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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0:02.483 --> 00:00:12.696


에? 왜 당신을 부를 때 항상 '지휘관'이나 '너'라고만 부르고 절대 이름을 부르지 않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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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0:14.436 --> 00:00:18.652


그건 새삼스럽게 왜 물어본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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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0:20.040 --> 00:00:26.009


음~ 뭐, 딱히 특별한 이유는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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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0:27.132 --> 00:00:36.046


굳이 말하자면… 아마 제가 이름을 불리는 걸 별로 안 좋아해서 그럴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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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0:37.630 --> 00:00:40.480


당신도 알고 있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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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0:41.380 --> 00:00:46.661


전 태어난 지 얼마 안 돼서 고아원 문앞에 버려졌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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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0:47.851 --> 00:00:50.851


'시엘'이라는 이름 하나만 달랑 남겨진 채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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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0:52.187 --> 00:00:59.914


엄마 아빠였을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무슨 사정이 있었는지도 몰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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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1:01.130 --> 00:01:06.467


알고 싶지도 않고… 알 필요도 없고… 알 방법도 없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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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1:09.487 --> 00:01:15.054


하지만 어떤 마음으로 이 이름을 지었는지는 대충 짐작이 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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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1:16.283 --> 00:01:23.673


'시엘', 어느 먼 나라 말로 '하늘'이라는 뜻이라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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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1:25.905 --> 00:01:32.143


그래요… 매연과 그을음, 모래먼지로 지저분하게 오염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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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1:33.849 --> 00:01:42.739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무거워지는… 그 납빛 하늘의 '하늘'인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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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1:45.446 --> 00:01:47.233


참 최악인 이름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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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1:48.582 --> 00:01:53.405


그치만… 저한테 잘 어울리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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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1:55.459 --> 00:01:58.729


그래서 조금 거부감이 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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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2:00.489 --> 00:02:04.989


남이 제 이름을 부르는 것도… 제가 남의 이름을 부르는 것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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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2:08.315 --> 00:02:10.892


좋아해 보고 싶다는 생각은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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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2:12.255 --> 00:02:14.112


이런 이름이라 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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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2:15.101 --> 00:02:21.234


태어나자마자 바로 날 버린 엄마 아빠라 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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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2:23.149 --> 00:02:24.476


설령 그렇다 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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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2:25.816 --> 00:02:27.966


그런 사람들이 준 것이라 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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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2:29.936 --> 00:02:32.759


이게 그분들이 제게 준 첫 선물일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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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2:35.616 --> 00:02:37.076


…그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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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2:45.362 --> 00:02:51.509


에? 왜 그래요? 그건… 그림책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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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2:52.555 --> 00:02:55.702


근데 꽤 낡아 보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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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2:57.502 --> 00:03:05.071


에? 이게 부모님이 당신에게 주신 첫 선물이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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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3:05.921 --> 00:03:12.494


전쟁 때문에 많은 게 타버려서… 유품이라고 부를 만한 건 이거뿐이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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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3:13.738 --> 00:03:16.604


이걸… 저한테 주시겠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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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3:18.128 --> 00:03:23.655


왜… 왜요!? 그렇게 소중한 걸 제가 어떻게 받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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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3:27.080 --> 00:03:31.450


어떻게 해서든 제게 보여주고 싶은 게 있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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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3:34.980 --> 00:03:38.381


와… 예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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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3:40.153 --> 00:03:45.267


온통 파란색으로 칠해져 있는데… 이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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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3:49.227 --> 00:03:52.427


이게… 하늘이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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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3:54.071 --> 00:03:56.938


전쟁이 심해지기 전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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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3:57.641 --> 00:04:06.481


지휘관 부모님이 어릴 적에는… 하늘이라고 하면 이런 색이었다는 거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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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4:10.940 --> 00:04:20.807


물론 당신도 우리 부모님이 어떤 마음이나 바람을 담아… 제게 이 이름을 지어주셨는지는 모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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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4:22.166 --> 00:04:28.579


모든 아이가 축복 속에 태어나는 게 아니라는 것도 알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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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4:29.539 --> 00:04:36.903


