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 씨? 왜 자꾸 흘려요? 아기도 아니고..."
"......."
유상아가 미심쩍다는 눈빛으로 나를 바라봤다. 그리고 그렇게, 나는 파리도 꼬이지 않을 것 같은 이 된장국을 원샷했다.
"맛있어요?"
"..........네."
그리고 소금을 입에 들이부은듯한 그 느낌에, 혀가 비명을 질러댔다.
"왜 뜸을 들여요? 맛없어요?"
"아니에요, 맛있어요."
"그럼 앞으로 아침은 제가 차려드릴게요."
"아니에요! 상아 씨가 그렇게 이른 시간에 일어나서 고생하면 제가 너무 슬플 것 같네요!"
"......"
유상아가 눈을 가늘게 뜨고 나를 노려봤다. 하지만 아침마다 저런걸 먹을 수는 없다.
그리고 자신의 국을 맛본 유상아가 이내 얼굴을 찌푸리고 그릇에 국을 뱉어냈다.
"...수업이라도 들을까봐요."
"...저, 전 맛있더라고요."
"...그만 해요. 더 슬퍼지니까..."
"넵."
유상아가 상심한듯 음식들을 다시 반찬통에 넣어둔 후, 어깨를 축 내렸다.
나는 그런 유상아에게 다가가 위로했다.
"괜찮아요. 사람이 어떻게 완벽합니까, 요리 정도는 못해야 인간스럽죠!"
"...지금 놀리는거죠?"
"...아닌데요..."
유상아는 그렇게 받아들이지는 않은 것 같지만.
.
.
.
아침에 일어나자, 유상아가 침대에 앉아서 아이와 대화를 하고 있었다.
"에으으-!"
"아고, 그랬어요?"
"에으아..."
"으음~ 그랬구나?"
알아듣지도 못하겠는 말을 들으며 아이와 대화하는 유상아를 보자, 괜히 웃음이 나왔다.
"아, 독자 씨 일어났어요?"
"상아 씨는 그 말을 알아들어요?"
"못 알아듣는데 이렇게 추임새 넣어주면 막 웃더라고요! 얼마나 귀여운지..."
유상아가 눈을 반짝이며 아이를 바라봤다.
"으아!"
"아구!"
*전지적 아기 시점
밥 줘요 배고파요-!
"아고, 그랬어요?"
아니 밥달라고요... 하하..
"으음~ 그랬구나?"
아 밥주라고!
*
"근데 독자 씨 출근하는 날 아니에요?"
"오늘 1월 1일..."
"아, 맞다! 그럼 채아는 이제 2살이네요?"
유상아가 미소를 지으며 나를 바라보는 순간, 아이가 울음을 터트렸다.
"...아, 밥때...!"
그러고선 유상아가 나를 가만히 쳐다보았다.
"...싫어요."
"나가요."
"한번만 보면 안됩니까?"
"크리스마스때 실컷 보셨잖아요... 얼른..!"
"전 그걸 보고싶은게 아니고..."
"나가라고요!"
유상아가 붉어진 얼굴로 나를 쫒아냈다.
.
.
.
휴일이지만 딱히 계획이 없었기에, 앉아서 TV를 보던 중 갑자기 전화가 왔다.
"...부장님? 오늘 휴일입니다."
[아, 아네! 그러니까 놀러오는건 어떤가?]
"왜 저한테 집착하시는겁니까? 아니면 혹시 아직 상아씨를..."
[...그런게 아니고...]
"...상아 씨는 어떠세요?"
"음.. 할 것도 없고 괜찮을것 같은데요?"
[그럼 내가 데리러 가지!]
.
.
.
한명오가 비싸보이는 외제차를 들고서 유상아를 뒤에, 나를 앞에 태우고서 차의 기능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그러니까 이걸 누르면 막..."
"...여기 애도 있으니까 저번처럼 사고 안 내게 운전에 집중해주시죠."
"...알겠네. 근데 상아 씨는 언제 쯤 출근할건가?"
"한 2달 뒤에는 출근 할 것 같아요. 근데 아마 1달정도 일하다 다시 휴직하지 않을까요..?"
"음, 그렇군. 애가 말은 잘 듣고?"
그 말을 들은 유상아가 살짝 웃었다.
"이 나이에 말 듣고 말고 할게 어딨어요... 밤마다 우는 덕분에 재우느라 난리지..."
"엥? 애는 밤에 자면 안 깨지 않나?"
그 말을 들은 나와 유상아가 동시에 한명오를 경악스럽게 바라봤다.
"...왜 그렇게 보고 그러나..?"
"...애랑 다른 방에서 자요?"
"아이 방은 원래 따로 있는 거 아닌가?"
"...육아를 하긴 하십니까?"
"...미안하네..."
.
.
.
한명오의 집에 도착하자, 한명오가 신난듯 집을 자랑했다.
"봐봐! 이건 이중섭 화가가 그린 그림인데, 엄청 비싸게...!"
이러려고 부른거였군. 사람이 착해지긴 했는데... 어딘가 착한 바보같아졌다.
"그리고 이제 이 방엔 우리 다름이가 있지!"
한명오가 방문을 조심히 열고 들어서자, 작은 아이가 바닥에서 걸어다니고 있었고, 그걸 지켜보는 50대 정도의 여자가 눈에 보였다.
"아, 아주머니!"
"오셨어요? 애 좀 봐봐요. 애가 드디어 걸어다니네!"
그 말을 들은 한명오가 눈을 빛내며 아이를 바라봤다. 그리고 내 옆에서 아이를 안고 있던 유상아가 내게 속닥였다.
"채아도 곧 저렇게 크겠죠?"
"이제 태어난지 2달 됐는데요?"
"애는 금방 큰대요!"
유상아와 내가 쿡쿡대고 있자, 한명오가 우리에게 눈을 빛내며 소리쳤다.
"우리 애가 9개월만에 걸어다닌다네! 천재 아닌가? 천재?"
"달리기 선수라도 시키시려고요?"
"...자네는 나한테 왜 그러나 진짜..?"
.
.
.
"그래서, 내 집은 어떤가?"
"차가 맛있네요. 그렇죠, 상아 씨?"
내 말을 들은 유상아가 쿡쿡댔다.
"그러네요?"
"..."
그리고 한명오는 상처받은 표정으로 나를 노려봤다. 그 눈빛에 어린 원망스러움이 살짝 보기 민망했다.
"...그렇게 쳐다보지 마세요."
"......"
"집이 참 멋지네요."
"그렇지? 하하! 이 집이 사실은 아주 유명한..."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더니, 칭찬을 듣자 마자 신나서 설명하는 한명오를 보자 고래처럼 단순해보이기가 그지없었다.
*전지적 아기 시점
이건 뭐지?
"으어! 에..!"
아 뭐야 이건... 엄마랑 아빠는 어디갔지? 악! 건들지마!
"오오아! 오오?"
이... 오지 말라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