을 되돌릴 수 있다는 착각을 품은 채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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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도착한 얀붕이의 신혼집, 니아는 곧장 들어가지 않고 창문으로 집 내부를 들여다보았어.

그러자 알콩달콩한 신혼 분위기를 물씬 내고 있는 부부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지.

그에 강렬한 분노를 느끼게된 니아는 곧장 문을 강하게 두드렸지.

누군가 싶어 문을 열고 나오는 얀붕이, 니아의 모습을 보면서 놀라워하더니 이내 웃으며 반겨주었어.


"오랜만이구나 니아, 못본 사이에 또 이렇게 많이 컸구나."

"집어치우고! 이게 뭐하는 짓거리야! 내가 모르는 사이에 사육사 일을 포기하고 결혼하다니!"


반면, 대뜸 얀붕이의 멱살을 잡으며 화를 내기 시작하는 니아.

얀붕이는 그런 니아를 보면서 안타까워하는 표정을 지었지.


"여전히 변함없이 나를 싫어하는구나......."

"됐고! 당장 따라와! 끝까지 아버지로서 책임지라고! 이게 뭐하는 거야!"


니아는 얀붕이의 손목을 잡은 채 끌고 가려고 했으나, 얀붕이는 강하게 그녀의 손 뿌리쳤어.

그리고 그 사건 날, 니아가 얀붕이에게 지었던 것처럼 이번엔 얀붕이가 니아를 정색하며 쳐다보았지.


"미안하지만 나는 더 이상 네 아버지가 아니야."

"뭐? 그게 무슨..."

"내 아내와 결혼했을 때, 가족 관계를 증명하는 서류에서 네 이름은 뺐다."

"어...어째서 그런 짓을?"

"아빠따윈 쓸모 없어, 빨리 내 앞에서 없어져 줬으면 좋을텐데."

"그건!!"


니아가 외박을 자주하기 시작할 때, 얀붕이에게 내뱉고 떠난 발언.

그녀에겐 지나치며 툭 던진 말일지 몰라도 얀붕이에게는 마음을 후벼파는 치명적인 욕설이었던 거지.


"네가 바라는 대로 네 앞에서 없어져줬어."

"그 말은 오해......"

"너 때문에 집에 못있겠어, 어디가서 내 아빠라고 말하지마, 쪽팔려서 혀 깨물고 자살할 거 같으니까."

"읏!"

"맨날 미안하다고 말만 하네? 말로만 하지말고 대가리박고 죽던가."

"아윽!"

"이쯤되면 말 안해도 알겠지? 이것 말고도 너에게 들었던 말은 잔뜩 있고 전부 나의 마음을 아프게하던 말이지."

"아...아빠!"

"그만해! 그 당시엔 네가 어렸으니까 전부 이해하려고 했어! 근데 너는 아직까지도 나를 고통스럽게 만들 생각이니?"

"죄...죄송해요 아빠!"

"이미 늦었어....다신 찾아오지마."


얀붕이는 니아에게 등을 돌리며 떠나가고 있었고, 니아는 계속 애타게 아빠를 부르며 눈물을 흘렸지.

그 뒤로도 매일 니아는 얀붕이의 집에 찾아와 잘못했어요! 죄송해요! 의 말을 반복하며 애원해 왔지만, 얀붕이는 전부 무시하였지.

그제서야 니아는 자신이 얀붕이에게 했던 짓이 얼마나 심각한 짓인지 뼈저리게 알게 되었어.

사랑하는 사람에게 무시당하는 것만으로도 죽을 것 같이 아픈데, 폭언과 폭력까지 저질렀으니 그 고통은 뭐라 말할 수 없을 정도지.

돌이킬 수 없는 짓을 저지른 자신에게 혐오감을 느낀 니아는 그때부터 머리를 쥐어뜯거나 날붙이로 자해까지 하기 시작했지.

그럼에도 아버지에게 남긴 마음의 상처를 생각하면 그게 더 고통스러워서 몸부림쳤어.

피와 눈물로 가득 차게된 니아의 일상은 그녀의 아름다운 몸과 강인한 정신 모두 마모시켜갔고, 끝내 그녀를 폐인 상태로 만들었지.


"아빠...죄송해요오...아빠...보고 싶어요...아빠..."


감정의 끝에 다다르면 미쳐버린다고 할까?

자책과 슬픔의 극에 다다른 그녀는 실소하기 시작하더니 이내 미친듯이 웃기 시작했어.

그리고 정신 나간 생각을 하기 시작했지.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면 돼...다시 아빠의 딸로 시작하자...이번엔 말을 잘 듣는 착한 딸이 되는거야...그리고...그리고..."


몸을 비틀거리며 자신의 방에 나오는 니아.

그녀의 방안은 용의 발톱 자국들 투성이로, 전부 '아빠' 라고 쓰여진 글씨들이 가득했어.


"아빠만 사랑하는 딸이 되는 거야♥"


그녀의 메마른 눈동자에는 자신을 따스하게 안아주던 얀붕이의 모습만이 펼쳐지고 있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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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뭔가 되게 표현하고 싶은 장면들이 겁나 많은데 문자 수들이 너무 많아지면 가독성이 떨어질까봐 문제네.

아무튼 우리 모두 효도는 못하더라도 불효짓은 하지말자


다음편은 내일 써올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