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글의 내용은 쓰는 사람의 상상으로 쓴 것이기에 실제로 밝혀진 과학적 사실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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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이 존재하는 세계는 이 세계보다 상위의 세계이다. 그리고 그 세계는 지금 이 세계와 아주 다르다. 가장 대표적인 특징으로는 공간이라는 개념이 없다. "공간" 이라는 개념이 있는 세계는 대부분, 이 세계와 동급의 세계이다. 


이제는 조금 옛날이 되어버린 어느 때에는 지구에서 공간이란 "물리적인 양을 가진 실체인가? 에 대한 것으로 논쟁이 끊이지 않았던 적이 있었다. 


그러나 지구인들은 여전히 "실제"를 모를 것이다. 왜냐하면, 그것을 알기 위해서는 이 세계의 외부를 느껴야 하기 때문이다. 


아무것도 없는 허무라는 곳. 어떤 개념도 없고, 애초에 어떤 개념도 없다는 이 말이 성립되기는 하는지조차 의문인 그저 "아무것도 없음". 그것은 인간의 언어로는, 인간의 지능으로는 표현할 수 없다. 인식조차 제대로 되질 않으니까. 


그러한 비존재들만의 영역이었던 곳에 개념이 존재하면, 오류가 발생한다. 개념이 존재하는 것이 먼저인지, 존재한다는 개념이 있어야 "존재"할 수 있는 것인지, 그만큼 무엇인가 "있다" 라는 것은 있다는 그 자체로 반드시 혼란을 일으킨다. 


그러니 존재하지 않았던 곳에 무엇인가 존재하게 된다면 그 둘은 충돌한다. 그리고 그것에 의해서 "공간"이라는 개념이 생성된다. 


"흐음... 그럼 공간은 오류로 인해서 생성된 환상 또는 허상이라는 말씀인가요?" 


'환상인지 허상인지, 실제인지는 나도 몰라.' 


"그렇다면 무엇이든 질량을 가진 물체가 존재하면 주변의 시공간이 비틀려지고 그 휘어진 곳이 공간이라는 것은 틀린 말인가요?." 


'그 말대로면 이 세계의 바깥에는 거대한 질량을 가진 "물체"가 존재해야겠네.' 


"그렇지는... 않지요. 확실히..." 


'사실 공간이라는 개념의 정확한 정의가 없으니 네 말도 틀리다 고는 할 수 없어. 그저 나는 혼란의 부산물을 공간이라고 생각할 뿐이고, 강한 힘이 발생하여 에너지가 흐르는 곳이 공간이라고, 또는 강한 힘을 방출하는 곳이 공간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 "산" 또는 "언덕" 그리고 모래사장을 떠올려봐. 그것들의 "정확한" 경계는 어디 있지? (지구 해발고도 기준) 100m 위를 언덕이라고 정한다면 수많은 곳에 언덕이 넘쳐나. 또는 누군가는 200m라고 할 수도 있겠지. 그렇다면 평균 해발고도가 애초에 그 이상인 지역들은...' 


"사실 명확한 기준은 없긴 하죠..." 


'그러니까. 적어도 이 세계 안에서 모든 것은, 상대적이야' 


"명확한 기준의 부재는 파멸을 불러오게 됩니다. 상대적이다... 그 말은 설마?" 


'탄생 이후로. 단 한 순간도 변함없이 이 세계는 파멸을 향해가. 하하하. 이 실험실은 망해가고 있어.' 


"만약 끝나게 된다면... 저는 이대로 소멸하지만, 당신은 "그곳"으로 옮겨지시겠죠…. 결코 원하지 않았음에도... 강제적으로 영원히 존재하여야만 하다니. 불쌍하신 분... 이군요." 


'내 본체, 영혼이 존재하는 그곳은 한 번도 가보질 못했으니, 알 수 없긴 하지만... 확실히 나에게는 선택권이 없네.' 


"만약 죽는 것으로 사라질 수 있다면... 그 육체를 제가..." 


'하하하. 불가능하니 별로 의미가 없네. 하지만 인생에 흥미를 잃어서 그런가, 최근에는 왠지 살아있다고 느껴지질 않아. 이렇게 나의 생명은 유지되고 있지만.' 


"저도... 무료합니다. 아마 자신이 존재함을 느낄 수 있는 건, 사라지기 직전에나 가능한 것... 이겠죠." 


'역설적이군. 죽기 직전, 그 찰나의 순간이 돼서야 내가 살아있음을 가장 크게 느낄 수 있다니. 나는 죽을 날이 멀었나 보네. 전혀 살아있는 것 같질 않아. 아, 죽는 건 한순간인가... 뭐 어쨌든 이 세계는 너무 역설적이야.' 


"...죽음에 임박할수록 살아있음을 느끼게 된다니..." 


그는 나의 세계의 역설에 대해서 듣고 나서 살며시 미소를 지으며 중얼거렸다. 


"...그런데 당신과 같은 인간들은 본체(영혼)의 조종으로 육체를 움직이는 것이죠?" 


'아마도. 그럴 거야. 나조차 전혀 알지 못하니 확답은 할 수 없어.' 


