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인 관계가 되었든, 친구 관계가 되었든 내가 좀 더 한 발자국 나아가려, 내 쪽에서 좀 더 다가가려 노력했다.


그렇지만 요즘은 그만두려 한다. 힘들다. 나의 노력에 상대방이 상응해주지 않는다는 사실이 이따금 사무치게 아려올 때가 있다. 그럴 때면 나는 침대에 틀어박힌다.


이기적인 생각에서 비롯된 감정이라는 사실은 알고있다. 그렇지만 내가 이기적인 사람인걸, 어떡할까. 아무것도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뭍이 시나브로 다가오는 물을 피할 수 없듯이, 슬픔 또한 그런 것이다. 피할 수 없는 것이다. 잠자코, 파도가 지나 가기를, 기다려야 하는 것. 


나는 멍-하니 모든 감정을 받아들인다. 초연해져야만 한다. 모든 것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