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이길영."

"왜, 신유승."

"떨어져, 냄새나."

"응 니가 더 나서 괜찮아!"


지금 내 옆에서 걷고 있는 이 남자애는 이길영이다. 어릴 때 부터 같이 지냈던 친구지만, 중학생때부터 내 키를 뛰어넘더니 점점 까분다.


"까불지 마!"

"니가 먼저 나보고 냄새난다고 꺼지라며!"

"니가 갑자기 나한테 붙었잖아!"


그 말을 들은 이길영이 얼굴을 붉혔다.


"내, 내가 언제! 실수로 다른 사람이 밀쳐서 그랬겠지!"

"그럼 떨어지라고 했을때 떨어졌어야지!"

"난 붙은줄도 몰랐거든?"

"하, 어련하시겠어."


나는 홱 하고 이길영에게서 고개를 돌렸다. 이제 고등학교 2학년이 돼서 중요한 시기에, 이런 멍청한 애한테 뺏길 시간은 없다.


.

.

.


"자, 그러니까 여기서 로그를 t로 치환시켜서..."


잘 들리지도 않는 수업을 가만히 멍때리며 보고 있자, 이길영이 내 팔을 툭툭 쳐댔다.


"야, 야, 신유승! 이거 봐봐!"

"...뭔데."

"여기 바퀴벌레가 기어다니길래 내가 잡았어! 여기 알 터진거 보.."

"꺄아아악! 이 미친놈아!"

"...유승아?"


놀란 마음에 소리를 지르자, 주변에 있던 사람들. 심지어 선생님까지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죄, 죄송합니다."

"...그래. 길영이랑은 쉬는 시간에 장난치고 지금은 수업에 집중해라."


사방에서 낄낄대는 소리가 들려왔다.


"이길영... 이..."

"...너도 전에 나한테 도마뱀 꼬리 막 보여줬잖아..."

"아 복수였어?"

"어, 어? 그게 아니고..."


그리고 우리 둘의 대치 상황이 이어지는 동안, 이내 종이 쳤고 이길영은 달아났다.


"야! 이길영! 멈춰!"

"너라면 멈추겠냐?"


그리고 뒤를 보며 뛰던 이길영이, 무언가에 걸린듯이 넘어져 굴렀다.


"...야?"

"컥...흐어어...! 한번만 봐주세요...!"

"아, 아니 안 때릴게. 괜찮아?"


그 말을 들은 이길영이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그럼! 괜찮지!"

"...죽고 싶냐 진짜? 일부러 넘어진거야?"

"응!"


이길영이 해맑게 미소를 짓는 걸 보고, 나도 결국 웃음을 터트렸다.


"하하하, 미친놈!"

"왜, 왜 웃고 그래..? 무섭게..."

"...하하."


그리고 그 날, 이길영은 내게 복날 개 맞듯이 쳐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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