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BVTT


1

00:00:04.500 --> 00:00:10.620

선배… 그게 진짜예요?


2

00:00:10.620 --> 00:00:16.850

음… 정말로 그런 일이 일어날 수가 있구나…


3

00:00:16.850 --> 00:00:21.850

그래도 액땜 좀 하는 게 좋겠어요…


4

00:00:21.850 --> 00:00:31.570

다음에 제가 선배한테 소금 좀 뿌려줄게요…


5

00:00:31.570 --> 00:00:37.000

선배… 쪽…


6

00:00:37.000 --> 00:00:42.970

재밌는 이야기 고마워요…


7

00:00:42.970 --> 00:00:49.950

이 이야기로… 아까 선배의 실수 좀 덮어줄게요…


8

00:00:49.950 --> 00:00:55.900

음… 아까 제가 좋아하는 이유 백 가지 말해달라고 했을 때…


9

00:00:55.900 --> 00:00:58.920

미묘하게 자잘한 걸로 때우고…


10

00:00:58.920 --> 00:01:02.700

일부러 하나를 쪼개서 숫자를 늘리고…


11

00:01:02.700 --> 00:01:06.550

잔머리 굴려서 저를 속이려 했죠…


12

00:01:06.550 --> 00:01:14.270

60번째쯤엔… 제 머리카락이 부드럽다, 눈이 예쁘다 이런 식으로…


13

00:01:14.270 --> 00:01:18.600

외모 장점만 말하기 시작했어요…


14

00:01:18.600 --> 00:01:32.750

80번째 넘어가선… 키스가 야하다, 말로 놀리는 단어가 풍부하다… 이런 성적인 장점들…


15

00:01:32.750 --> 00:01:38.220

저를 엄청 불안하게 했어요…


16

00:01:38.220 --> 00:01:48.150

그래도… 아까 이야기 꽤 재밌었으니까… 용서할게요…


17

00:01:48.150 --> 00:01:59.300

게다가… 재밌기만 한 게 아니라… 행복했어요…


18

00:01:59.300 --> 00:02:13.020

음… 저 연인끼리 사랑 나눈 뒤에… 별 내용 없는 얘기 나누는 분위기를 늘 동경했어요…


19

00:02:13.020 --> 00:02:17.620

지금까지는 제가 선배를 너무 짜내서…


20

00:02:17.620 --> 00:02:26.470

끝나고 나면 지친 선배 생각해서… 바로 재워줬죠…


21

00:02:26.470 --> 00:02:39.820

선배가 잠든 뒤… 혼자 천장 보면서 보내는 시간이… 좀 외로웠어요…


22

00:02:39.820 --> 00:02:56.600

그래서 이렇게 선배가 재밌는 이야기 해주는 거… 정말 기뻐요… 행복해요…


23

00:02:56.600 --> 00:03:11.270

사랑만이 아니라… 선배가 제 내면도 좋아해준다는 걸 느껴서… 진짜 행복해요…


24

00:03:11.270 --> 00:03:19.620

다만… 선배… 무리하지 마요…


25

00:03:19.620 --> 00:03:31.000

졸리면… 저 신경 쓰지 말고… 그냥 자도 돼요…


26

00:03:31.000 --> 00:03:38.820

음… 그래요? 알았어요…


27

00:03:38.820 --> 00:03:46.770

그럼 좀 더 얘기해요…


28

00:03:46.770 --> 00:04:02.800

그렇죠… 아까 계속 선배가 얘기했으니… 이제 제가 얘기해도 될까요?


29

00:04:02.800 --> 00:04:06.500

괜찮아요…


30

00:04:06.500 --> 00:04:16.670

게다가… 선배랑 제 소중한 기억을 나누고 싶어요…


31

00:04:16.670 --> 00:04:22.920

선배 괜찮죠?


