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여신은 사라져라!!!"


"우리는 영생을 원한다!!!"


"죽음 따위 이단이다!!!"


수많은 인간들이 대신전 앞에서 소리친다.


그녀를 따르던 신도조차 감화되어 경전을 찢고 소리쳤다.


이제 그녀에게 남은 신도라고는 나 하나.


[아이... 아니, 내가 사랑하는 레이븐.]


"네, 여신님."


사랑할 신도가 나밖에 남지 않은 그녀를 바라본다.


[나는 잘못한거니?]


"그렇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어째서 저들은 나를 미워하는걸까.]


대신전 곳곳이 파괴되는 소리가 들려온다.


그녀의 눈동자에 슬픔과 애환이 느껴진다.


"인간은 어리석어 직접 체험하지 않으면 소중함을 알지 못합니다."


[그렇구나. 죽음은 기억할 수 없으니 어쩔 수 없지..]


그녀는 검은 옥좌에 앉아 새하얀 몸을 웅크렸다.


창조신님은 어째서 그녀에게 이런 시련을 내리시는 걸까.


이미 돌아가신 분에게 물어볼 수 없는 노릇이다.


잠깐 정적이 흘렀다.


[내가 사랑하는 레이븐.]


"네."


그녀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여행을 가자.]


"네."


[세상이 멸망할지도 모르지만 저 아이들의 소망을 이뤄줄거란다. 그러니 우리는 여행을 가자.]


"당신의 뜻대로."


그녀의 발을 잡아올리며 그곳에 키스했다.


죽음의 발 아래에 아무도 없을 것이라는 증명.


"나의 사랑하는 헬라..."


세상에서 죽음이 사라졌다.


-


죽음이 사라지고 세상은 크게 변했다.


식물이 죽지 않아 끊임없이 밀려들어왔다.


동물도 죽지 않아 무한히 증식하기 시작했다.


인간이 죽지 않아 땅이 좁아지고 말았다.


땅을 가지기 위해, 마을을 지키기 위해 인간은 싸웠다.


죽지 않는 자들을 땅에 묻고 동물은 거세한다.


그렇게 해도 살아있는 생명이 너무 많아... 잡아먹었다.


식물을 먹었다. 동물을 먹었다. 그리고... 같은 인간을 먹었다.


하지만 먹혔음에도 그것들은 죽지 않았다.


사방에서 비명소리가 들려온다.


신체가 없는 것들이 돌아다녔다.


그제서야 그들은 죽음의 소중함을 알고 파괴된 대신전으로 모여들었다.


그러나 그곳은 이미 텅 비어있었다.


-


어느 날.


서로 먹고 먹던 인간들 사이에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어느 마을에 남녀 한 쌍이 지나갔는데 그 마을에 죽음이 찾아왔다고.


-


아포칼립스하면 이미 죽은 것들이나 핵전쟁으로 멸망하는 경우가 많은데 반대로 아무도 죽지 않아서 펼쳐지는 아포칼립스는 어떨까


보고 싶은데 써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