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금 부모한테 이번달 내로 집에서 나가라는 말 듣고 왔어

아직 기반 마련된것도 없고 일자리도 없어

지금까지 남들같이 살아보려고 열심히 산거같은데 아무리 해도 남들처럼 안살아지는거같아


초등학교 4학년때 전학 간 학교에서

머리 크다고 왕따를 당했는데 일진무리한테 찍혀서 좀 쉽지 않았어

재차 전학가서도 소문이 퍼져서 또 똑같이 되고. 같은 동네니 당연했던듯.


중학교 올라가서는 아는 애가 없어서 오히려 다행이었는데

그래도 위축되서 살았던게 남아있더라고. 

그래서 그냥 뭘 당해도 하하 웃어주는 모습으로 지냈어. 

찐따 포지션이긴 해도 덕분인지 친구 몇명 만들었어.


그런데 저렇게 하니까 모든사람을 나보다 위로 보고 있더라. 

친구들 조차도 걔들이 어울려주는라고 단정지었었어. 그땐 정말 그랬을지도 모르고.

타인의 마음에 안든다는 반응이 나에게는 화내는거였고 눈치만 보다 보니 정말로 찐따가 되었어.


아버지가 되게 화내고 고집이 강하신 분이라 벌벌 눈치만 봤었는데

눈치만 보던 그게 모든 대인관계의 태도로 변해버렸어

그 상태로 고등학교를 올라가니 잘 될 턱이 있나

일진들한테 이리저리 장난만 쳐지고

졸업때까지 중학교 친구들 말고는 아무도 없더라.


학창시절에 눈치만 보고 뭘 당해도 웃어주기만 하니까

행복한 기억은 없고 점점 스트레스만 쌓이는데

나쁜상상으로 폭력욕구를 풀었어

그랬더니 사람이 이기적이고 쓰레기가 된거같아


대학은 더이상 새로운 사회에 들어가는게 무서워서 안가고 바로 군대로 갔어

전역하면  안볼 사람들이니까 여기서 이런 날 바꿔서 나가고 싶었어


군대가 공동체 생활인데

나를 건드는거에 되게 예민해져 있었고 

생활하다 보니 

'선임 말은 잘듣고 괴롭혀도 찌르지도 않는데 이기적인 새끼' 

라더라

날 좋아하는 선 후임이 하나도 없었어

전역 할때 즈음엔 나이 많은 후임들이 찐따취급하면서 데리고 놀고

그래도 노력한 덕분인지 내 문제가 뭔지 좀 알거같았어


그 후 알바를 몇개 했었는데 

알선해주는데서 보험금 다달이 떼먹히고

친구 어머니한테도 떼먹히고

업무부적응으로 권고사직당하고

단기알바에서도 안좋게 끝나고

얼마 전 알바에서도 점장이랑 사이가 안좋아져서 그만두고


어떤 사회관계던 마지막을 말아먹고 나오더라고.

물론 상대방의 잘못도 없지는 않았지만 

평범한 사람이라면 해소할수 있는 문제를 나는 방법을 모르겠더라.


항상 처음엔 열심히 하니까 되게 칭찬받았는데

내가 호구잡히는것도 있고 점점 시간이 지나면서 내 민낯이 까이니까

뭘 더 할수가 없더라


그런데 웃긴게

진짜 호구잡힌것들은 

되찾을수도 있었는데 그냥 포기하게 되

습관이 이미 들어버렸더라고



아까 말했듯이 아버지가 좀 그런데

밖에서는 영업용 태도에 가족에게는 함부로 하는 사람이야.

가족에게 그러는 말투, 행동 모든게 너무 싫었는데

어느날 보니까 아버지를 따라하고 있더라.

그때 진짜 머리속이 하얗게 됬었는데

진짜 나 스스로 좋은점 하나 없는데 행동마저 아버지를 닮으니까

내 자신이 너무 혐오스러워졌어.


하나 고치기도 전에 생겨난 건지 몰랐던 건지

자꾸 고쳐야 할 점만 생겨나고

사람들 얼굴만 보면 긴장부터 하고

내 내면이 너무 추악한거 같아서

제일 친밀한 가족 조차도 마음놓고 대할수가 없고


그냥 평범하게 잘 살고싶은데

몇번이나 용기 내 봐도 실패만 해서

관계든 뭐든 더 하기 두려워


이제 나 자신을 고치는것도 더이상 방법을 모르겠고

이 집에서 내가 없어져야 하는것도 맞는거 같고

다시 보니 스무살에서 조금 더 객관화만 된 나만 있고



하늘나라 가는거야 늘상 하던 생각인데

죽고나서 세상이야 금방 잊는다지만

지인한테 민폐잖아

가족, 지인이 그렇게 됬다는 경험을

다른사람들에게 죽을때까지 박아둘 용기도 없어


이제 점점 용기 내보는것도 벅찬데

인생에 행복했던 기억이 20년 가까이 없다는게 

남은 인생이 행복할수 있다는 상상이 안들어


인생이 앞 뒤로 꽉 막힌거같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