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XX보다는 상황이 낫지 않냐' 'XXX같은 사람들보다는 행복한 삶을 살고 있지 않냐' '니가 뭐가 부족해서 그러냐' 같은 말들

나는 사는 게 힘든 친구들이 진짜 이런 말 어느 정도 걸러들었으면 좋겠음
대체 그 행복을 누가 정했을까? 그 사람들보다 가진 게 많다는 물질적인 만족도나 뭐 그 사람들보다 약간 더 사회적인 위치가 좋다는 거? 지금 네가 힘들고 불행하다면 그게 100% 행복이 아니란 건 이미 알고 있을거야.

잘 나가는 듯 보이면서 정신병 가진 사람들 되게 많은 것 보면 알듯이, 사람들은 지금 자신의 위치에서 얼마든지 불행해질 수 있어. 지식인은 지식인이라 힘들고, 바보는 바보라 힘들더라. 

그러니까 나는 이런 말들, 친구들이 안 들었으면 좋겠어. 누구나 행복할 권리가 있는 만큼 누구나 불행할 자격도 있는 거거든. 


혹은 '이미 다 큰 사람이' '어른이 돼가지고 왜 그런 생각을 하냐' 같은 말들

그 누구도 안 힘들 만큼 성숙한 사람은 없음. 주변에 진짜 참 어른같고 역경을 이겨낸 멋있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 사람들도 지금 우리만큼, 혹은 그 이상으로 힘들었을걸? 그리고 더 큰 위기를 부딪혔을 때 또 힘들어하기도 할 거야. 그 역치가 좀 우리보다 많이 높은 분들인거지.
사람은 평생 완성되지 않기 때문에 '어른이 돼 가지고' 같은 말에도 기준이 없어. 40, 50살을 먹고도 멘탈이 약한 사람도 많거든. 그래도 되게 성숙하고 똑똑한 어른 분들 보기에는 어린 친구들 자기가 보기에는 다 큰 것 같아도, 인생이란 사람이 완성돼 나가는 과정이기 때문에 아직 그냥 약하고 어린 친구에 불과하거든. 나는 저런 말 적당히 위로 잘 못하겠어서 하는 말들이 아니라 진심으로 애들한테 '왜 다커서 그런 생각 하냐' 이러는 사람치고 진짜 어른같은 사람, 고생도 많이 해보고 이겨낸 것도 많은 그런 사람 단 한 명도 못 봤음. 

비슷한 맥락으로 여러분 부모님도 너희들이 다 컸는데 왜 그러냐는 반응, 아들이나 딸이 진짜 힘든 거 알면 그런 말 앤간해선 안하실 거임. 아이를 키우면서 아이가 크는 만큼 부모도 크고, 더 너그러워지게 되더라. 그래서 생각보다 너희 부모님은 너희보다 더 성숙하고, 생각보다 너그러운 사람들임. 그래서 진심으로 힘들다고 말한다면, 의사 이상으로 의존하고 도움 받을 수 있는 사람이 당장은 부모님이고, 부모님이 없다면 주변의 가족 어른인거임.


그래서 나는 위의 두 가지 말들은, 지금 힘든 어린 친구들이 그냥 무시했으면 해. 여기 있는 사람중에 행복하기만 할 수 있는 사람도 없고, 완전히 어른처럼 모든 걸 감내할 수 있는 사람도 없음. 이유는 너희가 절대적으로 어려서가 아니라, 그냥 사람이라 그런거야. 사람이 원래 그렇다는 거지.


글이 길어졌는데 다들 어딘가 아픈 일이 있다면 화이팅하고

위에는 그냥 내가 어렸을 때 많이 힘들었어서 이런 생각도 해봤다 하고 적어본거야.. 챈에 어린 친구들 보면 공감이 많이 가네 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