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날, 오랜만의 휴식에 아샤는 카론에게 데이트를 나가자고 말했다.
투사(카론) : “데이트? 좋아! 이번엔 어디 숲?”
마왕(아샤) : “아…. 그게….”
아샤는 손가락으로 무릎 꿇고 손들고 있는 간부 셋을 가리켰고, 각자 뭐라 써진 명패를 목에 매고 있었다. 카론이 가까이서 보자 다음과 같이 쓰여 있었다.
리치 : [두 분께서 알콩달콩하는 존귀한 장면을 저 혼자 볼 수 없어서 사진을 찍어 게시판마다 전부 붙였습니다.]
서큐버스 퀸 : [마왕님이 투사 앞에서만 소녀가 되는 모습에 갭 모에를 느껴서 저도 모르게 소문내버렸습니다.]
노스페라투 : [서로에게 사랑을 속삭이는 모습이 너무나도 달달했기에 녹음해서 왕국 전체에 스피커로 틀었습니다.]
마왕(아샤) : “이미 다 알더라고. 그래서 이번엔…. 마왕국에서 할까 하는데….”
투사(카론) : “?!?!?!?!?!”
카론은 화산처럼 얼굴이 시뻘게졌고, 아샤도 손으로 얼굴을 가리며 부끄러움을 감추고 있었다.
리치 : “두 분께서 말을 놓고 다닌다는 건 국가 내에서 공공연한 비밀입니다.”
투사(카론) : “그건 비밀이 아니잖아요.”
노스페라투 : “그래서 국민 모두에게 모른 척해달라고 이야기해뒀네.”
투사(카론) : “아니, 뭔 소립니까.”
서큐버스 퀸 : “어차피 두 분은 변장해도 들키니 그냥 마음 놓고 즐기세요.”
투사(카론) : “….”
반박을 포기한 카론은 생각을 그만두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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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마왕국 수도의 시내. 한 카페 앞에 매우 많은 인파가 몰려있었다.
마족 A : “저길 봐, 마왕님…. 읍읍!”
마족 B : “얌마! 조용히 해! 지금 우린 모른 척해야 한다고!”
마족 C : “우와~. 선남선녀가 따로 없구만.”
마족 D : “이런 좋은 장면을 보고도 모르는 척해야 한다니….”
그리고 그 카페 안엔 아샤와 카론이 커피를 마시고 있었다.
마왕(아샤) : “그래서 저번에 서큐버스 퀸 그 녀석이-.”
투사(카론) : “진짜? 오구오구~. 힘들었을 텐데 장하다~. (머리를 쓰다듬어준다)”
마왕(아샤) : “에헤헤헤~.♡”
그렇게 카론과 아샤는 커피를 마시며 일상을 이야기하기도 하고
마왕(아샤) : “이, 이렇게?”
투사(카론) : “좋아. 이제 숨을 들이쉬고-.”
(탕)
마왕(아샤) : “어? 넘어갔다! 넘어갔어! 꺄아~!”
투사(카론) : “오오~. 잘 쏘는데?”
비비탄 인형 뽑기 코너에서 총을 쏘기도 하고
투사(카론) : “스스로 불러온 재앙에 짓눌려~.”
마왕(아샤) : “탄식은 하늘을 가리우며~.”
노래방에서 노래를 부르기도 하고
투사(카론) : “오오! 여기 단골 될 것 같아!”
마왕(아샤) : “그치! 여기가 맛집이라니까~.”
맛집에서 밥을 먹기도 하며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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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저녁. 다시 전진기지로 돌아온 아샤와 카론은 테라스에서 저녁을 먹고 별을 보고 있었다.
마왕(아샤) : “오늘 정말 즐거웠어.”
투사(카론) : “내가 더 즐거웠어. 후훗. 나 지금 너무 행복해.”
카론의 활짝 웃는 모습에 아샤도 자연스럽게 활짝 웃었다. 하지만 곧 해야 할 이야기에 얼굴이 굳었다.
투사(카론) : “아샤? 괜찮아? 무슨 일 있어?”
마왕(아샤) : “음…. 일이 있는 건 아니고…. 네게 할 이야기가 있어.”
투사(카론) : “…. 그 날개구나….”
마왕(아샤) : “응…. 꽤 긴 이야기가 될 거야. 오늘 피곤하다면….”
투사(카론) : “아냐, 들을래. 지금이 아니면 못 들을 것 같아.”
마왕(아샤) : “…. 알았어. 침대로 가자.”
카론은 침대에 걸터앉아 아샤의 이야기를 듣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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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샤는 본래 베스텔과 자매 사이였다. 아버지인 창세신의 비호 아래 올곧은 마음을 가지고 인간과 인외 종족들의 평화를 위해 힘썼다. 하지만 베스텔이 점점 본성을 드러내며 인간들을 조금씩 타락시키고 인외 종족들을 차별하자 아샤는 베스텔을 말렸다. 가족이니까, 자신의 말을 들어 줄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여신(베스텔) : “난 가족 따윈 필요 없어. 지금까진 장단 맞춰준 것뿐이야. 이제 너도 내 장난감이 되렴.”
베스텔은 아샤의 오른쪽 날개를 뜯어 버리고 왼쪽 날개를 불구로 만든 뒤 저 아래로 떨어뜨렸다. 그와 동시에 로젠탈 왕국의 여왕에게 계시를 내렸다.
