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문 : TS衛生兵さんの成り上がり (syoset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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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장 - 서부전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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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장 - 마슈데일 철수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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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ー, 이 집 사람이 헌 옷 남겨놓고 가줘서 다행이구만!」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벗어나 적군을 폭사시킨 후.

 

 저는 아군?인 남자 병사와 함께 집을 뒤져 의류를 찾아냈습니다.

 

 

「……그 상황에서 수류탄이라니, 잘도 숨겨놓으셨네요」

「아니? 마침 밖에 아군의 시체가 굴러다니길래 하나 빌렸어. 이야ー 살았다」

 

 

 이 남자가 던진 수류탄은 적이 가지고 있던 수류탄에도 유폭하여 엄청난 폭발을 일으켰습니다.

 

 그 파괴력은 방 전체를 불태울 정도여서, 석조 주택이 아니었다면 큰 화재가 일어났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다행히도 저는 방구석에 쪼그려 있었고, 순간적으로 방패 주문을 시전했던 덕에 폭풍을 뒤집어쓰지 않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방의 열기로 인해 군데군데 화상을 입었고 머리카락 일부가 끈적끈적 눌어붙어 있습니다.

 

「……귀중한 물자가」

 

 그리고 안타깝게도 그런 화력에 방이 휩쓸린 탓에 제가 벗은 군복과 장비가 쓸 수 없게 돼버렸습니다.

 

 배낭 속의 병들은 충격으로 깨져 있는 데다, 붕대와 거즈는 활활 현재 진형으로 불타고 있습니다.

 

「……」

 

 의료자원을 잃으면 저는 그저 회복마법을 사용할 수 있을 뿐인 일반인으로 전락하게 됩니다.

 

 그 회복마법의 사용횟수마저도 앞으로 조금. 여분의 비약도 깨져버렸기 때문에 가진 마력으로 미루어 봤을 때 한 번 쓸 수 있을까 말까 한 정도입니다.

 

 

「응, 그 모습이라면 완전히 미처 도망치지 못한 민간인이네. 좋아, 이대로 도망치자고!」

「……」

 

 

 저는 수류탄으로 인해 군복을 잃었기 때문에 이 집의 장롱을 뒤지다 발견한 여자아이 옷을 빌렸습니다.

 

 하얗고 민무늬에, 먼지를 뒤집어쓴 원피스입니다. 아동복답게 아담한 제가 입어도 조금 답답한 사이즈였습니다.

 

 그래도 어쨌든 입을 수 있는 옷이 있어서 다행입니다. 최악의 경우엔 알몸으로 철수할 뻔했습니다.

 

「어이, 이 권총은 아직 쓸 수 있는 모양인데. 자, 줄게」

「……고맙습니다」

 

 남자는 농부의 작업복 같은 모습으로 갈아입고선 적의 시체를 뒤져서 찾은 물건을 건네왔습니다.

 

 그는 밖의 아군 시체에서 소총을 훔쳐 온 듯, 풀장비가 되어 있었습니다.

 

「……」

 

 저는 건네받은 적 권총을 치마 속에 숨겨 겉으로는 민간인 소녀처럼 보이도록 위장했습니다.

 

 이러는 편이 생존율이 높겠죠.

 

「아아 맞다. 자기소개를 해야겠네. 나는 고무지. 계급상으로는 이등보병이지만 실제로는 에이스라고 할 수 있지」

「……예에」

「파트너, 가백소대라고 알고 있어? 맞아, 우는 아이도 그치는 우리 전선의 에이스 부대! 뭘 숨기리, 나는 그 가백소대의 숨겨진 에이스란 말씀!」

 

 자존심 따윈 없는 이 남자는 고무지라는 듯합니다.

 

 그는 가백소대의 대원을 자칭했지만 저는 이 남자의 얼굴을 본 적이 없습니다.

 

 허언증까지 있는 걸까요?