자신의 아이를 경멸하고, 싫어하는 부모도… 흔히 있는 일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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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4:38.429 --> 00:04:44.839


하지만, 적어도 당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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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4:45.376 --> 00:04:53.166


제가 태어난 게 잘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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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4:59.670 --> 00:05:06.076


전부터 느끼긴 했지만… 당신 꽤 로맨티스트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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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5:07.602 --> 00:05:13.889


그런 대사는 보통 부끄러워서 입 밖으로 꺼내기 힘들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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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5:16.062 --> 00:05:21.735


저… 그렇게 융통성 있는 사람은 아니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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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5:22.758 --> 00:05:26.938


자신의 생각을 쉽게 바꾸지 못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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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5:27.833 --> 00:05:37.537


지금 당신이 그렇게 말해줘도… 전 여전히 이 이름이 싫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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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5:39.817 --> 00:05:50.654


하지만, 좋아해 보려고 노력하고 싶어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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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5:56.324 --> 00:06:06.403


그러니까 일단, 그 한 걸음으로서… 그 첫걸음으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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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6:07.783 --> 00:06:13.606


지휘관의… 당신의 이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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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6:20.990 --> 00:06:22.473


됐죠.



51


00:06:26.040 --> 00:06:27.906


정말 좋아해요.



52


00:06:37.086 --> 00:06:41.290


자… 말했어요… 말해버렸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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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6:43.410 --> 00:06:46.820


못 들었으니까 다시 한번 말해달라고요?



54


00:06:50.379 --> 00:06:53.179


그건 말이죠……



55


00:06:54.902 --> 00:07:01.025


그래요… 제대로 못 들은 당신이 잘못한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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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7:01.700 --> 00:07:04.289


그러니까 안 해요! 다음에나 기대하시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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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7:05.856 --> 00:07:10.590


애초에 그런 식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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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7:10.780 --> 00:07:12.303


지휘관…!



59


00:07:12.977 --> 00:07:20.040


당신도 저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똑부러지게 말한 적 없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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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7:21.743 --> 00:07:27.106


이런 건 말로 제대로 표현해야 하는 법이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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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7:27.843 --> 00:07:29.806


그것도 남자가 먼저!



62


00:07:30.480 --> 00:07:36.740


에? 요즘 세상에 남녀를 따지는 건 안 좋은 생각이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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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7:37.968 --> 00:07:41.505


아뇨… 상관없어요. 그건 전혀 상관없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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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7:42.009 --> 00:07:45.786


그런 건 성별을 핑계로 삼으려는 사람들의 헛소리일 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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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7:46.149 --> 00:07:47.636


신경 쓸 필요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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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7:48.069 --> 00:07:55.089


여자애는 남자한테서 마음을 제대로 전해 듣고, 소유당하고 싶어 하는 생물이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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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7:55.239 --> 00:08:01.626


그리고 참고로,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어" 같은 맥 빠지는 대답은 비추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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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8:02.176 --> 00:08:05.139


여기서 대충 얼버무리는 건 금기 중의 금기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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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8:05.513 --> 00:08:07.263


백년 가약도 식어버릴 만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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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8:07.350 --> 00:08:11.490


쥐의 나라 공주님조차 주먹을 날릴 수준의 대죄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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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8:11.800 --> 00:08:16.523


그러니까 어서, 어서요, 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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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8:17.896 --> 00:08:19.346


잠깐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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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8:44.884 --> 00:08:47.447


키스로 얼버무리려 하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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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8:49.007 --> 00:08:52.607


뭐, 안 된다고 한 건 아니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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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8:53.971 --> 00:08:59.411


저를 그런 거 하나로 대충 넘어갈 만한 애라고 생각하셨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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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8:59.853 --> 00:09:01.516


자… 잠깐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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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9:03.099 --> 00:09:07.709


섹스할 때마다 키스부터 시작하는 건 사실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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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9:07.976 --> 00:09:12.256


그래서 몸이 이미 조건반사로 준비가 돼 버렸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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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9:13.199 --> 00:09:17.736


그래도 이런 식으로… 이런 식으로 얼버무리는 건 안 된다고 봐요.



80


00:09:18.506 --> 00:09:19.656


싫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