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로하

오늘은 꽤 붐비네요


야치요

일용품 세일이라 그래. 게다가 반찬 할인도 시작됐어


츠루노도 있으니까 흩어져서 필요한 물건을 모으자


우이

오늘 저녁 반찬은 뭘까~


펠리시아

고기다 고기다 고기다───!! 으르르릉!


츠루노

오오...펠리시아가 울부짖고 있어...


요즘 고기 안 먹였어?


야치요

안 먹이진 않았지만


여유가 없으니까 매일 먹일 순 없어


게다가 밸런스도 잘 생각해서 먹지 않으면 자라질 않으니까


펠리시아

그럴 리 없어!


대왕곤볼에서도 그랬다고


『고기를 먹지 않으면 강해질 수 없어!!』라고!


츠루노

나왔다 명언!


야치요

아무튼 오늘 저녁은 고기 아니니까


미카즈키 장에서 살고 있는 이상 너도 협력 하렴


펠리시아

...이대로는 난 강해질 수 없어─...


츠루노

포기할 거야? 펠리시아


『절망 속에야 말로 승기가 있다!!』


펠리시아

오오!? 저번 주 대왕곤볼에 나온 대사!?


근데 나는 지금 절망이란 느낌은 아닌데?


츠루노

먹고 싶어도 고기를 먹을 수 없어...이 이상의 절망이 있을까?


펠리시아

과연...


그런 거구나 츠루노! 해주겠어─!!


-뛰어가는 펠리시아


츠루노

에, 펠리시아!?


우이

어디로 가는 걸까?


이로하

안 좋은 예감이 들어...


야치요

나도 그런 기분이 들지만 지금은 쇼핑을 끝내는 것이 우선이야

사나

결국 펠리시아 양은 보이지 않았네요...


야치요

삐져서 먼저 돌아가버린 것 아냐...?


점원

이상 합계 22품목이 되겠습니다. 다 합쳐서...


야치요

........에!?


이로하

뭔가요 이 금액!? 


야치요

이상한걸, 할인 상품만 노렸는데...


우이

...아, 이거 봐봐!


야치요

왜 이렇게나 비싼 고기가 우리 바구니 안에...


펠리시아

절망 속에야 말로...승기가 있다...


야치요

저 녀석...


이로하

어느 틈에 고기를 넣어둔 모양이네요


야치요

하지만, 이렇게 비싼 고기 살 수 없어...


점원

손님, 죄송합니다만...


야치요

네?


점원

본점은 오늘 굉장히 혼잡스럽기에 슬슬 계산을 해주셨으면...


야치요

에, 하지만, 이 고기는...


점원

다른 손님들도 뒤에서 기다리고 계시고


구입을 검토하실 것이라면 일단 다시 맨 뒷줄로 가주실 수 없을까요...


야치요

아아...진짜! 사겠어!!

우이

펠리시아 씨, 멋대로 물건을 넣으면 안되잖아!


펠리시아

그래도 우이, 이 고기를 보라구


이걸 불로 익히면 육즙이 뚝뚝 떨어지는 일품의 완성이라구?


우이

꿀꺽...


이로하

우, 우이


우이

왜애?

야치요

..........


우이

그, 그런 거 아니니까!?


맛있어 보인다는 생각 하나도 안 했으니까!?


야치요

그래도 괜찮아. 결국 사겠다고 결심한 사람은 나니까


한 번 바구니에 넣어버린 신선 식품을 다시 돌려놓을 수도 없잖니?


그렇다고는 해도 이런 짓은 두 번 다시는 하지 않도록 하렴


펠리시아

흥이다! 고기를 먹을 수 있다면 어떤 벌이라도 받아주겠어


그치? 츠루노!


츠루노

에에!? 나!?


야치요

무슨 뜻이야?


펠리시아

나는 츠루노한테 조언을 받은 거라고


『절망 속에야 말로 승기가 있다!!』라고


그래서 나 떠올린 거야


계산대에 도착할 때까지의 순간에 승기가 있다고!

츠루노

격려해주려고 했을 뿐인데...


야치요

그럼 벌칙으로 너희는 고기 없으니까


츠루노 &펠리시아 

뭐라고!?


야치요

...라는 것도 좀 가여우니까, 창고 정리 부탁해


-식사 후


펠리시아

후하아~ 잘 먹었다! 믿기지 않을 만큼 맛있었어


츠루노

그야 고급 고기니까!


펠리시아

고급인가─


이로하

그것도 모르고 넣은 거야?


펠리시아

오우! 제일 커다란 녀석을 넣어줬다고


사나

그, 그런 거였군요...


야치요

자 그럼, 풀어지기 전에 설거지 해버리자


이로하

그럴까요


사나

아, 저는 이쪽의 접시를...