 

「숨겨진 에이스라는 건?」

「나는 소대에서 유일하게 가백 소대장님이 등을 맡긴 인간이야. 부대에 소속된 지 아직 하루밖에 안 됐지만 소대장님은 알고 계셨던 거지. 내 진짜 실력을 말야」

「……」

「소대장님은 처음 입을 열자마자 내게 등을 맡긴다고 말했어. 즉, 나와 가백은 서로 등을 맞대고 싸우는 전우 사이라는 소리지. 뭐어, 뭐든 모르는 게 있다면 나한테 물어봐도 좋다고? 이 전선의 숨겨진 에이스님이 뭐든지 답해줄 테니까 말이야!」

「……」

 

 아아, 과연.

 

 이 녀석은 제가 빠진 뒤에 마슈데일에서 가백소대에 편입된 거군요.

 

 그리고 이등병이니 가백 소대장님의 등 뒤에서 지켜지고 있고.

 

「그래서 네 이름은?」

「네. 저는 의료본부를 총괄하고 있었던 토우리・노엘 일등위생병입니다」

「호오, 위생병 씨인가. 어쩐지 무기를 안 가지고 있었다 했더니!」

「일등, 위생병입니다」

「……」

「당신의 계급과 소속을 다시 한번 복창해주세요. 고무지 이등보병」

 

 ……이 사람, 거창하게 말해놓고선 저보다 계급이 낮은 신병이지 않나요.

 

「아ー, 그게. 너, 나이는 몇 살? 나보다 밑으로 보이는……」

「군에서 나이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계급이 더 높은 상대에게는 최소한 경어를 써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고무지 이등병」

「……아, 아하하ー!」

 

 고무지 씨는 제 힐문에 어색하게 웃어넘겼습니다.

 

 혹시 그는 마슈데일에서 징병된 걸까요?

 

 이 태도, 도저히 서부전선 출신으로는 보이지 않습니다.

 

「뭐, 뭐, 그런 건 제쳐두고. 우리는 운명공동체. 이곳에서 탈출해 아군과 합류하지 않으면 아까처럼 터무니없는 꼴을 당할지도 모른다는 거야」

「……예에」

「뭐, 걱정 말고 나한테 맡겨 달라고. 위생병이면 전선에 대한 것들을 잘 모를 거 아냐? 이 숨겨진 에이스의 힘, 보여줄게」

 

 고무지는 그렇게 말하며 자신만만하게 팔짱을 꼈습니다.

 

「꼬마 아가씨는 정말로 행운아야. 이 나에게 보호받을 수 있으니까 말이지!」

 

 

 …….

 

 

「아뇨, 됐습니다. 둘로 나뉘어서 행동합시다」

「어째서!?」

 

 저는 그의 제안에 정색하며 거절했습니다.

 

 당연하잖아요. 작전 중 신용할 수 없는 아군은 적보다 위험한 법입니다.

 

 그리고 말해 뭐하나요. 이 남자는 전혀 신용할 수 없습니다. 자신이 살아남기 위해서라면 아무렇지도 않게 사람을 쓰다 버리겠죠.

 

「어째서! 이런 위험한 곳이니까 힘을 합쳐서───」

「좀 전의 자신의 행동을 되짚어주세요. 어차피 또 저를 미끼로 삼을 생각이잖아요」

「에엣! 그, 그건 오해야. 나는 처음부터 널 구할 생각으로───」

「게다가, 민간인으로 위장하려면 사복 차림인 저 혼자서 있는 편이 수월합니다. 좀 더 민간인으로 보이겠죠」

「이 냉혈한! 자기 혼자 살면 그걸로 괜찮다는 거야!? 넌 정말 최악의 인간이야!!」

「……」

 

 …….

 

「그러니 저는 이만 실례하겠습니다」

「아아 아니 미안했어. 말이 지나쳤다. 그니까 가지 말아줘. 부탁이야, 혼자 두지 말아줘」

「이 전선의 숨겨진 에이스님이시잖아요. 자력으로 탈출하면 되지 않나요. 가백 소대장님이시라면 그 정도는 가뿐하셨겠죠」

「오, 오늘은 컨디션이 안 좋아……」

 

 제가 진심으로 개별행동을 하려는 걸 깨달았는지 고무지는 이번엔 제 발밑에서 울며 달라붙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수상쩍은 눈으로 그를 노려보았습니다.

