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교복!"
"빨래 건조대 위에."
타닥.
"치마는?"
"거기 없어?"
타다닥.
꽤나 바쁘고 혼란스럽게 시작하는 아침이었다. 쓸데없이 넓은 집을 이리저리 뛰며 무슨 보물찾기라도 하듯 아빠와 내가 교복을 찾아다녔다. 빨래 건조대도 보고, 서랍도, 옷걸이도 보며 겨우 찾은 치마를 입고 가방을 맸다. 온갖 문제집이 들어있는 가방은 오늘도 무거웠다. 이윽고 입에서 '영차'같은 추임새를 내뱉으며 가방을 매자 언니가 의자에 앉아 피식 웃으며 말했다.
"수업 잘 들어라? 또 시험 점수 내려가면··· 뭐, 알거라 믿고?"
언니가 킬킬대며 웃는 걸 보자 나쁘지 않았던 기분이 확 가라앉았다. 여기서 싸우면 한 시간이라 싸우면 안 된단 걸 알지만, 저 실실 웃는 표정을 뭉개고 싶은 기분이 들어버렸다.
언니에게 받아칠 준비를 하고 있자 갑자기 팡 하고 무언가 때리는 소리가 났다. 언니 뒤를 보자 방에 틀어박혀 소설 작업을 하던 엄마가 서류철로 언니를 친 채 서 있었다.
"애한테 시비 작작 시비 걸고, 너도 면허증 시험 있잖아? 공부 안 해?"
언니가 정수리를 문지르며 엄마를 노려보았다.
"한수···아니 엄마, 아프잖아."
엄마가 아랑곳하지 않고 내게 가란듯 손짓했다. 나는 그걸 보고 씨익 웃으며 문으로 뛰어갔다.
"다녀오겠습니다!"
*
"수학 진짜 졸려···"
"누가 뭐래냐···"
앞 뒤로 앉은 나와 유성준은 책상에 맞추기라도 한 듯 선생이 나가자마자 엎드려버렸다. 아니, 우리 둘만이 아니라 거의 전부가 똑같았다. 몇몇 모범생들이나 일어서 있지 거의 90%, 아니 95%는 엎드려 있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였다. 일어서 있는 애들조차 조금씩은 졸고 있기 때문이다. 이럴 때면 성좌인 게 원망스럽다. 졸리긴 하나 안 자도 된다는 것 덕분에 제대로 잠이 오질 않는다. 그 덕인지 잠시만 눈을 감아도 정신이 말끔해진다. 몸은 딱 말끔해지지 않는 게 문제지만 말이다.
말끔해진 정신과 애매하게 말끔해진 몸이라는 이상한 상태를 느끼며 기지개를 피자 유성준이 뒤돌아보았다. 갈색 빛 머리카락과 순해 보이는 눈이 보이자 몸이 딱 말끔해지는 느낌도 들었다.
"오늘도 비유 누나랑 시비 붙었냐?"
"야, 어떻게 알았어?"
그가 싱글 싱글 웃으며 나를 보았다. 뭐랄까, 그 특유의 진지한 듯 장난스러운 웃음이 눈 앞을 가득 채웠다.
"척하면 척이지, 17년동안 그 얼굴만 봐왔는데 모를까?"
분위기가 로맨틱했다면 넘어갈 수도 있었을 대사다. 거기다 그는 아빠 공인 세계에서 가장 잘생긴 남자와 연예인보다도 예쁜 여자의 아들이다. 그러므로 분위기가 아니더라도 넘어갔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넘어가지 않은 이유는 간단했다.
첫 번째는 내가 그를 17년간 봐왔다는 사실이고, 두 번째는 그가 뒤이어 말한 말이 다 깨버렸기 때문이다.
"근데 17년을 봐도 여전히 못생긴 것 같은데?"
그의 능글맞은 웃음에 오른 손으로 그의 어깨를 약하게 쳤다. 물론, 내 기준에서 약한 것이었다.
"와 씨, 너무 세게 때린 거 아니냐?"
"약하게 친 거거든? 네가 약한 거야."
그가 맞은 어깨를 문지르며 투덜거렸다.
"신화급 성좌가 화신을 때리면 안 되지 않냐?"
"초월좌가 그런 말을 하면 안 되지···?"
"초월좌여도 아픈 건 똑같거든?"
*
"그럼 잘 가라."
유성준이 내게 손을 흔들었다. 나도 따라 손을 흔드는 걸로 오늘 그와의 시간을 끝낸다.
그가 떠나간 자리를 10초 간 멍하니 보고 있자 내 머리를 누군가가 손댔다.
"···!"
경계심을 표출하려 했다. 하지지만 곧이어 미약하게 느껴지는 격으로 내 머리를 만진 사람이 아빠란 걸 알 수 있었다.
"아빠?"
고개를 들자 아빠가 나를 보고 있었다. 그리고 싱긋 웃으며 말했다.
"다른 애는 몰라도 성준이는 안 된다?"
"네? 저희 그런 사이···."
"성준이는 안 돼, 유중혁을 닮았을텐데 절대 안 돼."
생존신고겸 해서 짧게 써봄
설정 올라와 있는 거 보면서 한 거기도 하고 대충 한 거라 그닥 재미는 없을듯
평 보고 2편 생각 해야할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