우이

그럼 나는 이쪽!


야치요

츠루노랑 펠리시아 남은 접시 부탁할게?


펠리시아

나, 못 움직이겠어...


츠루노

힘내라, 펠리시아!


고기도 먹었으니까 강해졌을 거야!


펠리시아

당장은 무리야─


야치요

이대로 잠들면 소가 돼버린다?


펠리시아

소가 되면 접시 안 닦아도 되는 거 아냐?


츠루노

왠지 재미있을 것 같은 제안이네!


펠리시아

음메─...


츠루노

풉, 펠리시아, 뭐야 그게


펠리시아

그야 당연히 소지. 츠루노도 해보라고


츠루노

어디...음메~...


펠리시아

오오! 제법 잘하잖아!

야치요

...하아, 이제 됐어


츠루노

에!? 나 그렇게나 소랑 똑같았어!?


야치요

그게 아니라...


너희한테는 다른 일을 부탁할게


츠루노

설마 그거...


야치요

그렇게 됐으니 약속대로 창고 정리 부탁해


펠리시아

네에─


츠루노

야, 야치요─


나도 해야 하는 거야?


야치요

미안하지만 츠루노는 감독을 해줬으면 하거든


쟤 혼자서는 땡땡이만 치니까 벌이 안 돼


츠루노

그런 거라면야...좋아, 맡겨줘!


야치요

고마워, 츠루노

야치요

식후의 티 타임은 진정되네...


이로하

슬슬 츠루노 쨩네도 부를까요?


야치요

그러자


펠리시아의 목소리

어─이 다들~


사나

...어라? 벌써 돌아왔는데요?


펠리시아

헤헤헷, 재미있는 거를 찾아냈어


우이

재미있는 거? 뭔데 뭔데?


펠리시아

이거닷!


이로하

사진...?

야치요

─읏!? 잠깐!!


펠리시아

우와! 위험해라!!


야치요

이리 내놔!!


펠리시아

뭐 어때서 그래!


츠루노

미안 야치요!


멈추려고 했는데, 그 너무...드문 물건이라


이로하

드물어...?


앗! 이 사진 속 사람, 야치요 씨!?


사나

하지만, 지금보다 훨씬...


펠리시아

그치? 어리지?


츠루노

같이 사진에 찍혀있는 여자애들도 같은 나이로 보이지!


이로하

...아!


혹시 이거


전에 모델 동료들과 유닛을 짜고 있었던 시절의...

야치요

...그래, 맞아


꽤나 또 옛날 물건을 찾아내버렸구나


이로하의 말대로 이 사진은 유닛 멤버끼리 찍은 사진이야


아마...12살 무렵이었을 걸


펠리시아

유닛?


야치요

몇 사람끼리 팀을 짜서 다양한 촬영에 임하는 거야


...뭐, 진작에 해산했지만


펠리시아

어째서야, 혼자 보다는 여럿이 하는 편이 즐겁잖아


야치요

지금이라면 그럴지도 모르겠지만


그 시절의 리더는 말이야, 그럴 순 없었어


자아, 이리 내놔!


펠리시아

우아앗!


왜 그렇게나 싫어하는데?


야치요

...그야 이런 걸 봐도 재미있지도 않으니까


이로하

...그, 그래도 제가 봤을 땐 멋져 보였어요!


야치요

고마워, 이로하


...그런데 너희들. 창고 정리는 어떻게 됐어?


펠리시아

...아


츠루노

에헤헤─ 도중에 앨범을 찾아버린 바람에...


야치요

정말...나머지도 부탁할 테니까


츠루노 &펠리시아 

네─에!


-밤


이로하

후아아~...


(어라, 야치요 씨? 아직 일어나 있었네...)


(뭐하고 있는 걸까...)

이로하

야치요 씨


야치요

어머, 이로하


이로하

아직 안 주무세요?


야치요

으─응...좀 더 있다가


이로하

그거...가계부죠? 이번 달...많이 어려워요...?


야치요

...그래


이로하

그럼, 오늘 고기도...


야치요

가계에 큰 데미지였어


이로하

그렇겠죠...


저희가 할 수 있는 일 뭐 없을까요?


야치요

으─응...츠루노는 반반자이에서 일해야 하고


너희들도 알바는 할 수 없잖니?


이로하

그렇다고 야치요 씨한테만 맡겨둘 수는...


야치요

신경 쓸 필요 없어. 나는 이곳의 가장이니까


이로하

.........


(이래서는 여태까지처럼 결국 야치요 씨한테만 의지할 뿐이야)


야치요

일단, 사무소에 상담 좀 해볼까


이후 예정도 조정해달라고 해야지...


