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그대로 나는 자각몽을 상당히 자주 꿈

인터넷 썰들처럼 루시드 드림이라고 해서 꿈속을 막 조종하고 그런 종류가 아니라

그냥 꿈을 따라가가다가 어느 순간 아 이거 꿈이구나 하고 깨닫는 경우가 대부분임

꿈인줄 어떻게 깨닫냐면 손가락 딱! 소리나게 꺾는거 있잖아

내가 이걸 흡사 틱장애처럼 수시로 엄청 자주 반복한단 말야

근데 꿈에선 손가락에서 소리도 안나고 시원하지도 않지 당연히

그러면 나는 손가락을 손등방향으로 꺾어 이러면 보통 소리가 나니까

근데 꿈에선 손가락이 손등에 닿을때 까지 꺾임

존나 기괴하게

그래서 그 광경을 보면 싫어도 꿈이란걸 알게 됨

그래서 좆같은일(친구가 죽거나 다치거나 뭔가에 쫓기거나)있어도 무의식적으로 손가락 꺾다가 꿈인걸 깨달으면

휴,,, 다행이다 이거 꿈이네 하고 연극 하는 배우의 마음으로 꿈을 마저 따라감

꿈이라고 특이행동을 안 하는 이유가

대학생때 중간고사 치는 꿈을 꿧는데

그때도 습관처럼 손가락 꺽고 아, 이게 지금 꿈이란걸 깨달아서

쉬는시간 공부한다고 호들갑 치는 꿈 속 친구 옆에 아무것도 안하고 그냥 앉아있었음

그러니까 내 친구가 공부 왜 안하냐고 자신있냐고 물어보길래 나는 피식 웃고

야 이거 꿈이라서 공부 안해도 돼 라고 말 하니까

갑자기 친구 얼굴에서 입이 사라짐 그리고 존나 화난 얼굴로 나를 노려봄

지금 당장이라도 찔러 죽일것 처럼 핏발 선 눈으로 날 노려봄

친구 뿐만 아니라 그 강의실에 있는 모든 사람이 똑같은 눈으로 날 노려봄

주변 사람들이 전부 다...

이게 트라우마 되서 그 다음부터 꿈인걸 알아도 그냥 모른척 함

어제 이 트라우마 된 꿈 얘기를 어제 친구 자취방에서 치맥 까면서 안주 삼아 친구한테 들려줌

근데 얘는 별 반응없이 흠 그렇군 하고 말더라

그러고 한참 떠들다 친구가 자고 가라고 해서 나란히 침대에 누웠음

그렇게 좀 더 침대에서 떠들다 잠들락 말락 피로가 몰려오는데 친구가 말 하는거야

야 꿈은 꿈이란걸 자꾸 알아채면 안 들키려고 더 사실적으로 바뀐대라고

졸려서 친구가 하는 개소리에 대충 글쿠나 하고 건성으로 대답함

그러니까 친구가 한번 더 말하는거야

근데 넌 어떻게 꿈이란걸 매번 알아? 하고 물어봤음

그래서 내가 손가락 꺽어서 알아본다 라고 대답했음

그러니까 그 새끼가

병신새끼 이제 드디어 알았다 라고 하는거야

갑자기 소름이 빡 돋아서 잠이 확 깸

그래서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서 옆을 쳐다봤는데

아무도 없었음

그냥 내 방 침대였음

난 자취방에서 친구랑 논 적이 없고

애초에 걔는 실존 인물도 아니었음

치킨먹고 떠들고 했던게 전부 그냥 꿈이었음

같이 떠들던 친구 얼굴은 당연하고 걔가 남자였는지 여자였는지조차 기억이 희미함

이게 어제 꿈임

이제 꿈 속에서 꿈이란걸 눈치 못챌까봐 무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