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찹디 찬 바람에 핀 목련 봉오리를 보았다.


그대를 바라보는 나의 고개가 꺾임과 함께 천천히, 

파랑과 검정과 보라가 섞이는-고고하지만 조금씩 다가오는 겨울봄의 하늘이, 

옛적 아버지와 함께 떠났던 바다에서, 

조각배에서 보았던 하늘에 목련꽃 한 송이가 새초롬히 고개를 빼꼼 내밀고 있었다. 

나로 하여금 어머니의 늘어가는 희끗한 머리칼이 마치 당신께서 목련꽃처럼 피어나는 것 같아. 


아하, 아하. 아아. 아아아...

서둘러 품속에서 꺼낸 전화-차가운 뚜르르 소리가 지나가길 기다린다.


수화기 너머로 들리는 그리운 포근함

사랑합니다. 어머니.

사랑합니다. 아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