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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se.1 뉴트로아민 배양기

Case.2 고통 증폭기


오랫만에 실험을 시작해보자. 과학을 위하여. 정착지를 위하여.


그리고 호기심 충족을 위하여.


정착지를 대대적으로 리모델링 하는 과정에서 감옥(A.K.A 실험실)도 전면적으로 개편하였다.



여러 피험체들을 같은 감옥에 가두어놓고 실험하니 고통에 미쳐버린 녀석들이 서로 치고 받고 싸우는 통에 아주 시끄러웠기 때문이다.






요툰 공성망치와 백병전 세트를 갖춘 사이보그 드라고니안 간수들은 진압의 효율성 측면에서는 언제나 기대 이상의 성과를 보여주었지만...


피험체들의 생존에는 별 관심이 없었기에 리모델링의 필요성이 크게 느껴졌기도 했다.


소중한 피험체들이 순식간에 망치와 생체공학 꼬리, 고급 동력 팔의 압도적인 폭력 앞에서 곱게 다진 고기 꼴이 되는 건 아주 슬픈 일이었다.


또 침공을 유도해서 적을 생포해야 하는 일은 언제나 슬프도록 귀찮은 일인 것이다.




사족이 길었다. 오늘의 실험할 임플란트다.


공황 유도기


피험체의 뇌에 적용되는 임플란트로써 반자동으로 제어되며 빈번한 공황발작, 불안감을 불러일으키는 장치이다.




세번째 피험자. 아야카 애드킨스.


인간 여성.


35세.


패럴 근접 전투원이었다.


종말을 맞이한 세계에서 태어나 제국의 정치장교까지 올랐으나 어째서 변방계의 식인종들, 개막장 집단인 페럴의 일원이 되었는지 모를 일이다.




우리 정착지의 대장 치프틴이 직접 수술을 집도하고 있는 모습이다. 수 많은 피험체들의 공헌 덕분에 모든 의사들은 최소 의학레벨이 17 이상이 되었다.


감동적인 일이다.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났다.


동시에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했다. 공황 유도기는 정신이상 임계치를 20% 올려주는 효과가 있다.


이는 Case.2에서 실험해본 고통 증폭기와 비슷한 효과를 보임을 알 수 있었다. 고통 증폭기도 고통 임계치를 올려주었다.


그렇다면 실제 효과는 어떠할까?




피험체는 수술이 끝나자마자 불안감을 느끼며 약간의 무드 패널티를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임플란트에서 묘사된 공황발작과 불안감은 바로 찾아오는 것이 아닌 것 같았다. 시술 후 6시간이 지났음에도 위의 무드 패널티 -5가 전부였다.


그래서 추가 실험을 진행하기로 하였다.


가설 1. 공황발작과 불안감의 빈도는 무드와 고통에 영향을 받는다.



무드를 낮추고 고통을 높이기 위해 고문 절차를 준비하였다. 통나무로 옥수수를 탈곡하는, 매우 섬세한 수술을 진행하고자 한다.




피험체가 긍정적 특성을 달고 있다는 것은 실험자의 입장에서는 그리 달가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실험의 과정에 변수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무드가 떨어지는 속도도 느리다.




타이밍 좋게 암거래 상선이 와있으니 겸사겸사 여분의 장기를 수확하기로 하였다.




기계에서 부품 빼가듯. 좋은 비유다. 스페어 부품 정도는 빼도 기계는 망가지지 않는 법이다.




피험자는 시술 후 약 17시간, 무드 수치가 0이 된 직후 미쳐서 방황하기 시작했다.


따라서 가설 1. 공황발작과 불안감의 빈도는 무드와 고통에 영향을 받는다. 는 증명 되었다.


추가적으로 발견된 사실도 있었다.


공황 유도기가 시술되었다면 어떤 요인으로 무드 수치가 떨어지든 정신이상 증세의 원인은 공황 유도기로 표시되었다.


결론을 내려보자.


공황 유도기는 정신이상 임계치를 늘려주지만 정신 이상의 직접적인 트리거가 됨으로써 무드를 낮춰주면 기존보다 훨씬 높은 확률로, 거의 확정적으로 피험체가 발작하도록 만드는 임플란트임을 알 수 있었다.


고통 증폭기와 같이 다른 고문 임플란트와 병행해서 사용한다면 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후 추가적인 실험을 진행해 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