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이 비춰들어오는 작은 방.


그 작은 방 한 가운데에 작은 촛불이 하나 타오르고 있었다. 그리고 이불을 둘러쓰고 주위에 둘러앉은 사람들도.


유상아와, 이지혜, 이길영, 신유승, 그리고 정희원과 이현성이었다.


그들은 낮은 목소리로 대화를 주고받고 있었다.


유상아가 헛기침을 하고 입을 열자 모두의 시선의 그녀에게로 향했다.


"이건, 제가 미노소프트를 다녔을 때의 이야기에요."


촛불이 비치는,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들을 향해 한번씩 눈을 맞추며 말했다.


"어느 날이었어요. 제가 소문을 듣게 된건."

"무, 무슨 소문 말씀이십니까......"


조금 안절부절하는 이현성을 보고 살짝 웃은 다음 말을 이었다.


"야근을 하다가 탕비실에 커피를 타러 간 사원의 이야기였어요. 깊은 밤, 아무도 없는 탕비실에서, 사람의 목소리가 들린다는 소문이요."


이지혜는 몰입했고, 이길영은 침을 꿀꺽 삼켰다.

그녀가 말을 이었다.


"사원은 잘못 들었나? 싶었지만, 다시 그 목소리가 들렸데요. 더 정확한 목소리를. 그 목소리는 이렇게 중얼거리고 있었데요."


상아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또...죽었네..... 또...죽었네..."

"헉..."

"오오..."


이야기를 듣던 사람들이 감탄사를 내뱉었다.

집채만한 괴수들을 잡던 사람들이, 고작 이런 이야기에 무서워하고 재밌어 한다는 게 좀 웃겼다.


유상아가 계속 말했다.


"그 사원의 말에 다른 몇몇 사원들도 맞장구를 치기 시작했어요. 그렇게 점점 소문은 퍼져갔죠. 그 소문이 돌기 시작한지 일주일 쯤 되던 날. 저도 야근을 하고 있었어요."


상아가 잠시 기억을 더듬었다.


"저는 딱히 귀신의 존재를 믿지 않았기에, 별로 무섭지는 않았죠. 그렇게 커피를 타러 탕비실 문을 열었죠. 그런데 사람 심리란게 그 소문 때문에 왠지 좀 겁이 나더라고요."

"그쵸그쵸."

"맞아, 왠지 겁이나지."


정희원과 이지혜가 동의했다.


"다행히도, 커피를 타고 다시 자리로 돌아가려 할 동안, 그 어떤 목소리도 들리지 않았죠. 그래서 전 역시 사람들이 잘못들은거겠지...라고 생각하며 탕비실 문 손잡이를 잡으려던 그 순간."

"그 순간?"


상아가 말을 멈추자 모두가 침을 꿀꺽 삼켰다.

상아는 한명 한명 시선을 맞춘 다음 입을 열었다.


"또...죽었네....하고 들려오는 거에요."

"지, 지, 지 진짭니까?"

"네, 이건 실화에요."


그 말에 신유승의 몸이 잘게 떨렸다.


"그, 그래서 그 다음은?"


이지혜의 재촉에 상아가 말했다.


"남자의 목소리였죠. 가까이서 들려오길래 저는 순간적으로 뒤를 돌아봤죠. 하지만 아무도 없었어요. 그때, 또 목소리가 들려왔죠."


상아가 헛기침을 했다.


"아...유중혁 또 죽었네...라고요."

"......''

"......"

"......"


모두의 표정이 짜게 식었다.

그러곤 저마다 탄성을 터뜨렸다.

결국 몰래 소설보던 아저씨였어요? 아씨 괜히 쫄았네.......


라면서.


상아는 함박웃음을 지으며 말을 이었다.


"후후후, 네. 청소용구함 안에서 소설을 보던 독자씨의 목소리였어요."


그 말에 이현성도 안도한 듯 보였으며, 이길영과 신유승은 서로를 놀려댔다.


한바탕 분위기가 풀어지고 모두가 방으로 돌아갔다. 상아는 침대에 누워 그때를 회상했다.


사실, 자신이 한 이야기에는 거짓이 섞여있었다.




"독자씨는 분명......"


그때, 그 목소리는 분명 김독자였지만......


유상아가 탕비실을 나가고 마주쳤던 건.

사무실에서 업무를 보고있던 김독자였다.


그렇다면, 탕비실 안에서 들렸던 그 목소리는 대체 무엇이었을까?


진실은 아무도 모른다고 한다.




ㅡㅡㅡㅡㅡ

괴담은 첨이라 잘 했는지 몰겠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