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내 마지막 신부구나!"
남자가 한수영에게 순식간에 다가갔다.
"시발! 뭐야!"
-쿵 쿵
"아씨! 괜찮으십니까! 아씨!"
아까전 지진 때문인지 밖의 시종들이 문을 두드리고 있었다.
하지만 웬걸, 신의 사당인 이곳은 한씨 집안의 극소수만이 들어올 수 있는 곳이니, 평범한 시종 따위는 발 한번 내딛지도 못할 것이다. 한수영이 과거에 이것을 제 아비에게 물어본 적이 있었는데, 아비는 이렇게 말했다고 해.
"...끔찍했지"
뭐, 그 정도로도 한수영에게 해답이 되었다.
아무튼, 본론으로 돌아와, 그 남자와 한수영에 대해 이야기하겠다.
"꺼져! 미친 놈, 누구야! 너 어떻게 여기 들어왔어!"
남자가 한수영에게 한발 한발 내딛을 때마다 한수영은 주위의 물건들을 남자에게 집어던졌다.
"신부가 신랑될 사람한테 물건을 던지면 쓰나?"
남자의 모습이 잠시 보이지 않았다가, 한수영의 코앞에 다시 나타났다.
한수영이 던지려한 술병을 탁 잡고 한수영을 들여다 보았다.
"내 이름은 김독자야"
김독자의 텅빈 눈이 한수영의 검은 눈을 응시 했다.
활짝 웃은 김독자의 소름돋는 표정에 한수영이 몸서리 쳤다.
-
"아씨!"
시종들이 하염없이 벽을 두드리고 있다.
소란스러웠는지, 한수영의 아비도 찾아왔다.
"수영아!, 나오거라!"
그렇게 한참의 절규가 이어지다, 갑자기 사당의 문이 벌컥 열렸다.
"수영아!"
한수영이 엉망이 된 체로 걸어나왔다.
사당 안은 한참 싸움이 난 뒤의 장터같이 어수선했다.
-
한수영은 그날, 자신의 방으로 돌아가 그 날의 일에 대하여 생각해보았다.
일단, 가문마다 모시는 신이 하나씩 있다. 그 중 구원의 마왕이 한씨의 신인 것이고.
신은 가문을 다스리고 풍파를 막는 역할을 한다.
그들이 이렇게 자비를 베푸는 이유는 한가지인데, 탐욕으로 가득한 그들의 신부를 맞이 하기 위해서이다. 신부는 수백년, 혹은 수천년을 간격으로 나타난다.
근데 시발 내가 신부라고?
한수영은 머리를 부여잡고 앓는 소리를 냈다.
"게, 밖에 누구 있느냐?"
"예 아씨, 왜 그러십니까?"
"서책을 좀 찾아오길 바라는데, 신의 신부에 관한 책을 가져오거라"
한수영이 그렇게 말하고 난 뒤 다시 말을 이었다.
"..술도 두병 사오고"
-
신, 세상에서 가장 무구하고 강력한 존재, 그들은 밤하늘에 별을 만들어 그곳에서 살아간다.
그렇게 강한 신도, 다스리지 못하는 것이 있다. 신은 신의 신부와 얽힌 인연을 결코 풀어내지 못한다.
인연을 풀려하면 바로 소멸에 이른다.
그것이 한수영이 알아낸 신에 대한 정보였다.
"하아, 뭔놈의 정보가 없냐"
한수영이 책을 읽는 동안, 달이 지고 해가 떴기에, 다시 한번 사당에 가야 할 시간이 다가왔다.
"으아아! 시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