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 이 소설은 백합입니다. 백합물이 싫으시면 뒤로 가주세요!
스토리
4. D - 720
"세라야~"
와락- 꾸우우욱-
"끄에에에엑..!"
갑자기 언니가 날 덮쳐서 숨을 못 쉴 정도로 꽈아아악..! 안아준다.
이..이거 조아...
"어..언니.. 나 옷 속으로 들어갈래.."
"그래~ 자!"
언니가 옷을 열어주고, 그대로 쏘옥..!
"세라가 바로 앞에 있네~"
"웅! 세라 언니 앞에 이써!"
이젠.. 그냥 언니 앞에서는 애교도 부리면서 솔직해지기로 했다.
이제.. 나한테 남은 건 언니뿐이니까.
"세라야, 오늘은 뭐 먹고 싶어?"
"음.. 언니?"
"어, 어?!"
"장난이지롱~ 히히~"
"아, 아아..."
응? 왜 아쉬워하는 거 같ㅈ...
"변태!!!"
"아, 아니야!"
"초절정초병약미소녀를 깔아뭉개려고 하는 변태!!"
"아니라고!"
나..나 도망갈 거야.
나 옷 속에서 도망갈거ㅇ..!
꽈아악-
"끄에엑..!"
"후후, 도망치고 싶어도 못 도망간다고?"
"자..잡아먹힌다..! 살려줘..!"
쪽-
"흐에에엣?!"
"히히, 귀여워!"
귀, 귀엽..
"마자! 나 기여어!"
"꺄아아~"
그래! 나 귀엽다! 뭐!
언니가 귀엽다고 하면 귀여운 거야!
"나 오늘..."
"응응!"
"나 오늘 스테이크 먹고 싶어..!"
"스테이크?"
나.. 지금까지 스테이크 한 번도 못 먹어봤어...
동영상이나 사진 보면 엄청 맛있어 보이던데..
"내가 또 맛있는 스테이크집 알고 있지~ 저녁에 갈까?"
"웅!"
헤헤.. 맛있겠당..
"그러기 전에!"
스르륵-
언니가 날 옷 속에서 꺼내고,
드르륵-
밖에서 점심을 가지고 온다.
"밥 먹어야지~"
"왜..왜 횐죽이야..?"
"약 먹어야 되니까?"
약.. 먹어야 된다고.. 횐죽을 먹어야 되..?
"나..나 안 머글래.."
"어허, 안 먹으면 스테이크 없어?"
"치사하게 먹을 걸로 협박을 해?!"
"장조림도 있는데?"
"먹을래!!"
장조림에 횐죽은 반드시 먹어야지!
"아아~"
"앙~"
우물우물..
"우응.."
"..별로구나?"
"지금까지 언니랑 같이 먹은 것 중에선 최악이야.."
갈비찜이나... 된장찌개나.. 그런 거 먹었는데...
갑자기 횐죽에 장조림...
근데 장조림도 막 그렇게 짭짤하지가 않아서 그냥 횐죽만 먹는 기분이야...
"근데 어쩔 수 없어.. 약 먹으려면 심심하게 먹어야 해."
"우으.. 나 약 먹기 싫어.."
"쓰읍! 그나마 영양제랑 약 덕분에 이러고 있는 거잖아... 응..?"
최근에 몸 상태가 더 안 좋아져서.. 진통제랑 영양제.. 거기에 각종 약들까지...
진짜 약만 먹어도 배부를 정도야..
"아아..."
"..! 여기!"
결국엔 약간 시무룩하던 언니도 내가 다시 먹는 걸 보자 원래대로 돌아왔다.
언니 슬픈 건.. 나도 싫어..
우읍..
너무 밍밍해..
그렇게 결국에는 다 먹고..
"꿀꺽~"
꿀꺽..
"푸흐아..!"
"옳지 잘했다~"
스윽스윽..
헤헤.. 쓰담쓰담 쪼아..
스으윽..
이젠 내가 언니 손에 직접 가서 얼굴을 비빈다.
"애완동물 필요 없다니까 정말.."
"나..나 애완동물 아니야!"
"이렇게 손에 비비는데 애완동물 아니야?"
"아..아니ㅇ.."
슥슥슥슥..
이번엔 언니가 내 턱을 살살살.. 긁어주면서 만져준다.
이..이거 왜 좋지..?
"나..나 애완동물 아..아닌데.."
"후후.. 순순히 인정하라고?"
"나..난 애완동물...!"
꼬옥..
슥슥슥슥-
"나..나 애완동물 마자.."
결국엔 복종해버렸어...
안아주면서 쓰다듬는 건 반칙이잖아...
그렇게.. 한 2시간이 지나고.
삐비비빅- 삐비비빅-
"아, 이제 갈까 세라야?"
"스테이크..?"
"응!"
"갈래!"
스테이크 먹으러 간다!!
"..가기 전에!"
"끄악!"
훌렁-
"꺄악..!"
"읏차.. 흐흐흥~"
언니가 갑자기 내 옷을 전부 벗기고, 콧노래를 부르면서 옷을 꺼낸다.
정장..?
"드레스 코드가 있어서. 환자복은 안 되더라."
"아하.."
그렇게 하얀 와이셔츠에 검은 정장과 검은 넥타이까지!
반대로 언니는...
"갈까?"
"우와..."
엄청 새하얀 드레스..
웨딩드레스랑은 뭔가 다른 느낌인데.. 엄청 예쁘다..
"..세라야?"
"어..어?"
번쩍-
"무슨 생각을 했길래 세라가 그렇게 멍하니 있었을까?"