 

 그 마음속 깊은 곳까지 꿰뚫어 보려는 듯이.

 

 

 

 

 ────이런 좋은 미끼를 놓칠 까보냐.

 

 ────위생병이다. 회복술사야.

 

 ────이 꼬마를 길들이면 살아날 가능성이 확 올라갈 거라고.

 

 

 

 

 

「죄송합니다만, 저는 너를 신용할 수 없습니다. 거부하겠습니다」

「그래도 제발! 우린 태어난 그대로의 모습…… 알몸으로 서로 대화한 사이잖아! 그치 파트너!」

「앞으로 두번 다시 그 표현을 사용하지 말아주세요. 소름 돋습니다」

 

 남자의 눈동자엔 제멋대로의 소망밖에 떠올라 있지 않았습니다.

 

 그는 끈질기게 제게 함께하자고 간청해왔습니다.

 

 그 모습엔 조금의 자존심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저한텐 이런 남자와 함께해서 얻을 이점이 보이지 않습니다.

 

 

「나라도 좋다면 살아남은 다음에 뭐든지 말하는 대로 들어줄 테니까. 자, 돈이든 과자든 뭐든지 말해보렴?」

「……」

 

 제가 말하는 걸 전혀 듣지 않는 팀원.

 

 행동은 제멋대로. 자신이 하고 싶은 대로 알아서 할 뿐.

 

 그런 동료와 함께 생사가 걸린 전장을 달린다니────

 

 

 …….

 

 그런 경험, 어딘가에서 해본 적이 있는 것 같기도.

 

 

「그렇다면 제가 지휘권을 갖겠습니다」

「헤?」

 

 고무지가 너무나도 끈질겨서 저는 그냥 포기하고 그의 동행을 허가하기로 했습니다.

 

 이대로 고무지에게 발을 붙들리고 있다간 제 탈출도 늦어져 버립니다.

 

 죽도록 귀찮습니다만, 그도 같이 움직이도록 하죠.

 

 

「어, 지휘권?」

「그렇습니다, 고무지 이등병. 너는 상관인 제 명령에 거부할 권리를 일절 갖고 있지 않습니다」

「……아니, 그건. 위생병이 전선 지휘를 할 수 있을 리가 없잖아. 후방에 틀어박혀만 있었던 주제에」

「저는 전선위생병입니다. 반년 넘게 계속 가백소대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네게 있어선 소대의 선임이기도 합니다」

「에」

 

 뭐어, 이 남자가 정말로 가백소대라면, 이라는 가정하의 이야기지만요.

 

「고무지, 저는 너를 신용하고 있지 않습니다. 그러니 너의 지휘에 따를 생각은 없습니다. 거부하도록 하죠」

「으으……」

「선택해주세요. 개별행동을 할지, 제 지휘하로 들어올지」

「……네네, 알겠어, 알겠습니다요. 따를게 따를게. 이걸로 오케이?」

「알겠습니다. 본의는 아니지만 네 목숨은 제가 맡겠습니다」

 

 고무지는 마지못해 따르는 기색을 보였지만 그 눈은 도무지 납득한 것처럼 보이지 않습니다.

 

 여차하면 저를 버리고 미끼로 삼을 계략이라도 꾸미고 있는 거겠죠.

 

 뭐어, 그건 그거대로 상관없습니다. 처음부터 그걸 상정하고 다루면 될 뿐입니다.

 

 

「그럼 우선 꼭 지켜줬으면 하는 규칙을 설명하겠습니다」

「눼눼」

「첫째. 적에게 들키지 않도록 항상 숨어서 이동할 것」

「뭐, 그야 그렇지」

 

 그러니 저는 최소한 그에게 발목이 잡히더라도 복구가 가능하도록 규칙을 마련했습니다.