이로하

저, 저기!


야치요

왜 그러니?


이로하

모델 일은, 역시...그 힘들죠?


야치요

에?


...뭐, 그렇지


보는 그대로의 인상과는 다르게 기술도 필요하고 꽤 어려울 거야


카메라를 통해서 내면까지 보여버리고 마니까


이로하

내면...인가요


야치요

스스로에게 자신이 없다면, 마음의 갈등 같은 것이 표면에 드러나버려


이로하

과연...역시, 힘든 거네요


야치요

해보고 싶어?


이로하

엣?


아, 아니아니 그런, 저 따위가...


야치요

그래?


이로하가 모델 일 관련해서 물어본다니 의외였으니까


이로하

그건, 아까 봤던 사진이 엄청 인상에 남아있어서...


야치요 씨한테 있어서는 힘들었던 기억일지도 모르겠지만


저한테 있어서는 역시, 엄청 멋있어서...


야치요

후후후. 정말 고마워 이로하


이로하

아, 아뇨, 쓸데 없는 질문해서 죄송해요...


그럼 전 이만...


야치요

그래, 잘 자렴


이로하

안녕히 주무세요


(아르바이트를 할 수 없는 이상, 적어도 야치요 씨를 위해서)


(일 관련 고민이라도 들어줄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지만)


(프로한테 『힘드세요?』 라니, 실례였겠지...)


...하아


사나의 목소리

무슨 일 있으세요...?


이로하

꺄앗

사나

앗, 죄송해요...


이로하

...사나 쨩. 무슨 일이야?


사나

눈이 떠져서요...


그랬더니, 한숨을 내쉬는 이로하 씨가...


이로하

그랬구나...


방금 전까지 야치요 씨랑 얘기하고 있었는데


가계 꾸리는 거라던가 이것저것 힘들어 보였어


우리도 뭔가 해야만 하는 것 아닐까 해서...


사나

.........


이로하

앗, 미안해. 잡고 늘어져서...


사나

아, 아뇨, 먼저 말 건 사람은 저니까요...


안녕히 주무세요, 이로하 씨...


이로하

잘 자, 사나 쨩

야치요의 매니저

...과연, 사정은 잘 알겠어


만약 다른 일이 들어오면 조정해줄 테니까 언제든 말해주렴?


야치요

폐를 끼쳐 죄송합니다


야치요의 매니저

괜찮아


오히려 야치요는 그 나이에 지나치게 고생하는 것 같으니까


너무 무리하지 않도록 해


야치요

네, 감사합니다


그래도, 다음 기획은 반드시 성공 시키겠습니다


야치요의 매니저

카미하마 특집 기사 촬영이지?


야치요

네, 페어를 짜서 모델과 함께


지역의 패션이나 맛집을 쫓아가며 촬영하는...


야치요의 매니저

그거 말인데... 


야치요랑 함께 페어를 짤 예정이었던 애가 요즘 안 좋은 것 같아


야치요

에? 그런가요...


야치요의 매니저

출판사는 다른 사무소에 여기저기 연락하며 대신 할 애를 찾는 모양인데


야치요

촬영 당일까지 찾을 수 있을 것 같나요?


야치요의 매니저

꽤 비산 개런티를 제시하고는 있는데...


페어가 될 너랑 상성도 따져야 하잖니?


좀처럼 잘 들어맞는 분위기의 애가 없어서...


이렇게 된 이상 초보라도 상관 없다고 할 정도니까


야치요

상관 없나요?


야치요의 매니저

컨셉만 제대로 지켜주고 야치요랑 나란히 섰을 때 그림만 좋다면야


야치요

............


-회상

이로하

모델 일은, 역시...그 힘들죠?


야치요

제 친구 중에 한 명, 모델이 흥미를 가진 애가 있는데...


야치요의 매니저

정말?


야치요

보장은 없지만...


야치요의 매니저

그 애랑 사이는 좋아?


야치요


야치요의 매니저

흐─응...


야치요

...왜 그러시죠?


야치요의 매니저

아니, 야치요 네가 그렇게 솔직하게 사이 좋아요 라고 대답할 줄이야


약간 의외지만, 그 만큼 흥미도 생기는걸


일단, 그 애를 데려와 보렴


야치요

알겠습니다


(모처럼 이로하가 모델 일에 흥미를 가져줬으니까)


(출연료도 좋다면 둘이서 자금난을 극복해봐야지)


(그건 그렇고...)


(이로하랑 촬영이라니, 왠지 조금 이상한 기분이 드는걸...)

야치요 (음성첨부)

그래, 아마도 이로하라면 해줄 거야



여유가 있을 때 미번역 스토리 얼른 다 해버려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