"아..아무생각 안 했어.."
드르륵-
언니한테 진실은 말할 수 없으니까.. 조용히 언니가 끌고 온 휠체어에 탄다.
"오랜만에 밖에 나가는 거 같아.."
"그러게, 그때 산책 나가고 나서는 거의 집에만 있었으니까~"
그렇게나 오래됐었나..?
벌컥-
"자.. 하나 둘!"
읏차..!
털석..
휠체어에서 언니가 안아주고 차에 탄다.
"자자자.. 그럼 출발합니다~"
"와아~"
우우우우웅-!
언니 슈퍼카 최고!
지이이이잉-
"세라야, 바람 좀 맞아!"
"흐에에엥~!"
언니가 창문을 열어주고, 난 그 바람을 맞으면서 시원하게 간다.
..덕분에 머리가 엉망이 됐긴 하지만..
그리고 도착한 곳은...
"...여기 어디야 언니?"
"여기? 센트럴 타워."
"..언니꺼야?"
"그럼~ 센트럴 명의는 다 내꺼라고?"
허억...
언니.. 진짜 부자였구나..?
드르르르르.....
나도.. 이런 곳 걸어 다니고 싶었는데..
이젠 휠체어 타고 다니네.
삑-
우우우우웅-
여러 생각과 함께 엘리베이터를 타고.. 172층까지 향한다.
"으으윽.."
"귀 아파도 조금만 참아 세라야. 금방 괜찮아질 거야."
"으응..."
귀가 먹먹하면서 삐이이.. 소리도 조금씩 나지만..
그래도 괜찮아..
띵-
지이잉..
"자~ 맛있는 거 먹으러 가자~"
"헤헤헤.."
이렇게.. 언니가 편안하게 해주니까.
"오랜만입니다. 사장님."
"..이젠 아니잖아?"
"한 번 사장님은, 영원한 사장님이시죠. 허허허."
언니.. 사람들한테 정말 신뢰받고 있구나..
"아, 오늘 말한 거 있지? 잘 부탁할게?"
"물론이죠. 저희 가계의 진심을 보여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자.. 이쪽으로 오시죠."
다시 언니가 끌어주는 휠체어를 타고, 방으로 들어간다.
"소파네?"
"엄청나게 푹신한 소파지."
번쩍-
푸욱..
"우와.."
이거 엄청 편안해..!
이정도면 소파가 아니라 그냥 침대인데..?
왜.. 그런 거 있잖아, 누우면 몸이 빨려 들어가는 듯한 기분이 드는 침대..
딱 그거야.. 엄청 편해..!
똑똑똑-
"먼저, 빵과 드링크 입니다."
방금 막 만들었는지 김이 풀풀.. 나는 빵과 칵테일..?
"그럼..."
드르륵-
..그냥 음식만 주고 나가시넹.
"언니, 나 술 마시면 안 되는 거 아니야?"
"아, 걱정 마. 그거 목테일이야."
"목테일이면.. 논알콜 칵테일?"
"응, 그거."
오오...
읏차..
빵 하나를 짚고.. 냐암..
"..맛있어..."
한 입 먹었을 때 올라오는 고소함과 푹신푹신한 식감이.. 와아...
꿀꺽.. 꿀꺽..
거기에 달달한 목테일까지..
드르륵-
"까르보나라와 칠면조 그리고 버터기름으로 구운 닭 요리 입니다."
츄르릅...
"언니, 나 파스타..!"
"알겠어, 알겠어~"
치즈와 계란 노른자가 올라가서 엄청나게 꾸덕해 보여..
맛있겠다아..!
"자, 아~"
"아아~"
냐암..!
흐으응..!
꾸덕꾸덕한 치즈랑 계란 노른자가 어울리고.. 느끼할 줄 알았는데 매콤한 맛이 그 느끼한 걸 잡아줘서 완전 최고야!!
"우물우물... 꿀꺽... 하아.."
"맛있어?"
"완전 최고야.."
스윽-
칠면조 다리..?
냐암..
"움.. 뭔가 더 담백한 치킨 같은데?"
"그치? 냐암.. 오랜만에 궁금해서 시켰는데, 그냥 똑같네."
이번에는 치킨..!
바사악-
"허읍.."
"이야.. 잘 튀겼네."
뭔가.. 이거 튀긴 거 같지는 않은데 소리가..
그리고 버터가 좋은 거라서 느끼하지도 않고.. 담백하고 맛있어..
드르르륵-
"오늘의 매인, 6.9KG 토마호크 스테이크입니다."
허그극..
"그럼, 맛있는 식사 되시길 바라겠습니다."
쿠웅-
네 몸통만 한 크기의 고기가 한입 크기로 맛있게 잘라져있고, 보기만 해도 맛있을 정도다.
"세라야?"
"응.."
언니가 말하기도 전에.. 내가 먼저 입을 벌린다.
냠...
"...어때?"
"눈물 날 정도로 맛있어..."
정말로.. 맛있어...
내가 먹어본 것들 중에서.. 최고로...
"나.. 언니를 만나서 정말 행운인 것 같아.."
너무.. 행복해...
꼬오오옥...
"앞으로.. 맛있는 거 많이 먹으면서, 재밌게 살자.. 알겠지?"
"으응..!"
그렇게.. 오늘 밤도 평소처럼 기분 좋게 넘어갔다.
남은 인생이 어떻게 되든지. 상관없도록.
장난도 치고, 맛있는 것도 먹고.. 하고 싶은 걸 모두 하면서 힐링을 하고 있는 세라네요~
...빨리 남은 수명을 깎아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