 

 적한테서 숨어다니며 움직인다. 이건 당연합니다. 적과의 전투가 적어서 나쁠 건 없습니다.

 

「둘째. 제가 물러나라 하면 무조건 물러날 것. 이에 따르지 않을 경우, 버리고 갈 겁니다」

「……뭐어」

 

 그리고 지휘를 맡겠다고 한 이상, 그의 목숨도 제 책임하에 있습니다.

 

 제 지휘에 따라주는 한, 저는 그를 최대한 돕기 위해 행동해야 합니다.

 

「그리고 셋째」

 

 ……그렇습니다. 저는 그를 지켜야만 하는 겁니다.

 

 아무리 화가 나는 남자라도 그게 같은 팀의 멤버라면 그래야 합니다.

 

 

 그리고 그 『엉망진창인 동료』를 능숙히 조종해가면서 때로는 욕을 내뱉거나, 때로는 부추기기도 하면서 최고의 효율을 끌어내 승리로 이끈다────

 

 

 

「이게 가장 중요한 규칙입니다만」

「으, 으응」

 

 

 

 ────그러나, ‘이거‘는 정말로 써도 되는 기술인 걸까요?

 

 

 

 

 

 

 

 

 

 

『아, 보이스챗 하시는 분인가요? 요로입니다』

『네. 잘 부탁드립니다』

 

 어디선가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립니다.

 

 그것은 먼 옛날의 그립고 또 정겨운 남자들의 목소리입니다.

 

『아니, ●●님!? 그 ID, 진짜예요?』

『예에, 뭐어』

『우와! 미친, 같은 팀 감사합니다. 세계챔피언이랑 맺어지다니, 영광입니다!』

『뭐, 부담 갖지 말고 즐겁게 합시다』

 

 저는 이것을 알고 있습니다.

 

 이건 정신없는 게임 속의 대화입니다.

 

 목숨을 건 싸움은커녕 사람의 시체조차 제대로 본 적 없는 평화로운 세계의 『전쟁 게임』.

 

『그렇달까, 저 ●●님 지시에 따르겠습니다! 한 수 배우겠습니다!』

『하하, 그렇게까지 말해주신다면 몇 가지 부탁드려도 될까요?』

 

 그 유희의 세계에서 저는 한때────

 

『그럼 3개 정도. 괜찮을까요』

『신의 플레이를 눈앞에서 볼 수 있는 건데요, 그 정도면 거저먹는 거죠』

 

 

 ────신이라 불리었습니다.

 

 

 

『첫째, 괜한 전투는 피할 것. 노잼 플레이일지도 모르지만, 저는 항상 이길 생각으로 하고 있어서요』

『알겠슴다』

 

 저는 그 게임에 엄청난 재능이 있었던 겁니다.

 

 시야 끝에 힐끗 비치는 적을 놓치지 않는, 넓은 시야.

 

 알아채고 나서의 행동이 빠르며, 정확 무쌍한 에임을 행할 수 있는 기술.

 

 그리고,

 

『앞으로 제가 물러난다고 하면 따라주세요. 설령 이길 수 있을 것 같은 국면에서도 무조건』

『예압』

 

 이대로 싸웠다간 『위험』하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빠르게 느낄 수 있는, 위기 감지 능력입니다.

 

 적이 다가오는 듯한 느낌, 적에게 노려지고 있는 것 같은 기색, 그런 종류의 『위협』을 탐지하는 능력은 제 가장 큰 장점이라고 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더욱 서바이벌 FPS는 제가 가장 자신 있는 분야였던 겁니다.

 

『그리고 마지막입니다만……』

『네, 뭔가요?』

 

 

 그리고 FPS 게임에서의 철칙, 그건 다대일로는 결코 이길 수 없다는 것.

 

 자기 혼자만 살아남아서 주변의 플레이어를 전멸시킨다는 건 꿈속의 이야기입니다.

