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옛적 어느 한 나라에서는 나이가 예순이 넘어갔을 때 반드시 버려야만 하는 법이 존재했다.


그 방법은 가지각색으로 어떻게든 구성원 중에 노인의 입을 줄여 부족한 식량자원을 보존하는 궁여지책이었던 것이다.


이토록 잔인한 법은 처음엔 섣불리 받아들여지지 않았으나, 이를 노린 왕의 뜻으로 곧 시행하지 않은 일족들은 멸문지화를 입게 되었다.


그리하여 이 나라엔 노인의 자리란 있기 힘들 지경에 이르렀다.




어느 일족의 가장인 한 노인은 결국 나이가 예순이 넘게 되었다.


이를 염려한 노인의 손자는 아비와 함께 아무도 모르는 곳에서 땅굴을 파기 시작하였고, 노인을 그곳에 숨겨 봉양을 시작하게 되었다.




이 무렵 외국에서 사신이 어느 나라에 당도하게 되었다.


그 사신은 왕에게 기이하게 생긴 구슬에 실을 꿰는 법, 입구가 좁은 호리병 안쪽에 종이를 붙이는 법, 나무토막의 뿌리를 찾는 법


위 세 가지의 수수께끼를 내었다.


왕은 수수께끼를 해결하는 이에게 큰 벼슬과 공주와 혼인을 약속한다는 포고문을 내걸었다.




이 소식은 땅굴 속 노인의 손자에게 닿게 되었다.


손자는 땅굴 속 노인을 찾아가 수수께끼에 대한 해답을 물었고, 이내 고심하던 노인은 손자의 귀에 무언가를 속삭이기 시작했다.




손자는 가죽으로 만들어진 어느 물건을 등에 이고 궁에 모습을 드러내었다.


그리고 곧장 외국에서 온 사신이 내었던 세 가지의 수수께끼를 모두 풀어내었다.




기이하게 생긴 구슬은 한쪽 구멍에 꿀을 바른 채로 개미의 허리에 실을 묶어 다른 구멍으로 밀어 넣어 실을 꿰어냈다.


입구가 좁은 호리병은 안쪽에 닥나무 껍질과 풀을 넣은 채로 흔들어 말려내니 조잡하나마 종이가 발려있었다.


나무토막은 가져온 물이 든 그릇에 곧바로 던져넣으니 기이한 비명을 지르며 뿌리를 내리기 시작했다.




왕은 이 광경을 지켜보며 놀라움을 금치 못하였으나, 외국에서 온 사신은 그렇지 못한 눈치였다.


이내 사신은 또 다른 수수께끼를 내었으니


의문의 어느 짐승 한 마리를 꺼내어놓고 이 짐승의 정체를 찾으라는 수수께끼였다.




손자의 얼굴엔 순간 당혹감이 어렸다.


이 자리엔 지혜를 물을 노인도 없으며, 혼자서는 수수께끼를 풀어낼 여력이 되지 못하였다.


손자는 자신이 가져왔던 가죽 포대를 바라보더니 피눈물을 흘리며 울부짖었다.


이내 손자는 가죽 포대를 칼로 찢어 그 안에 든 것을 꺼내 보였다.







손자가 꺼내 든 어떤 것


그리고 그 자리에 있던 이들의 행방


이후 내용에 대한 것은 흔적도 없이 사라진 나라로 인해 그 어디에도, 어떤 것도 전해지지 않아 알 방법이 없다.




다만 한 가지


이후 노인을 버리는 법은 어느 나라에서도 찾아볼 수 없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