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늦게 지망생이 돼서 좋은 정보 많이 얻었습니다. 저도 다른 분들께 도움이 되고 싶어서 제 경험을 바탕으로 일러 외주에 대한 가이드를 적어봤습니다.



1. 원화가와 컨택하는 방법


a) 원화가 커뮤니티

https://cafe.naver.com/bscomic


흔히 방사라고 불리는 카페로 구인, 구직 게시판이 따로 있습니다.

창작의 전당에도 많은 작품들이 있으니 확인하시다가 마음에 들면 컨택하시면 됩니다.

다른 커뮤니티도 있겠지만 제가 알던 곳들은 대부분 유령 사이트가 됐더라구요ㅠㅠ



b) 아트스테이션

https://www.artstation.com/search


다른 그림 올리는 사이트와 크게 다르지 않지만, 한국의 현업이나 지망생 분들이 포트폴리오로 활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용법은 '캐릭터 원화 컨셉 시트 포트폴리오 직업 종족 장비' 등등을 1개 혹은 2개 이상 조합해서 검색하는 것입니다.


예시) 복장/장비 디자인에 중점을 둔 경우 : 캐릭터 시트or캐릭터 컨셉


외국어가 가능하시면 타국 원화가와 컨택도 가능합니다. 실제로 한국인 원화가들도 외국에서 연락을 엄청 받으심.



c) 외주 사이트

아트머그

크몽


최근 많이 사용하시는 외주 사이트로, 저는 사용해본적이 없지만 추천받아서 추가합니다.



d) 작가에게 직접연락


특정 표지가 괜찮다고 느꼈다면 그 작가에게 직접 의뢰를 넣는것도 방법입니다.



e) 트위터, 블로그 등을 거른 이유


지망생들 사이에선 트위터가 문피아 작연쯤 되는 것처럼 알려진 경우도 있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적어도 한국에서는 유저도 적고 검색도 불편한 트위터에서 구인할 이유가 없습니다.


픽시브도 비슷하게 자신이 원래부터 활동해서 후보자들을 쌓아둔 경우가 아니라면 갑자기 검색해서 찾기는 어렵습니다





2. 그림의 가격과 포지션별 추천 방법


그림의 수준이라는 것이 상대적이지만 러프하게 적어보겠습니다


누가 봐도 걸작이다 : 300+


썸네일도 눈에 확 들어온다 : 100~200


꽤 잘그렸잖아 : 그 이하(아직 프로가 아닌 분들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좀 더 노골적으로 말하자면 디테일이 적은 그림은 20만원 정도, 디테일이 많은 그림은 30만원 정도가 최저선이 아닐까 싶습니다.


작가분들마다 자기 기준이 있을테니 'A는 얼마인데 너는 왜 더 비싸냐' 등의 생각은 서로 마음만 상하는 길입니다. 개인간 거래니 서로 존중해야죠.




a) 본인이 이미 현업에 있고 지속적으로 수입이 나고 있다면 충분한 비용을 투자해서 검증된 작가를 섭외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이미 상업적으로 정립된 시장가격에는 편의비용이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합니다. 특히 시간=돈인 현업작가 입장에서는 아주 중요한 문제인듯.


자기가 마음에 드는 작업을 했던 사람의 메일 주소 등을 알아내서 문의를 넣으면 됩니다.



a-1) 표지 그림 한장으로 끝나는게 아니라 발주량이 꽤 된다면 전문화된 외주회사에 컨택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것같네요. 예를 들면 '600만원, 표지일러1, 캐릭터 컬러 스탠딩 일러 4, 흑백삽화 4' 이런 식이면 오히려 피드백도 쉽고 편할겁니다.




b) 자신의 수입이 없거나 충분하지 않은 상태라면 두가지 선택지가 있겠습니다


시간이 부족한 경우 : 커뮤니티 사이트의 구직 공고나 외주 사이트를 보고 마음에 드는 그림을 그린 작가에게 연락, 자신의 상황과 의도를 충분히 전달하고 그림 의뢰


시간이 충분한 경우 : 창작 게시판의 개인작이나 포트폴리오들을 충분히 검토해서 연락합니다. 이 경우 외주 의향이 없던 사람에게 컨택하는 것이므로 커뮤니케이션 비용이 더 많이 들어가지만 싸고 좋은 그림을 얻을 수 있습니다.




C) 그냥 내 창작 캐릭터의 그림이 보고싶다면 외주 사이트의 저렴한 커미션들을 이용하면 됩니다. 상업용으로 이용할 일이 생기면 그 때 새로 의뢰를 넣어도 되고요, 기존 그림을 상업용으로 쓰고 싶으니 얼마를 더 드리겠습니다 라고 합의를 봐도 됩니다. 아주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예전에 했던 작업에 돈을 더준다는데 싫어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3. 비용을 흥정하는 방법


그냥 얼마만 깎자 식의 흥정은 서로 마음만 상할뿐 시도하지 않는것이 좋습니다. 정확히는 흥정 자체를 안하는게 좋습니다. 완제품을 주고 받는게 아니라서 거래가 성사되더라도 작업에 그만큼 애정을 덜 쏟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리고 애초에 일을 골라서 하는 프로들은 흥정 시도 자체가 시간낭비인 경우가 많습니다.


