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오랫동안 씻지 않은 몸으로 내 앞에 서서 말했다.

나는 내 모습이 어떻게 생겼는지 잘 모릅니다.

나의 자화상을 그려주세요.

나는 말했다.

보이는 것을 종이에 그대로 옮길 손재주가 없어요.

그는 내 오른손을 꼭 잡으며 말했다.

그렇다면 적어줘요. 어떤 말이든 괜찮으니.

그의 이는 누렇고 거뭇한 치석이 단단히 박혀 있었다.

헝클고 떡진 머리카락과 흙먼지 섞인 카키색 바지

흰 셔츠는 구겨지고 더러웠고

떨어진 단추 때문에 몸의 맨살이 다 보였다.

그의 체취는 코를 찔렀고, 못생긴 그의 모습은 불쾌했다.

그의 인상을 기억하며 나는 말했다.

당신을 알지 못하기에,

당신의 모습은 지금 더럽고 불쾌합니다.

하지만 내가 당신을 안다면 그 이유를

삶을 열심히 살아온 까닭이라고 말할 거에요.

그러니 당신의 이야기를 말해줘요.

당신을 아름답다 말하고 싶습니다.

그는 당신의 인생을 말했고,

나는 마지막으로 당신의 모습에 대해 다시 말했다.

꾸미지 않은 그림처럼 곧게

으스대지 않는 문장처럼 투명하게

아름답다

눈을 보며 소리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