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보면 굉장히 많은 일을 겪는다.
예를 들어 소중한 이의 이별, 그리고 새로운 이와의 만남 같은 것들 말이다.
그리고 그 어떤 누구도 피할 수 없는 인연이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죽음이다.
죽음.
한 사람의 생명 활동이 완전히 멈춘 것.
사람의 인생이 책이라면, '대부분' 그 책의 끝은 이렇게 쓰여질 것이다.
「그렇게 ○○○은/는 삶의 마침표를 찍었다.」
그러나 이 이야기는 한 책의 마침표를 쉼표로 바꿔 버린 이야기.
한 신(神)과 늘 자신을 숨겨야 했던 한 회사원이 그리는 이야기다.
***
한 이야기가 있다.
'간절히 빌고 빌다보면 신이 내가 하는 이야기를 들어준다' 라는 어렸을 때만 믿을 이야기.
만약 이 이야기가 진실이라면, 이 이야기의 주인공은 얼마나 간절했기에 신을 찾은 것일까.
그 누구도 구원을 해주지 않은걸까. 그는 무슨 잘못을 했길래.
어릴 적 유상아는 그 이야기를 들었을때 그런 생각을 했다.
그 생각에 답을 찾고자 선생님에게 질문을 했으나, 단 한 선생님을 제외하고 그 질문에 대답하지 못했다.
그 선생님은 싱긋 웃으면서 그 질문에 답을 적어주었다.
"그는 너무나 큰 잘못을 저질렀어, 사람들을 살리고자 자신을 희생했지. 남은 자들의 슬픔은 생각하지 않고 말이야."
현실적이면서도 묘하게 쓸쓸한 음성이었다.
"그러면 그 이야기의 주인공은 어떻게 됐나요?"
"그 이야기의 주인공은...."
선생님의 대답은 어째서인지 떠오르지 않았다.
***
인적이 드문 거리였다.
그 어떤 소리도 들리지 않고 고요한 거리. 사람의 생명력, 활기가 느껴지지 않는 차가운 공간.
어느샌가 한 자동차 소리가 들려오더니, 이윽고 그 차는 바닥에 내린 눈에 미끄러져 누군가를 치고 말았다.
그 차에 치인 여인은 몇M 떨어진 곳으로 굴러 떨어졌다. 멀리 튕겨진 여인의 몸에서 나온 새빨간 선혈이 새하얗던 눈을 물들였다.
누가봐도 즉사할만한 사고. 하지만 그 여인은 그만한 사고를 당했으면서 정신을 놓치않았다.
"..살려주세요...누구라도..."
살고 싶기에 누군가를 불러본다. 희미해져가는 생명에 굴하지 않고 그녀는 누군가를 찾았다.
그러나 사고를 낸 운전자는 이미 도망쳤다 그 말인 즉 이곳에서 그녀의 간절함을 들어줄 사람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뜻.
그럼에도, 그녀는 간절히 빌었다. 마치 누군가가 듣길 기도하며 간절히.
그 기도가 닿기라도 한 것일까.
사박. 사박.
누군가가 그녀를 향해 다가오고 있었다. 그 소리를 들은 유상아는 도움을 요청하려했지만 유상아의 눈은 결국 감기고 말았다.
그녀의 앞에 도달한 한 남자는 손을 뻗더니 그의 손에서 너무나 따뜻한 불덩이를 만들어냈다.
붉게 타오르면서도 어딘가 신성한 느낌을 주는 불덩이.
그 불덩이는 여러 갈래로 찢어지더니 유상아 몸 곳곳에 퍼져 생명의 불을 다시 피어오르게 도와주었다.
생명의 불이 다시 타오르는 걸 느낀 그는 유상아를 업고 어디론가 사라졌다.
기적. 기적이라는 말로 밖에 설명할 수 없는 일이었다.
몇 분이 흐르고, 기적이 발현된 기이한 곳에서 누군가 걸어오고 있었다.
검은색 코트를 입고, 검은색 부츠를 신으며 마치 신이 조각한 듯한 얼굴을 가진 미남.
그는 그 장소 주변을 둘러보았다.
한치의 오차도 없는 장소, 시간 모든것이 맞았는데 어째서 이 자리에 있어야 할 여인은 없는 것인가.
저승사자, 유중혁은 자신이 가져온 명부를 살폈다,
[유상아, 2022년 12월 31일 오후 11시 58분 사망 향년 27세.]
유중혁은 회중시계를 눌러 시간을 확인했다.
11시 58분을 가리키는 시계.
분명 한 치의 오차가 없다.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거지?
여러가지 생각이 교차되던 유중혁의 머릿속에 떠올리기 싫은 가설이 떠올랐다.
만약 누군가가 죽었어야 할 여인을 살린 것이라면?
그것이 진짜라면 그런 짓을 할만한 사람(?)은 단 한 명밖에 존재 하지 않았다.
"김...독..자!"
그곳에 있던 눈은 대부분 녹고 말았다.
후기 : 다음 편은 언제 나올지 몰?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