WIN-WIN으로 가는 아래와 같은 방법이 있습니다


-3장 한꺼번에 의뢰할테니 장당 단가를 깎아주세요

-얼마 더 드릴테니 표정이나 복장추가, 배경 필터 바리에이션 같은 차분 그림을 2종 더 그려주세요


하는 식으로 서로 효율을 극대화하는 방향을 찾습니다.


혹은 배경 제외, 상반신만 그리기 등으로 작업량 자체를 줄이고 협의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 외에는 솔직하게 자신의 상황과 예산을 말하고, 상대방의 의도와 권한을 존중해주며 '제안을 해본다'고 생각하는것이 좋습니다.


예시)저는 웹소설 지망생인데 현재 조회수가 얼마정도 나오고 있으며 조금 더 오르면 유료화 전환을 노려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보기 좋은 표지 그림이 필요해서 찾아보다가 작가님의 그림을 보고 연락드리게 되었습니다. 제가 예산이 얼마인데 표지 그림을 의뢰하고 싶습니다. 대신 유료화 돼서 수입이 나오면 차후에도 지속적으로 작가님께 그림을 의뢰드린다 약속드리겠습니다. 그림 업데이트 시 작가님의 팬네임과 사이트 주소를 공유할 예정입니다.


이런 식으로 상식선에서 협의를 해볼 수 있습니다. 외주 관리할때 이런식으로 보다 낮은 비용으로 그림을 의뢰하고 그 이후에도 좋은 관계를 유지했던 경험이 있네요.






4. 피드백하는 방법


최악은 카톡으로 띄엄띄엄 실시간으로 써서 넘기는 방법입니다. 내용과 무관하게 진짜 짜증난다고 다들 입을 모아 말함.


하나의 문서로 깔끔하게 정리해서 메일로 보내는게 무난합니다. 그리고 아무래도 글로 설명하다보니 의도가 전달이 잘 안되는 경우가 많을텐데요, 이 경우 내 의도를 잘 설명한 참고 이미지를 첨부하는게 가장 적절합니다.


'어깨까지 오는 길이인데 사이드는 살짝 볼륨있고 앞머리는...' 하는 것 보다 구글에서 '단발펌' 검색해서 자기 의도와 가장 어울리는 그림 찾아서 첨부하는게 훨씬 낫다는 것.


또한 해당 작가의 기존 그림들을 확인해서 'A그림의 어느 부분이 좋던데 그렇게 해주세요' 하는것은 직관적일 뿐 아니라, 칭찬이 섞여있기 때문에 긍정적인 관계를 형성하기 좋습니다. 굳이 상대를 기분좋게 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외주자의 실력이나 경향을 분석하는 것은 좋은 결과물을 얻기 위해서도 중요한 일입니다.


수정 피드백은 다음과 같이 하는것이 좋습니다.


a) 러프 단계

b) 선화 마무리, 색 올리는 단계

c) 완성 후 최종 피드백


b는 상세한 묘사가 되기 전에, 스케치에 색만 칠한 단계라고 보시면 될것같습니다. 완벽하게 자기 머리속의 결과물을 남이 그려주는건 쉽지 않으니 적당한 선에서 타협하는것도 중요합니다.


제가 위에 '편의비용' 이야기를 했었는데, 외부 작업 경험이 적은 분들은 자기 실력이 제대로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99%라는 것도 감안해야 합니다. 자기가 그리고 싶은 그림을 충분한 시간과 노력을 들인 완성물과 최저시급도 안되는 비용으로 작업한 완성물 퀄리티가 같을수가 없거든요 ㅠㅠ





5. 커미션과 상업용 차이


커미션 : 적은 비용으로 작가에게 특정 그림 작업을 의뢰하는 행위. 저작권을 양도하지 않음


상업용 : 보다 큰 비용으로 작가에게 그림을 의뢰해서 구매하는 행위. 저작권을 양도.


라고 보시면 될것같습니다. 매출의 일정 비율을 지급한다 등의 계약도 있기야 하겠지만 서로 원치 않을테니.



후자의 경우 '작품이 출시된 경우(표지로 사용된 이후) 포트폴리오로 활용해도 된다'고 조항을 달아도 괜찮습니다. 어차피 웹소설이 그림 자체를 팔아서 돈을 버는 직종은 아니고 어디까지나 광고판이라고 할 수 있는데 많은 사람이 봐서 나쁠건 없으니까요.


개인간 거래라면 굳이 계약서를 쓸 필요는 없지만 상호 합의하에 작성해도 좋습니다. 어차피 주고받은 메시지와 메일이 법적 효력이 있거든요.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제 경험을 바탕으로 쓴 글인데 도움이 되면 좋겠습니다.


주변에 수소문해봤더니 '웹소설 일러는 돈도 적게 주면서 피드백이 귀찮다'는 분들이 좀 있더라구요. 아마 피드백이 많다기 보다는 경험이 적다보니 산발적이고 귀찮게 가서 그런게 아닌가 하네요. 그리고 네이버 웹소설 초창기에 돈 짜게 주기로 유명했다고 ㅋㅋ


출처: 일러 외주 가이드 - 웹소설 연재 갤러리 (dcinsid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