32

00:04:22.920 --> 00:04:28.820

음… 고마워요…


33

00:04:28.820 --> 00:04:34.720

그럼 실례할게요…


34

00:04:34.720 --> 00:04:45.100

몇 년 전 만난 고양이 이야기예요…


35

00:04:45.100 --> 00:04:59.570

그 고양이는 새하얗고… 부드러운 털에… 사파이어처럼 맑은 눈을 가졌어요…


36

00:04:59.570 --> 00:05:10.520

학교에서 집에 가는 길에… 우연히 그 고양이를 보고… 예쁜 외모에 홀렸어요…


37

00:05:10.520 --> 00:05:18.620

한동안 넋 놓고 쳐다봤어요…


38

00:05:18.620 --> 00:05:25.470

그러자 그 고양이도 저를 마주 봤어요…


39

00:05:25.470 --> 00:05:29.820

제게 적대감이 없다는 걸 느낀 걸까요…


40

00:05:29.820 --> 00:05:35.650

천천히 제 쪽으로 다가왔어요…


41

00:05:35.650 --> 00:05:42.750

저도 기뻐서 손을 내밀었죠…


42

00:05:42.750 --> 00:05:51.070

그러자 고양이가 제 손바닥에 턱을 대고… 볼을 비비더라고요…


43

00:05:51.070 --> 00:05:59.320

그 귀여운 모습… 처음 봤을 때의 고상한 인상과 완전 달랐어요…


44

00:05:59.320 --> 00:06:03.200

그래서 더 매력적이었어요…


45

00:06:03.200 --> 00:06:13.670

참지 못하고… 다른 손으로 부드럽게 머리를 쓰다듬었어요…


46

00:06:13.670 --> 00:06:21.000

그러자 골골… 방울 소리처럼…


47

00:06:21.000 --> 00:06:34.150

예쁜 소리를 내면서… 제게 몸을 비비며… 볼을 핥기 시작했어요…


48

00:06:34.150 --> 00:06:39.570

너무 갑작스러워서… 반응할 틈도 없었어요…


49

00:06:39.570 --> 00:06:47.350

거친 혀가 간지러웠지만… 정말 기분 좋았어요…


50

00:06:47.350 --> 00:06:54.000

저도 막지 않고… 그냥 핥게 뒀어요…


51

00:06:54.000 --> 00:07:06.650

만족스럽게 핥았는지… 저를 놓고 길가에 앉더라고요…


52

00:07:06.650 --> 00:07:12.170

궁금해서 쳐다봤더니…


53

00:07:12.170 --> 00:07:20.250

이번엔 배를 까고 길바닥에서 데굴데굴 굴렀어요…


54

00:07:20.250 --> 00:07:29.550

고양이가 데굴데굴 구르다니… 이런 별거 아닌 생각 하면서 다가갔더니…


55

00:07:29.550 --> 00:07:41.000

머리를 땅에 대고… 몸을 완전히 풀더라고요…


56

00:07:41.000 --> 00:07:50.670

야생을 완전히 잊은 채… 저한테 온 힘을 다해 애교를 부렸어요…


57

00:07:50.670 --> 00:08:00.670

지금 생각해보면… 이 점이 선배랑 좀 비슷하네요…


58

00:08:00.670 --> 00:08:10.820

그 뒤로 저도 그 애교에 응해서… 쓰다듬고 안아줬어요…


59

00:08:10.820 --> 00:08:18.920

정신없던 사이 해가 져서… 통금 시간이 됐어요…


60

00:08:18.920 --> 00:08:25.400

더 같이 있고 싶었지만…


61

00:08:25.400 --> 00:08:29.570

가족이 걱정할까 봐…


62

00:08:29.570 --> 00:08:38.570

고양이 말로 인사하고… 혼자 집에 가는 길에 올랐어요…


63

00:08:38.570 --> 00:08:45.850

그러자 고양이가 제 말을 알아들은 것처럼…


64

00:08:45.850 --> 00:08:53.970

계속 몸을 비비며… 가지 말라고 했어요…


65

00:08:53.970 --> 00:08:57.870

저도 아쉬웠지만…


66

00:08:57.870 --> 00:09:09.650

마지막으로 머리 한 번 더 쓰다듬으며… 내일 또 온다고 말했어요…


67

00:09:09.650 --> 00:09:13.820

그리고 집으로 향했죠…


68

00:09:13.820 --> 00:09:21.820

그 뒤로… 길을 좀 걷다가… 모퉁이에 도착해서…


69

00:09:21.820 --> 00:09:30.450

마지막으로 손 흔들며 인사하려고 뒤돌아봤는데…


70

00:09:30.450 --> 00:09:37.670

고양이가 저를 따라오고 있었어요…


71

00:09:37.670 --> 00:09:44.550

저를 발견한 뒤 멈추더니… 멈췄어요…


72

00:09:44.550 --> 00:09:50.850

야옹… 야옹… 기쁜 듯이 울었지만…


73

00:09:50.850 --> 00:10:03.600

조금 서글픈 소리로 저를 계속 쳐다봤어요…


74

00:10:03.600 --> 00:10:13.720

그 모습 보고… 집에 데려가서 키울까 했어요…


75

00:10:13.720 --> 00:10:17.250

근데 엄마가 고양이 알레르기가 있어서…


76

00:10:17.250 --> 00:10:20.620

결국 키울 수 없었죠…


77

00:10:20.620 --> 00:10:33.070

미안하다고 말하고… 따라올까 봐 뛰어서 집에 갔어요…


78

00:10:33.070 --> 00:10:47.300

그날 이후로… 그 길을 지날 때마다 혹시 다시 만날까 기대했어요…


79

00:10:47.300 --> 00:10:55.420

없는 걸 보면… 조금 허전했어요…


80

00:10:55.420 --> 00:11:05.200

그때 저는 선배나 주변에 다 냉담했었는데…


81

00:11:05.200 --> 00:11:14.200

그 고양이만이 유일하게 제 마음을 솔직하게 보여줄 수 있는 존재였어요…


82

00:11:14.200 --> 00:11:22.370

지금까지도… 깊은 인상을 남겼어요…


83

00:11:22.370 --> 00:11:33.400

언젠가 다시 만나면… 선배한테 소개할게요…


84

00:11:33.400 --> 00:11:41.200

분명 잘 지낼 거예요…


85

00:11:41.200 --> 00:11:52.320

자… 이게 제가 만난 고양이 이야기예요…


86

00:11:52.320 --> 00:12:00.570

저기… 선배… 왜 그래요…


87

00:12:00.570 --> 00:12:07.650

그래요… 그랬구나…


88

00:12:07.650 --> 00:12:12.520

선배 눈에 제가 행복해 보였다면…


89

00:12:12.520 --> 00:12:26.170

가장 좋아하는 사람과 소중한 추억을 나누는 게 기뻐서겠죠…


90

00:12:26.170 --> 00:12:38.300

이런 이야기 원한다면… 선배가 졸릴 때까지 몇 시간이라도 할 수 있어요…


91

00:12:38.300 --> 00:12:44.970

음… 다음엔 뭘 얘기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