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알파

분명 이 주파수 대역일텐데...잘 연결된 것 같군, 또 만났네.


지휘관

도대체 어떻게 통신에 접속한 거야?


알파

당연히 나에겐 나만의 수단이 있지. 만약 네가 나를 다시는 접속하지 못하게 만들고 싶다면 나에게 묻지 말고 스스로 해결할 방법을 찾아봐.


지휘관

...이번엔 또 무슨 일로 찾아온 거지?


알파

우리는 이미 서로 기본적인 부분은 아는 사이고, 앞으로 이런 만남의 시간은 점점 줄어들 수밖에 없겠지.


지휘관

물론이지, 나는 계속 이렇게 수동적으로 끌려다니지 않을 거야.


알파

그럼 잘 해봐. 나를 상대할 수 있는 힘을 보여줘.


지휘관

도대체 무슨 목적이 있는 거야?


알파

알고 싶다면 내가 있는 장소로 찾아와서 직접 물어봐.


지휘관

...



알파

혹시 그때가 오면, 널 이 재미없는 곳에서 데리고 나가는 것을 고려해볼지도.






(2)


알파

네가 아무리 연습해도 구조체의 동작을 따라갈 수 없어.


지휘관

날 감시하는 거야?


알파

나에겐 그런 한가한 감정따위 없어. 단지 이번에 우연히도 네가 홀로 몰래 검술을 연습하는 것을 발견했을 뿐이야.


알파

이것이 잠깐의 흥미로 그칠지, 아니면 장기간 유지할 만한 것인지에 대해서 나는 한 눈에 보면 바로 깨달을 수 있어.


지휘관

그럼 어떻게 생각해?


알파

예상대로, 정면승부라면 일합도 겨룰 필요 없이 널 쓰러뜨릴 수 있어.


지휘관

...그냥 내가 물어보지 않은 걸로 하자.


알파

결코 네가 약하다고 말한 게 아니야. 무력이 결코 힘의 전부가 아니지.


알파

너의 강함은 네가 스스로 탐구해야 해. 남의 흥미를 지적하는 것에는 별로 관심 없어. 하지만...너의 재능이 꽃필 그날을 한번 기대해보지.





(3)

지휘관

이번에는 또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은 거지?


알파

...


알파

태도가 예전과 완전히 다르네.


알파

나에게 반격할 방법을 찾은 걸까, 아니면 습관이 되어버린 걸까?


지휘관

이건 노코멘트야.


알파

흥...


알파

이렇게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것도 이제 아마 마지막일 거야.


지휘관

어째서?


알파

너는 이미 너의 적을 충분히 이해했고, 나도 네가 가장 중시해야 할 상대라는 것을 깨달았거든.


알파

그러니까 우리는 당연히 이렇게 계속 연락할 필요가 없지.


지휘관

...


알파

넌 이미 내 옛날 인식표를 가지고 있지?


지휘관

그 부서진 인식표 말하는 거야?


알파

그것이 겪은 일이 너의 그레이 레이븐에게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면, 승격자를 십분 경계하라고.


지휘관

난 긴장 푼 적 없어.


알파

너의 표정...보아하니 내가 일깨워 주지 않아도 같은 각오를 하고 있었나 보네.


알파

앞으로 우리의 관계는 원래대로 돌아가 서로를 감시하고, 경계하고, 이용하겠지...



알파

하지만 오늘...


알파

우선 약속을 지킬게. 널 데리고 잠시 이 재미없는 장소를 벗어나 다른 곳으로 안내해 주지.


지휘관

날 어디로 데리고 가고 싶은데?


알파

때가 되면 알게 될 거야.



알파

아니면, 너의 용기가 단지 나와 통신을 통해 단둘이 만나는 것에 불과하단 뜻이야?






헤응ㅇ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