 

 표적도 분산되고, 데미지 효율에서 너무나도 차이가 나기 때문에 2대1의 싸움이 되는 시점에서 이미 패배인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설사 아무리 무능한 동료라 하더라도 칭찬하고 부추겨서 죽어버리지 않도록 잘 처신해야만 합니다.

 

 

 

『너는────』

 

 

 

 

 

 

 

「────너는 괜한 짓 하지 말고, 납작 엎드려서 살아남을 생각만 하고 있으세요」

 

 

 

 전쟁 게임, 이란 것들은 현실의 전쟁과는 전혀 별개의 놀이입니다.

 

 그런 게임 세계의 경험을 현실의 전쟁에 활용하려 하다니, 머리가 어떻게 됐다고밖에 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제게는 이 세계에서의 소대 지휘 경험 따윈 없습니다.

 

 지금의 제가 의존할 수 있는 수단은 그 얄팍한 게임 속밖에 없는 겁니다.

 

 

「에?」

「알아들었죠, 고무지」

 

 기억해냅시다. 그 게임 세상에서 저는 어떤 것들을 생각하며 움직이고 있었는지.

 

 색적, 은밀, 동선, 사선 관리, 탄약 보충, 장비 확장────.

 

 그 얄팍한 게임에서 쓸 만한 정보, 쓸 수 없는 정보를 골라내서 현실로 승화시키는 겁니다.

 

 

 ────말할 표현할 수 없는, 한때 자주 느꼈던 오한.

 

 머지않아 이 집에 적 부대가 찾아올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그토록 거대한 폭발이 있었던 겁니다. 그야 상황을 살피러 오겠죠.

 

 이 집에 숨어들기 전의 풍경을 떠올려야만 합니다. 어느 창문으로 탈출해야 들키지 않고 뒷골목으로 빠질 수 있을까요.

 

 적이 쳐들어온다면 어디에서부터? 역시 저희도 들어올 때 사용한 창문에서부터일까요?

 

 …….

 

「이 방과 반대편에 있는 부엌 근처의 창문을 통해 탈출하겠습니다. 그대로 골목으로 진입해 정찰합시다」

「어, 어어. 거기로 괜찮은 거야?」

「그 외의 루트라면 아마 들켜서 이번에야말로 죽임당할 겁니다」

 

 허벅지에 묶어둔 권총이 차갑게 피부를 스칩니다.

 

 이건 호신용. 여태까지 제대로 총을 쏴본 적 없는 제가 실전에서 갑자기 표적을 조준할 수 있으리라곤 생각하지 않습니다.

 

 현재의 최선의 목표는 한번도 싸우지 않고 무사히 아군 방위선까지 철수하여 합류하는 것입니다.

 

 한번이라도 정면에서 싸우게 된다면 그건 패배나 마찬가지입니다. 이길 수 있을 리가 없습니다.

 

 

「……」

「어, 어이 토우리 일등위생병님?」

 

 

 맵도 없고 드랍템이나 소생 포인트도 없는, 여기저기에 시체가 널브러져 있는 진짜 전장에서.

 

 저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누군가를 거느리고 자신의 판단만으로 전투 행동을 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겁쟁이입니다.

 

 살의가 넘실거리는 적에게 둘러싸인 이 상황에서 무사히 아군의 곁으로 도망쳐야 한다니, 공포로 정신이 미쳐버릴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할 수밖에 없습니다.

 

 저는 살아남을 겁니다. 제 목숨을 결코 소홀히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뭘 멍하니 있는 겁니까. 빨리 움직여주세요」

「아니, 그」

 

 그리고 어째서일까요.

 

 절체절명의 곤경에 처해 겁에 질려 머리가 이상해져 버린 걸까요?

 

 이때의 저는 태어나서 처음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왜 웃고 있는 거야, 너────」

 

 

 

 ……기분이 고양되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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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화 : TS 위생병 씨의 성공담 33화 - TS물 채널 (arca.li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