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독자의 니즈를 충족하는 글을 쓴다는 점에서는 라노벨이 순문보다 훨씬 낫다.

단지 그 방향이 웹소설과 차이가 있을 뿐이지.

 

그럼 방향만 바꿔주면 라노벨 쓰던 애들은 충분히 웹소 쓸 수 있다.

 

 

다음과 같은 차이점을 인지하고 자신의 글에 적용할 수 있으면 된다.

 

 

1. 캐릭터 위주의 서사 -> 스토리 위주의 서사

 

라노벨은 캐릭터를 팔아치워야하니, 캐릭터 서사가 굉장히 중요하지만 웹소는 아니다. 단적으로 말해 히로인과 쓸데없이 잡담, 만담, 노가리 까는 장면은 죄다 삭제해야 한다.

 

 

2. 빠른 전개

 

이건 출판양식의 차이 때문이다. 라노벨은 1권단위로 팔기에, 1권(15~25만자) 이내로 서사를 끝내야 한다. 이정도면 꽤 장편인데, 그러다보니 중반부에 쓸데없는 서사가 많이 들어간다. 보통 위의 1을 넣는다.

 

어떻게 생각하면 되냐면, 극단적으로는 라노벨 1권에 넣을 만한 플롯을 1에피소드(5~6화, 3만자 내외) 안에 끝낸다고 생각해야 된다. 조금 플롯이 복잡하다? 그럼 에피소드 2개 정도 분량이고. 3개 이상이 되어선 안 된다.

 

 

3. 일본식 문체와 표현

 

이건 라노벨 많이 읽은 애들이 영향받아서 생기는 문제다. 한국 소설을 읽어라. 기왕이면 웹소 읽어라.

 

 

4. 주인공 중심의 플롯

 

1번과 비슷한 요지이지만 조금 다르다. 라노벨은 주인공의 성장은 부차적이고, 기본 플롯은 히로인을 중심으로 놓고 전개한다. 특정 히로인이 메인인 에피소드라면 이런 게 도드라지는데, 이래선 안 된다. 주인공이 언제나 중심이어야 한다.

 

 

5. 독자가 요구하는 것

 

라노벨 독자가 궁극적으로 요구하는 건 (유사) 연애다. 라노벨 팬들이 하는 이야기 대부분이 스토리가 잘 흘러가 주인공이 성공하느냐 여부가 아니다. 어느 히로인과 맺어지느냐지. 그렇기에 성공하고는 좆도 상관없는 일상물이라도 히로인만 잘 뽑아내면 흥행할 수 있는 거다.

 

웹소 독자가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건 인정, 나아가 과시다. 주인공이 후빨받고 인정받고, 무시하는 놈들은 갈궈주고 마침내 성공하여 갑질까지. 이런 부분들이 세일즈 포인트다. 이 니즈포인트가 잘 이해가 안 된다면, 일본 소년만화를 보면 된다. 거기서도 잘 보면 알겠지만, 이 포인트들을 분명히 살려주고 있다. 독자가 저연령층이니 (어린데도 대단해! 어리니까 무시 -> 개 관광 루트) 조금 다른 면은 있지만.

 

 

6. 고통받는 주인공

 

라노벨에서는 주인공이 당하는 경우가 의외로 많다. 히로인에게 당하고, 까이고, 무시당하거나 위기에 처하는 등, 하다못해 당황하거나 어리바리 타고 여유 없는 모습을 보이는 등, 웹소 독자들이 고구마라고 칭할 만한 모습을 대단히 많이 보인다.

 

빙구 같이 당하는 찐따 주인공 다 좆까고 주인공이 라이토, 를르슈 같은 놈이라고 생각해라. 그쪽이 웹소랑 잘 맞는 캐릭터다.

 

 

7. 게임을 하는 감각

 

주인공이 삶과 일생을 보낸다 생각하지 말고 몰입도 높은 게임을 한다고 생각해라. 겜판이 아니라도.

 

여기서 말하는 게임은 RPG지 미연시가 아니다.

 

 

8. 위기는 언제나 극복

 

라노벨에서는 가끔 배드엔딩이나 주인공이 아득한 위기에 처하는 장면이 종종 나온다. 심지어 그게 몇 권씩 가기도 한다. 웹소에서는 그게 3화만 가도 연독률이 반으로 떨어질 거다.

 

주인공에게 위기를 주지 말라는 소리가 아니다. 주인공에게 위기는 당연히 있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소설이 재미없으니까.

 

그렇지만 주인공은 그 위기를 언제나 잘 풀어나갈 열쇠를 항상 쥐고 있다고 생각해라. 언제부터 쥐고 있었냐고? 소설 처음에 반, 1~3개 에피소드 전에 복선으로 깔아놓은 거 반.

 

 

이런 부분들을 참고하면 라노벨 쓰던 놈들도 웹소를 쓸 수 있을 거다.

 

근데 쓰다 보니 너무 많다. 너희들은 안 되겠다.

머리를 리셋하고 웹소로 입문해라.


출처:라노벨을 웹소로 바꾸는 방법 - 웹소설 연재 갤러리 (dcinsid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