"저번에 말씀하셨죠... 분명히... 인간의 육체는 조종당하기 쉽다고." 


'뭐 그렇지? 육체의 행동은 생각을 따르는데, 그 생각은 외부의 간섭으로부터 전혀 자유롭지 못하니.' 


"...그 뭐였죠?... 마약... 이었나? 인간을 쾌락에 물들인다는 물질." 


'마약이라... 마약... 쾌락에 중독되도록 하는 물질. 인간에게 커다란 기쁨을 줘. 그렇다고 들었어. 나는 접해본 적이 없지만.' 


"실례가 되지 않는다면 그것이 어떻게 인간을 조종하는지 자세하게 가르쳐 주시겠습니까?" 


'으음... 인간의 감정은 생각에 크게 영향을 미쳐. 그런데 그 감정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육체의 상태, 환경, 등 다양하게 있지만 결국 그 모든 것들은 호르몬이라는 것에 의해서 결정된다. 건강해지려면 건강해지는 호르몬이 분비 되어야 해. 그리고 그 호르몬은...' 


나는 왼쪽 검지와 중지 손가락으로 머리를 가리키며 말을 이었다. 


'이 내부에 있는 시상하부에서 뇌하수체로 명령을 내리고 다시 분비샘으로 전달해서 그곳에서 분비되지... 이것 역시 굉장히 역설적이야. 자신에게서 나오는 분비물에 의해서 제어되지만, 분비하는 데에 외부의 영향을 받는다니. 진정한 자기 결정권이 있을 수가 없게 되.' 


내말을 경청하며 듣고 있는 그를 보니 나는 왠지 즐거워졌다. 


'그리고 그 호르몬에 의해서 쾌락을 느끼게 되는데... 인간은 쾌락을 추구하는 존재일 거야... 그렇게까지 쾌락에 목을 매는 것을 보면... "인간이라는 존재는 쾌락을 쫓는 존재이다" 라는 것은 아주 논리적이야. 아무튼, 쾌락을 맛보게 되면 그것만을 쫓게 되지. 음... 아닌가? 쾌락을 접해보지 못한 아주 어린 인간일정은 기억에 없으니... 그렇다면 인간은 본능에 따라 쾌락을 쫓는 존재라는 것이 되는데...' 


"쾌락을 계속해서 쫓는것이 "중독"이라는 것인가요?" 


'맞아! 바로 그 증상이야. 모든 것은 쾌락을 위해서... 어라? 그렇다면 쾌락을 위해 사는 인간의 일생은 이미 중독된 건가? 인생에 중독이 된건가?' 


나는 그의 말을 듣고 그런 생각이 들었다. 쾌락을 추구하는 행위가 중독이라면, 결국 인생의 목표가 자신의 쾌락을 위한 것인 인간의 삶은 이미 중독된 거라는. 어떤 존재가 삶을 포기하지 않게 하려고 어느 정도 중독되게끔 조절한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그리고 그 쾌락을 무엇보다도 간편하게 느낄 수 있는 것이 바로..." 


그와 내가 동시에 입을 열었다.


'마약' 


"마약" 


'인간의 작동원리를 알겠어? 하하. 인간을 유인하는 것은 쾌락이야.' 


"인간이 쾌락을 추구하는 것. 그리고 그것으로 인간을 조종할 수 있다는 것은 알겠습니다. 그런데 왜 그렇게 설정되어있는 건가요?" 


'모르겠어. 인간을 창조한 존재만이 알겠지.' 


"그럼... 인간의 육체가 쾌락을 느낄 때 본체는 어떤 상태에 있는 건가요?" 


'...!!!' 


"비단 쾌락뿐만이 아니라..... 육체가 고통을 느끼면, 슬픔을 느끼면, 본체는 어떠한 변화라도 있는 것입니까? 예를 들어서 정신이 망가진 인간의 영혼은 똑같이 망가져 있을까요?" 


'그건....... 생각해보지도 못했다. 어쩌면 가장 본질적인 의문. 사실 영혼은 육체와 별개의 존재가 아닐까? 조종하는 위치에 있는 상위의 존재. 육체의 기쁨을... 영혼은...' 


"본체가 따로 존재하는 인간의 감각은 저로서는 전혀 모르겠습니다..." 


'나도... 깨닫기 전에는 이 육체가 내 본체라고 여겼으니까. 애초에 그것은 세계를 초월했어. 나도... 알 수 없어. 육체가 죽기 전에는.' 


"..." 


'이런, 너무 오랫동안 떠들었네. 바로 본론으로 들어갈게. 내가 너를 부른 이유는 너에게 제안할 것이 있어서야.' 


"네." 


'너도 들었지? 내가 화성에 있던 보물을 옮겨놓았다는 거. 그걸로 이제 화성을 구축할 생각이야. 지구인들과 접촉하기 이전에 그곳은 필수적으로 자리 잡아야 하는 곳이거든.' 


"분명히 그곳은 장성 계를 지배하는 정도의 상위 선조가 구축하기로..." 


'내가 구축할 거야. 그래서 그것과 관련해서 말이지... 이건, 너에게도 나쁘지 않은 제안일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