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환사 아카데미에서 짱먹는 티라노가 보고싶다...

마법을 쏟아부어도 꿈쩍도 하지 않는 최강 티라노가 보고 싶다... 

아무튼 짱짱쎈 티라노가 보고 싶다... 


개연성 생각안하고 가볍게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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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하게 읽던 소설에 빙의했다. 


마법 아카데미라면서 죄다 소환수만 끌고 다니는 이유가 뭐냐고 댓글로 물었더니 궁금하면 직접 알아보라며 빙의당했다. 


심지어 엑스트라 몸에 넣는 것도 귀찮았는지 이름도 얼굴도 지구에서의 모습 그대로. 


" 다음! 김장붕! "


심지어 시간대도 입학시험 바로 직전. 얼떨결에 올라간 단상에서는 빛나는 소환의 돌과 마주했다. 


" 뭐하나? 얼른 준비해! "


얼타고 있는 내 모습에 곧바로 떨어지는 교관의 불호령. 


글로만 마주하던 상황을 직접 마주하니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어떤 소환수가 나올까. 그리폰? 와이번? 아니면 나도 주인공의 에고소드? 


잠깐 뒤를 돌아보자 주인공은 아직 대기 중이었다. 그 말은, 에고 소드의 주인이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는 것. 


' 뭐가 됐든 제발 사기캐로! '


소환수 하나만 잘 뽑아도 떵떵거리며 살 수 있는 아카데미. 머릿속으로 개사기 능력을 가진 소환수들을 떠올리며 돌 위로 손을 올렸다. 


본래라면 밝게 빛내며 소환사와 공명해야 하는 소환의 돌. 


" 뭐야? 이거 왜 이래? "


몇 차례 툭. 툭. 손으로 쳐보아도 반응은 일어나지 않았다. 


" 김장붕. 불합... "


쿵. 


소환사 아카데미 입학의 기준 중 가장 기본적인 건 소환수의 유무. 반응이 없는 돌을 보며 불합격 판정을 내리려던 교관의 앞으로 커다란 알이 떨어졌다.


" 뭐야, 알? "


소설의 내용을 다시금 떠올려봐도 알로 나오는 소환수는 이제껏 전무. 그래도 알의 상태라는 건, 최소한 흔해빠진 종류는 아니라는 점이다. 


" 아직 부화하지 않은 상태인가? 잠깐 기다리게. "


교관이 감정사를 부르는 사이 커다란 알을 향해 다가갔다. 


노란빛의, 수박만 한 크기에 타원형 알. 어디서 본 것 같은 묘한 생김새. 


" 잠깐 물러나주세요. 확인해 보겠습니다. "


멀지 않은 곳에서 대기 중이던 감정사가 알을 향해 다가갔다. 


" 보자... 이제껏 한 번도 본 적 없는 종류의 소환수군요. 아무래도 파충류 계열의... 음? 마력 적성이 1? "


마력적성. 자세히 설명하자면 길어지지만, 간단하게 줄이면 사실상 얼마나 강한 능력을 가진 지를 나타내는 수치. 


그 말에 얼굴이 굳을 수밖에 없었다. 마력 적성이 1이라는 건 사실상 지나가는 개보다 조금 나은 정도. 


" 마력 적성이 1이면 단순한 도마뱀이나 조류 정도가 되겠네요. 자세한 건 부화를 해야 알 수 있겠지만. "


" 감사합니다. 일단 소환은 됐으니... 김장붕 합격. "


교관이 합격처리를 하는 사이 커다란 알 위로 작은 실금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파스스. 


몇 차례의 진동과 함께 갈라지기 시작한 알 껍질 사이에서, 녀석의 눈을 마주칠 수 있었다. 


한눈에 봐도 거칠고 단단한 피부. 길게 세로로 찢어진 노란 눈동자. 


그 모습을 마주하고 나서야 묘하게 낯익은 알의 정체를 알아낼 수 있었다. 


어릴제 즐겨보던 쥬라× 공원. 


녀석은 공룡이었다. 


그것도 백악기 최고의 포식자인. 



" 어이! 김장붕! "


휙.


뒤통수로 무언가 가벼운 천 같은 것이 날아왔다. 


