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선을 말하고자 할 때 악을 동시에 말하고 있는 것을 종종 깨닫게 됩니다. 본문도 마찬가지예요.
(1) X에겐 선인 것이 Y에게는 악이다.
이렇게 말하는 것은 사실 X와 Y가 모종의 끊을 수 없는 관계에 있다는 것 밖에 말하지 않는 것이 됩니다. 그런데.
(2) X에겐 선인 것이 Y에게는 아름답다.
라거나
(3) X에겐 선인 것이 Y에게는 사랑이다.
라고 할 경우 도대체 무엇을 말하는 것인지 되물을 수밖에 없으므로 '선하다'는 것은 정말
(4) X에게 A는 선하다.
라는 식으로 융통할 수 없는 말인 것입니다.
한편 
(5) X에겐 아름다운 것이 Y에게는 추하다.
라거나
(6) X에겐 큰 것이 Y에게는 작다.
라고 하는 경우 (1)과 다른 X와 Y의 모종의 관계를 보여주는 것인데 ( 5: Y에게 X는 추한 사람이다, 6: Y보다 X가 작다 등) 조금 미심쩍지만 
(7) Y에게 X는 악한 사람이다.
라고 한 번 말해 봅니다. 그런데 이 관계는 함부로 대칭적으로 되지는 않습니다. 즉 
(8) X에게 Y는 악한 사람이다.
가 (7)에서 곧바로 도출되지 못합니다.
(9) X에게 Y는 선한 사람이다.
역시 그렇게 되지 않습니다. 이것은 (6)의 경우와 대비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5)와는 함께합니다.
이것으로 우리는 선하다,아름답다,옳다 같은 말이 알려주고자 하는 관계들을 크다, 매끄럽다, 적다 같은 말이 표현하고자 하는 관계들과 구별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10) X에게 선한 것은 X에게 이익인 것이고 Y에게 불이익이 되는 것은 Y에게 악한 것이 된다.
라고 말하게 되면 진실로 X=Y 라고 어느정도 말하고 있는 것과 같습니다. 이 관계는
(11) X에게 이익인 것은 Y에게는 불이익이다.
라고 하는 것이 X=-Y 라고 말하는 것과는 다릅니다. 그리고
(12) 훔치는 것은 도둑에게는 선한 행동이고 물주에게는 악한 행동이다.
라고 말하는 것은 (11)라고 말하는 것과 사실 다른게 없습니다. 이 지점에서
(10)을 굳이 말해서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묻는 사람이 나타날 수 밖에 없고.
(13) (10)의 의미는 X와 Y가 같은 선악관을 갖는 것이다.
고 풀어줄 수 밖에 없는데 같은 선악관을 갖는다는게 무엇이냐고 또 물으면 선악의 관계가 유불리의 관계와 유사하다고 말하는 것이 되고 결국 (10)을 말할 바에 (11)을 말하는 것이 낫다는 것만 재확인 합니다.
이제 본문의 주장인
(P) X에게 선한 것은 X에게 이익인 것이다.
는 그 의미를 피력하는데 상당한 어려움에 처해있습니다.

그래서 이런 문제를 극복하는 선을 규정할 수 있는가.
저는 어떻게 보면
(1) 선은 아름답고 미는 옳고 정의는 선하다.
다고 하는 것이 말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X 자신이 선이 아니고 (또 악인 것도 아닙니다. 이때 아닌 선은 악이다 따위로 말하는 '아니다'는 상당히 과잉되어 있음을 주의해야 합니다.)
X에게 선한 것, 선한 X, 선을 아는 X, 선의의 X, 선하다
따위의 어느 하나도 성립하지 않고 
선이 선하다, 선에게 선한 것, 선한 선, 선을 아는 선
등으로만 말하는 것이 가능할 때
선은 선이라고 할 수 있다고 합시다. 그런데
(2) ~등으로만 말하는 것이 가능한 때 선이다.
위의 주장은 '참인 것'에 속해서도 안됩니다.
'거짓으로 밝혀지는 것'에 속해서도 안됩니다.
만약 (2)가 선에 대해 제대로 구사하고 있는 것이라면 (2)는 선합니다. 
그러나 이쯤에서 선을 말하는 것은 모든 ~이거나 ~아닌 것들의 아주 작은 틈새로 떨어져 버리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우리는 그래서 선을 그것의 순간성을 바탕으로 재정의하고자 뜻할 수 밖에 없습니다. 
(3) 선은 순간적인 것이다. 
이때 
(4) 선은 영원하다.
와 별개로 (3)을 주장하려면 순간과 영원을 다시 긍정-부정 관계 밖에서 말해야 하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순간적인 것하면 역시 우리의 의식이 그렇다고 생각하는 것이 상투적인데 마치 방금 선이었던 것이 지금 악이 된다고 하는 것입니다. (이는 본문의 도둑(나) 주인(너)를 말하려는 것의 이중성과 다르지 않습니다.) 
드디어 우리는 논리와 의미의 제휴 차원이 아닌 오직 인식론적인 장소에 도달합니다. 이곳에서는 
(5) X에게 이익인 것이 X에게 선이다
라고 말해도 좋습니다.
다만 저는 선이란
(6) 선을 말하고자 할 때 결과적으로 처음 상정한 다른 어떤 구석이 아닌 인식론적 한계로 떨어지게 되는 그 경로성이 선이다.
고 한결 더 꼬아서 멋지게 말해보고 싶네요.
즉 누군가 선을 생각하고자 할 때 결국 "그것은 내가 선이라고 여기는 것에 불과하지 않은가?" 라는 지점으로 종료된다면 그렇게 종료되는 경로가 그에게 선하다는 것을 규정한다는 것입니다. 그러한 경로가 단일한지, 미리 주어져 있는지, 보편적인지 따위는 우리가 더 생각할 문제가 아닙니다.

윤리학에서는 좋음(선, The good)과 옳음(정의, The right)의
관계를 어떻게 놓느냐에 따라 크게 입장이 달라집니다.

일반적으로, 선(good)은 이익(benefit)을 포함하여 모든 선 관념의 대상이 될 수 있는 것을 총칭합니다.

질문자님의 질문은 아마 옳음과 좋음을
기본적으로 같은 용어라고 생각하시고 쓰신걸로 생각됩니다.
(그런 구분을 인지하지 못하셨거나, 의도적으로 일치하셨거나)

으아악 사람들 말 진짜 어렵네요. 한 문장 이해하는데 몇십초는 걸리는듯;; 아직 많이 부족한가봐요. 눈팅이나 하며 성장해 나가겠습니다. 많이 부족한 본문에 이렇게 성의있게 댓글 달아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