내 장난감을 마음껏 가지고 놀라고.
여왕은 전국에 아샤의 수배령을 내렸고, 며칠 후 외곽 도시에 떨어진 아샤를 잡았다. 여왕은 자신의 불로불사를 위해 아샤를 고문하고 연구하며 학대했다.
아샤는 처음엔 그래도 소수의 인간이라도 아직 타락하지 않았다고 생각하며 인내했다. 하지만….
여왕 : “널 도와주던 노부부는 이미 처형당했지. 입막음이 필요했거든.”
자신이 떨어졌을 때 간호해줬던 노부부를 아무렇지도 않게 처형하는 모습, 그리고 그 노부부에게서 귀중품이 없나 뒤지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고 아샤는 더는 참지 않았다.
마왕(아샤) : “더는 인간들이 이 세계를 망치는 꼴을 보고만 있지 않겠다!”
자신에게 남은 힘으로 탈출한 아샤는 그렇게 마족들이 연합한 집단에 도착해 자신을 밝히고, 그 집단을 하나의 왕국으로 바꿔놓았다. 그것이 현재의 마왕국, 혹은 우스틸라 왕국이라 불리는 곳이었다.
그러자 베스텔은 용사들을 뽑아 아샤에게 보냈지만, 마왕성까지 온 용사들은 없었고 대부분은 도망치거나 용사이길 포기했다고 한다. 단 한 명, 카론을 제외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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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왕(아샤) : “이게, 네게 때가 되면 알려주겠다고 한 이야기야.”
카론은 아샤의 이야길 듣고 아샤를 안아주며 등을 토닥여줬다.
투사(카론) : “많이…. 힘들었겠다….”
마왕(아샤) : “….”
투사(카론) : “가족에게 배신당했다는 것만큼 가장 충격적인 게 어디 있을까….”
마왕(아샤) : “…. 예전에 내가 네 이야길 들어줬을 때, 넌 진심으로 고마워했어. 나도 이제 그 기분 알 것 같아.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한, 말하기 힘든 이야길 누군가 들어주면서 걱정해주는 것, 공감해주는 것, 그리고 감싸주는 것 모두….”
마왕(아샤) : “그러니까…. 흐끕…. 고마워…. 내 이야길 들어준대서….”
아샤는 자신의 눈물을 닦아주는 카론에게 키스하며 침대에 누웠다.
마왕(아샤) : “사랑해, 카론.”
투사(카론) : “나도 사랑해, 아샤.”
그날, 아샤와 카론은 부드럽고 따뜻한 밤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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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후, 마왕과 간부들은 최후의 전투를 앞두고 회의 중이었다.
리치 : “포로로 잡힌 기사단장의 정보와는 다르게 로젠탈 왕국은 현재 방어 준비가 된 상태입니다. 정찰병들의 보고에 따르면 시민들을 고기 방패로 내세우면서까지 막을 작정인 듯합니다.”
마왕(아샤) : “베스텔 그년이 직접 귀띔했나 보군.”
노스페라투 : “하지만 병력의 질이 좋지 않고 사기가 떨어져 있으며 수도 적기에 전투 자체는 저희의 압승으로 예상됩니다.”
마왕(아샤) : “병력과 병력의 전투라면 말이지. 문제는 여왕과 여신이다. 그 둘이 개입하면 우리가 불리해질 수 있다.”
서큐버스 퀸 : “말씀하신 대로, 여왕은 지금 베스텔 여신의 힘을 일부 나눠 받았습니다. 따라서 왕궁까지 밀어붙여도 왕궁 탈환 자체는 쉽지 않을 겁니다.”
마왕(아샤) : “그 말인즉슨, 여신의 힘이 분산된 만큼 약해져 있다는 거지. 따라서 지금이 적기라는 거다.”
투사(카론) : “이번 작전에선 저와 마왕님이 왕궁으로 들어가 결판을 내는 동안, 여러분들은 왕국의 모든 이들을 몰살해야 합니다. 그렇게 하면 여신의 힘이 줄어들고, 최후엔 신봉자가 없어 힘의 상당수를 잃게 될 테니까요.”
마왕(아샤) : “현 전략에 이의 있나?”
간부들 : “없습니다!”
마왕(아샤) : “좋다. 전원 전투준비. 투사는 본좌를 따라오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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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사 파티를 가둔 비밀 공간. 야샤와 카론은 피폐해진 6명을 끌고 가며 말했다.
투사(카론) : “본론만 말하지. 너흰 우리와 최전선으로 간다.”
마왕(아샤) : “로젠탈 왕국이 멸망하는 모습을 너희 두 눈으로 똑똑히 지켜봐라.”
마왕(아샤), 투사(카론) : “그리고 여신의 추락을 보고 영원히 절규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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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MI
카론과 아샤는 각자 무언갈 들고 최후의 전투에 들어간다.
아무 말도 안나왔지만, 잭슨은 여전히 지하 감옥에서 사지 절단 상태로 행복회로를 굴리고 있다.
아샤를 고문한 여왕과 로젠탈 왕국 현 여왕은 동일인물이다.
곧 끝이 보이네
이렇게 TMI를 껴서 쓰는 건 역시 내 필력 부족이라는 거겠지
그럼에도 끝까지 간다
생각보다 많은 관심을 주는 후붕이들을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