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카타르시스를 주는 방법? 고구마와 사이다 그리.. : 네이버블로그 (naver.com) 


세상에는 재밌는 것이 많습니다.

게임, 드라마, 애니, 영화, 운동, 연애, 예능 등...

그런데 독자들이 짬을 내서 웹소설을 보는 이유를 생각해봅시다.

출퇴근 시간에 버스나 지하철에 앉아 짧은 시간 즐길 수 있고

짜투리 시간에 가볍게 볼 수 있다는 이유도 있지만, 웹소설 특유의 재미가 한 몫 한다고 생각 합니다.

 

영화나 드라마로 만들기 힘든 스케일.

애니나 만화로 만들기에는 시간이 오래 걸리며 동료가 필요하지만,

웹소설은 1인 제작으로 하루 1편 제작 됩니다.

 

대여점 시절 판타지 소설은 권당 호흡으로 독자가 원하는 것은 재밌는 이야기를 듣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편당 호흡으로 가는 현재 웹소설 시장에서 독자가 원하는 것은 카타르시스 입니다.

 

카타르시스란 무엇일까요?

정의1. 독자가 극 속의 인물에 자신을 투사함으로써 감정을 이입하고 이야기에 정서적으로 참여해 카타르시스를 간접 체험하게 되는 것이다. 카타르시스는 일종의 쾌감이다. 

정의2. 무의식 속에 잠겨있는 마음의 상처나 콤플렉스를 말, 행위, 감정으로써 밖으로 발산시켜 노이로제를 치료하려는 정신요법의 일종으로 정화법이라고도 한다.

 

판타지 소설 책을 읽다가 주인공이 속시원하게 적을 쳐부술 때 온 몸이 소름돋을 정도로 짜릿한 기분을 만끽한 적이 있나요? 그걸 카타르시스라고 합니다. 정신적인 쾌감이죠.

 

그건 마약과도 같아서 한 번 사이다물을 맛 본 사람은 일반 소설보기 쉽지 않습니다.

사이다물이 뭐냐고요?

 

고구마 : 먹으면 목이 막힘. 답답함.

사이다 : 마시면 시원함. 짜릿함.

 

독자에게 속 시원하게 해주는 소설을 말합니다.

물론 사이다만 계속 마시면 짜릿한 줄 모르게 됩니다.

고구마를 먹고 사이다를 마셔야 속이 시원하지요.

고구마와 사이다 두 가지 감정이 잘 결합된 형태로 자극이 주어질 때 관객들은 더욱 효과적으로 카타르시스를 체험하게 됩니다.

 

간단한 예를 들어 봅시다.

 

1. 악당이 주인공 친구를 두들겨 팸(고구마 상황)

2. 주인공이 악당을 찾아가서 두들겨 팸(사이다 상황)

3. 악당을 팼더니 레벨업을 함(성장)(사이다 상황2)

4. 악당 주머니에서 돈이 나옴(보상)(사이다 상황3)

 

근데 최근 트렌드는 조금 다릅니다.

약간의 고구마도 참지 못하는 독자들이 생겨난 겁니다.

식탁 위 고구마 다 먹고 냉장고 안에 사이다 꺼내 먹으라고 하면 목 막히는 고구마를 먹기를 거부하는 겁니다.

때문에 작가들은 고구마 옆에 기대감이라는 해결책을 둡니다.

고구마랑 사이다 동시에 먹을 수 있게 해주는 겁니다.

고구마 먹고 목이 텁텁할 때 사이다를 마셔 속이 뻥 뚫리는 느낌은 사라졌지만,

고구마와 사이다를 동시에 먹어 목이 텁텁하는 상황 자체를 안 만드는 겁니다.

 

예를 들어 봅시다.

 

1. 악당이 주인공 친구를 두들겨 패려고 친구 집에 갔는데 미리 설치해 놓은 CCTV에서 주인공에게 경고 메시지가 핸드폰으로 날아 듬. (고구마 옆 기대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친구가 맞기 전에 주인공이 달려올 거라는 걸 암시하는 거죠.)(고구마+기대감=사이다 상황1)

2. 악당이 친구집 문을 부수고 있는데 주인공이 제때 나타나서 악당을 두들겨 팸(사이다 상황2)

3. 악당을 팼더니 레벨업을 함(성장)(사이다 상황3)

4. 악당 주머니에서 돈이 나옴(보상)(사이다 상황4)

 

아직 이해 못하신 분들 위해 예를 하나 더 들어봅시다.

 

주인공 앞에 악당 100명이 칼을 들고 나타났습니다. 근데 주인공은 강철을 다루는 스킬이 있습니다.(고구마+기대감) 악당 100명이 나타난 건 독자에게 스트레스를 주는 고구마지만, 주인공에게 강철을 다루는 스킬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 독자는 스트레스 대신에 기대감을 품게 됩니다. 다음 편에서 적을 시원하게 깨부 수는 사이다 상황이 예상되지요.

 

위 방식은 너무 일차원적인 고구마+기대감과 사이다니까 이런 식도 좋습니다.

 

주인공이 강철을 다루는 스킬을 알고 있는 악당들이 플라스틱 칼을 들고 숲으로 주인공을 유도 합니다.

주인공은 그걸 알고 경비행기 운전자에게 미리 돈을 내고 몇시 몇분에 어디 지점에 쇠구슬 수천개를 떨어트려 달라고 합니다. 그걸 모르는 악당은 자신들이 이길거라 생각하며 낄낄대며 다가오는 주인공을 바라봅니다. 근데 머리 위에서 쇠구슬들이 떨어지고 있습니다. 여기서 소설을 끊으면 독자들은 댓글창에 "악당들 너희 다음편에 다 뒤졌다 ㅋㅋ"라는 댓글을 달며 즐거워 합니다.

 

기대감을 주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위기 옆에 해결책을 두고 그걸 독자에게만 알려주는 겁니다.

악당이 숲으로 부를 걸 일찍이 예상하고 미리 강철 판을 바닥에 숨겨놔도 좋고 비행기로 배달시켜도 좋습니다.

악당은 몰라도 독자는 강철이 미리 준비되어 있다는 사실만 알려주면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그 상황을 즐기게 됩니다.

 

요즘 소설은 고구마 없이 사이다만 준다고 보는 사람이 있는데 반은 맞고 반은 틀립니다.

정확히는 고구마 옆에 기대감을 같이 둬서 사이다를 주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