떨어진 것은 고급 진 장갑. 


" 네가 아무리 덜떨어진 평민이라도 이게 무슨 의미인진 알고 있겠지? "


건들거리며 다가오는 삼류 엑스트라. 이름도 제대로 기억나지 않는 녀석이었다. 


원래라면 원작 주인공에게나 시비를 걸고 다닐 녀석이 고른 타깃은 나. 아무래도 무언가 있어 보이는 철검보다는 아카데미에서 마력 적성도가 1이라고 낙인찍어준 이쪽이 더 만만해 보였다 보다. 


" 아무리 생각해도 같은 파충류로 네가 너무 수치스러워서 말이야. "


녀석의 등 뒤에는 커다란 샐래맨더가 따라 움직이고 있었다. 수많은 소환수들 사이에서 나름 당첨이라 부를 수 있는 녀석. 


그와 대비되는 이쪽의 소환수. 겉보기에는 30cm의 크기의 작은 도마뱀. 특이한 점이라면 두발로 걸어 다닌다는 것 정도. 


주변을 지나가던 학생들은 모두 이쪽을 안쓰럽다는 눈으로 바라보았지만 선뜻 나설 생각은 하지 못했다. 다음 희생양은 또 누가 될지 모르는 일이니까. 


" 정 겁난다면... "


" 뭐, 좋아. "


무어라 잡소리를 시작하려던 녀석의 말을 중간에 끊어버리고는 결투를 받아주었다. 


" 뭐, 뭐? "


너무나도 쉽게 받아들이자 오히려 당황한 녀석. 잠깐 이쪽의 소환수와 자신의 샐러맨더를 번갈아 보더니 씨익, 보기 싫은 웃음을 내비쳤다. 


" 길게 볼 것 없이 여기서 바로 하지? "


마침 마주친 곳이 아카데미의 훈련장. 골렘부터 와이번까지, 거대한 소환수들이 나다닐 만큼이나 넓은 공간은 소환수간의 결투를 벌이기에 충분했다. 


" ... 무슨 자신감인진 모르겠지만 네 바보 같은 도마뱀이랑 작별 인사를 해두는 게 좋을 거야. 샐러맨더! "


당당하게 자신의 뒤에 있던 소환수를 앞으로 내세우는 녀석. 


결투가 성사되는 것을 들은 주변 학생들은 넓은 원을 그리며 뒤로 물러섰다. 


조금 더 많이 물러나는 게 좋을 텐데. 


몸을 숙여 아직 아무것도 모르는 점박이의 머리를 몇 차례 쓰다듬으며 목줄을 풀어주었다. 


" 혼내주는 건 괜찮은데... 건물은 부수면 안 된다? "


알아들었는지 고개를 몇 차례 끄덕이는 녀석. 목줄을 풀고 뒤로 물러나자 점점 원래의 크기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아직 자라는 중이라 몸길이는 7m, 몸무게는 1t쯤. 


본래의 크기로 돌아온 티라노사우루스, 점박이. 


교수들 이외에는 본 적 없는 모습의 소환수를 처음 마주한 녀석의 얼굴은 커지는 것과 동시에 썩어 들어가기 시작했다. 


" 시, 시발. 몸집만 크지 마력 적성도는 별것 없어! 태워버려 샐러맨더! "


녀석의 명령에 힘차게 불을 내뿜는 샐러맨더. 맹렬하게 타오르던 화염구는 점박이의 몸에 상처하나 내지 못했다. 


크르릉. 


불길에 맞았음에도 간지럽다는 듯 낮은 울림을 내뱉는 점박이. 


쿵, 쿵. 


한 발자국 내딛기만 해도 주변이 울리는 발걸음으로 천천히 걸어간 점박이는 그대로 샐러맨더를 짓밟아버렸다. 


" 샐러맨더!!!!! "


정령계 소환수인 만큼 시간이 지나면 다시 돌아오기야 하겠다만, 흔적도 남기지 못하고 사라진 충격에 그대로 쓰러진 녀석. 


일주일이 지나서야 돌아온 녀석은 다시 작아진 점박이의 눈조차 제대로 마주치지 못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