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웹소설 에피소드 1개를 몇 화로? 컨텐츠 구성.. : 네이버블로그 (naver.com) 


Q.

...생략... 여쭙고 싶은 것이 있는데 기승전결 패턴을 흔히 3~7화로 나누는 분량 말씀이신지 25화 정도 되는 한 권 분량 말씀이신지 알려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제 짧은 소견으로는 전자인 것 같은데, 3~7화마다 제껴야할 안티고네스트가 지속해서 등장하는 건 조금 많지 않나 싶은데 장애물 제거나 허들 낮추기 정도의 마무리로 생각해도 될까요...?

 

A.

기승전결로 구성 된 에피소드 1개를 3화로 구성할지 7화로 구성할지 아니면 25화로 구성할지는 정답이 없습니다.

작가의 스타일에 따라 각기 다릅니다.


저 같은 경우는 첫 소설 '이세계로 통하는 엘리베이터'는 에피소드 1개에 25화였고.

세 번째 소설 '100층의 회귀자'는 에피소드 1개에 대략 7편 정도 였으며.

최근 완결 지은 네 번째 소설 '9서클마법사의 탄생'은 에피소드 1개에 3화 정도 소모되었을 겁니다.


예전 출판 시장일 때 판타지 소설은 권당 호흡으로 에피소드 1개에 25화였는데

하루 1편 보는 현 웹소설 시장에서 그렇게 했다간 루즈할 수 있어 연독률이 좋지 않습니다.

따라서 컨텐츠 소모를 더 빨리 하는 편입니다.


다만, 충분히 내공이 쌓이지 않은 초보 작가가 스토리 전개를 너무 압축하면

스토리 전개가 아니라 스토리 설명문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글을 쓸 때 너무 압축하려고 하지말고


첫 소설은 편안하게 쓰면서 자신이 에피소드 1개를 몇화에 써내는지 보고

차기작에서는 조금 압축해보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저도 과거 스토리 전개가 빠른 디다트 작가님 따라한다고 스토리 압축 전개하다가 포기했습니다.

뱁새가 황새를 따라가려고 하면 가랑이가 찢어지는 법이죠 ㅎㅎ

 

질문해주신 분이 잘 못 이해하신 것이 있습니다.

 

 

에피소드 1개 마다 쓰러트려야 하는 적을 설정해야 한다고 생각하시는 거 같은데

 

제가 한 말은 그런 뜻이 아닙니다.

 

예전에 블로그에도 설명했는데 +1의 법칙이라는 게 있습니다.

 

인기 만화가 죠죠의 기묘한 모험을 그린 만화가 작법서에 나온 내용인데


소년만화에서는 에피소드마다 주인공이 +1이 되어야 한다는 법칙입니다.

 

 

이게 단순히 적을 쓰러트리는 것만 말하는 게 아니라 주인공이 단련하거나

아이템을 얻거나 도움이 되는 누군가를 구해주던가 우정이 생기던가 사랑이 생기던가

적의 부하를 쓰러트리던가 하면서 무언가 하나씩 얻어 나가는 것을 말합니다.


즉, 에피소드 1개마다 주인공이 무언가 얻어야 한다는 말입니다.


이걸 웹소설에 적용하면, 소설 끝에서 최종 보스를 쓰러트린다고 했을 때

에피소드 1에서 부하1을 쓰러트리고 에피소드2에서 부하2를 쓰러트리고 에피소드3에서 부하3을 쓰러트리라는 게 아닙니다. 제가 이전 포스팅에서 예를 들었던 드래곤볼은 그렇게 했지만, 웹소설 호흡은 조금 다릅니다.

 

 

에피소드1에서 단련하다가 깨달음을 얻어서 성장.

 

에피소드2에서 던전에 들어가 고생 끝에 좋은 아이템을 얻음.

 

에피소드3에서 위기에 처한 이를 구하고 동료를 얻음.

 

에피소드4에서 부하1을 쓰러트리고 좋은 걸 얻음.

 

...이런식으로 가는 겁니다.

 

알다시피 웹소설 시장은 무한 경쟁 시장입니다.

매일 랭킹으로 다른 작가들과 경쟁하죠.

그 때문에 인기 작가들은 +1의 법칙이 아니라 +3의 법칙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보자면

디다트 작가님의 '킬더 히어로'에서 주인공은 배신당하고 회귀합니다.

초반에 별 거 아이템을 조합해서 좋은 아이템을 만듭니다. +1이죠?

돈을 탈탈 털어서 고블린 전용 채찍을 삽니다.

그리고 게이트에 가려고 파티에 들어갔는데 무시당합니다.

하지만 달려드는 고블린 채찍으로 고블린들을 몰살시킵니다. +1이죠?

그때 주인공을 무시하던 파티원들이 너무몰린 고블린에게 죽습니다. 

사이다로 +1이죠?


읽은지 오래되서 제 기억이 조금 잘 못 됐을 수 있는데

아무튼 에피소드 하나에서 +3이 됩니다.

아이템을 얻고, 고블린 열심히 때려잡아 레벨업하고, 좋은 아이템 얻고, 무시했던 파티원들이 죽고

아... +4라고 할 수 있네요.

협회에서 놀란 표정으로 그를 눈여겨 보기 시작했으니 +1추가되서 +5라고 할 수도 있겠고요.

 

최근 읽고 있는 '아카데미 고인물이 다해먹음' 초반부에 이런 에피소드가 나옵니다.

게임 속에 들어가게 된 주인공은 원래 스토리 흐름상 죽게되는 강자를 구해줍니다.

그 남자는 원래 마녀가 조종하는 시체와 싸우다가 그 안에 있는 만드라고라의 비명 소리에 죽게 되는데 주인공의 개입으로 그 강자가 살아남습니다. 그 강자는 주인공을 기억하고 빚을 졌다고 생각합니다. +1이죠?

근데 그 마녀의 시체에서 만드라고라가 떨어져 주인공이 얻습니다. 이것도 +1이죠?

세계관 악당 마녀가 죽었으니 +1 이 되고 또 그 마녀의 비밀연구실을 얻었으니 또 +1이죠?

사건 하나에서 주인공은 +4가 됩니다.


에피소드 1개에 반드시 들어가야 할 것은

주인공이 +되는 것. 그리고 사이다가 나올 것.

이 두 가지는 꼭 넣어야 독자들이 좋아하고 연독률이 좋습니다.

 

주인공을 어떻게 +시킬지는 작가 본인이 머리를 쥐어 뜯으며 고민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개연성 없게 작가 편의주의로 퍼주면 독자들이 욕할 겁니다.

너무 퍼줘도 소설 중반부에 벌써 파워 인플레가 벌어질 수 있습니다.


작가는 영리하게 플롯을 구성해야 합니다.


아직 감이 잘 안 잡히신 분이 있다면

플롯을 무척 잘 구성하는 작가님들의 작품을 읽어보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디다트 : 킬더히어로, BJ대마도사

글럼프 : 망나니 1왕자가 되었다.

노쓰우드 : 드래곤푸어

싱숑 : 전지적독자시점

 

즉흥적으로 글을 써서 대박을 내는 작가님들이 계시고 

철저하게 계산해서 대박을 내는 작가님들이 계신데

위 작가님들은 철저하게 플롯을 구성해서 멋진 작품을 쓰시는 분들이니.

플롯 구성에 어려움을 겪는 분들은 위 작품들을 꼭 읽어보는 것을 추천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