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순이는 선배랑 단 둘이 술도 마시지만 딱 술친구 그 이상은 아니었음. 그렇게 그 둘이 조금 소원해졌음. 후붕이는 후희의 도움으로 재수 시작한지 몇개월 안 돼서 여름이 막 됐을때 안정적으로 원하는 점수대가 나오기 시작했어.


후붕이는 후희에게 주말 스터디보다는 각자 개인학습에 집중하자고 하였고, 후희는 스터디 분위기가 좋았지만 알겠다고 했어.


마음의 여유가 생긴 후붕이는 그간 후순이한테 좀 소홀했나? 생각했지만 사실 크게 소홀했던적은 없었어. 연락 매일 꼬박꼬박 나누고 비록 스터디기간에 주말데이트는 좀 못했지만 1~2개월 정도 밖에 안됐었으니깐.


마지막에 후순이가 크게 화를 낸 다음 여전히 카톡이나 전화는 무언가 냉전 같은 분위기였지만 그동안 사귀면서 몇번 다투기도 했으니 화해해야겠다고 생각했어


후붕이는 후순이에게 집앞에서 보자고 한 후에 자신이 기분 나쁘게 한게 있으면 미안하다. 요새 점수가 간당간당하게 미달이어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었어. 하고 사과했고 후순이는 마지막 만남에서 크게 화낸거에 비해 "뭐, 괜찮아 공부하다보면 그럴 수 있지" 하고 별일 아니듯이 넘어갔어.


마침 여름방학기간이라서 후순이는 주중엔 아르바이트를 하고 주말에는 여느때와 다름없이 데이트 했어. 전에는 그 코스가 카페나 맛집 정도만 전전했던거에 비해 여름방학기간 주말 데이트는 이곳저곳 활동적인 데이트도 해보고 처음으로 둘이 놀이공원도 갔고 고등학교 때 친구들을 불러서 레저도 즐겼어.


후붕이는 여름이 오기전에 빡세게 점수 올려놔서 다행이다라고 생각하고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주중엔 공부 주말엔 휴식을 즐기면서 후순이가 있어서 마음의 안정이 온다고 느꼈지.


가을이 오고 2학기가 된 후에 후붕이는 막판스퍼트를 위해 빡세게 공부했고 후순이도 크게 뭐라하지 않았어. 후붕이는 이해심 많은 여자친구에게 고마워했어.


다행히 수능전 후순이의 생일도 있어서 지금은 못 보더라도 시험보기전에 생일날 선물주고 후순이 기운도 충전시켜야겠다라고 생각했어.


가을내내 거의 보지 못했기 때문에 후순이 생일은 서프라이즈 해줘야겠다라고 생각하고 후순이에게는 수능날 생일선물도 포함해서 진짜 좋은곳 데려가줄게 라고 얘기했지

후순이랑 옛날에 맞췄던 커플링 사이즈를 기억해서 케이크랑 반지를 준비하고 몰래 후순이네 집앞에 가서 초인종을 눌렀어.


그런데 후순이 부모님이 나오셔서 후순이가 2학기 부터는 자취생활을 했다는거야. 후붕이는 처음듣는 얘기였지만 새내기때 자유를 느끼고 싶은거겠지 생각하고 후붕이 부모님께 주소를 받아서 택시타고 후순이가 자취하는 오피스텔 앞으로 갔어.


그리고 오피스텔 맞은편 카페에서 건너서 지켜보다가 후순이가 오는걸 봤지, 그런데 그 옆에 어떤 남자의 팔짱을 끼고 오피스텔로 들어가는거야


후붕이 머릿속에서 별의별 생각이 들고 손끝이 바들바들 떨렸어. 아니겠지. 아닐거야. 설마. 후붕이는 후순이에게 카톡을 했어. 생일축하한다고. 카톡의 1이 안지워지고 후붕이는 다시 뭐해? 생일이라서 놀고있어? 카톡을 보냈는데 여전히 카톡의 답장은 없었지.

그래서 전화를 했지만 받지 않았어. 방금 집에 들어가는것을 봤는데. 방이 여러개인 가정집도 아니고 원룸에서 자기 핸드폰 전화오는걸 모를 수 있나..?


후붕이는 카페에서 가만히 기다리고 또 기달렸어 그리고 생각했지 아.. 저 아인 대학생이고 난 재수생이구나.. 우리는 떨어져 있는거구나. 언제부터일까. 아니지.. 그냥 학교 동기일수도있자나? 근데 같이 원룸을 들어가나? 남녀가? 왜지? 생일축하만 해주는 것일 수도 있자나? 왜 안나오지? 시간이 얼마나 지났지?


제3자 봤을때는 90%이상의 명료한 답을 내릴수있는것을 후붕이는 최대한 다른. 10%의. 또 다른. 경우의 수를 생각하려고 노력했어 밤 10시가 지나고 카페주인이 이제 가게 문 닫아야한다고 얘기해 줄 때까지 원룸에서 그 두사람 중 나오는 사람은 없었어


후붕이는 홀로 집에 들어갔고 케잌과 반지는 버렸어. 그리고 새벽에 후순이의 SNS를 뒤지다가 낮에 봤던 그 남자의 프사를 한 계정을 발견한거야


그 남자는 같은 후챈대학교 다니는 선배로 보였고 게시물을 보는데 너무 낯익은거야. 비록 게시물에는 그 남자 홀로 찍거나 배경만 찍은게 많이 있었지만..


그남자가 헤드기어 쓰고 즐기는 방탈출카페며, 같이 사진찍고 놀았던 압구정 카페며, 놀이공원까지.. 심지어 친구들과 같이 놀러간 가평 빠지도 모두 낯익은 장소였지.


후붕이는 절망하고 본인이 지금 상상하고 있는게 현실인지 망상인지 헷갈리기도 하고 정말 눈 실핏줄이 화악 터지는 느낌을 받았어 그렇게 침대위에 쓰러져서 기절하듯이 눈을 감았어


다음날 일어나보니 눈이 뻐근하고 아침애 비몽사몽으로 끙끙거리며 부모님께 오늘 학원 쉬고 싶다고 얘기 한것이 기억나고 어제일이 기억나고..


핸드폰을 켰어


부재중 전화 6통


2통은 후순이한테 온거고 4통은 후희에게 온거지

시계를 보니 마침 12시라서 후순이에게 먼저 전화했어 

후순이가 어제 친구들이랑 술마시고 달리다가 생일주먹고 실려갔다고 낄낄대며 웃는거야, 그렇게 필름 나가본적 처음이라고, 와 이렇게 사람이 필름이 나가는거구나


왜 


'거짓말하지..'



'어제 무슨일이 있었길래.. 날 속이지..?'


..


"어젠 생일 축하하려고 전화했지~ 성인이 되고 난 후 첫 생일이자나~ 첫 생일주겠네?? 낄.. 낄.. 아니 그냥 요새 전화는 많이 못 한거 같아서 목소리히.. 크.. 큼.. 목소리 듣고 싶어서 전화했었지~ 점심 맛있게 먹고 나도 먹고 수업듣는다~"


" 응 맛있게 먹구~~~ 열심히해~ 사랑해~~ "


" 아.. 어. "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글을 안 써봐서 인물간 대사를 뭘 써야겠는지 모르겠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