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뭐라고 적을 지 모르겠다. 여기에 분명 무언가를 적어야 하는 데 무엇을 적을 지 모르겠다.

그냥 대충 남주랑 여주랑 히히덕대는 소설 하나 지어야지.

"기후변화 대책을 어떻게 해야 한다고 보니?"

"그야 펀하고 쿨하고 섹시하게 해야겠지."

큰일이다. 남주랑 여주의 대화 방향이 이상하게 흘러가고 있다.

그래. 그거다. 아예 아포칼립스물을 만들어 버리는 거다.


"그렇지. 그런데 예전 인류는 그걸 알면서도 대체 뭘 한걸까."

"그러게 말이야. 과거의 인류들 때문에 우리들이 이렇게 됐잖아."

"그보다도 내일은 어디서 살까?"

"몰라. 곧 여름이니까 어떻게든 개마고원으로 올라가야지. 아무래도 여기 서울은 여름이 되면 사람이 살 곳이 아니게 되니까."

해수면 상승으로 인해 부산과 목포 등 저지대가 잠기면서 산지가 해안가가 된 시대. 지구온난화로 웬만한 중위도 지역은 불지옥이 되어버린 시대. 이런 시대에서 그들은 살아남고 있었다.


그보다도 이제 얘네들을 뭘 시키지? 그래. 대충 이 시국을 이길 무기를 하나 만들어주자.

"저기 사람이다!"

"우와 사람이다! 근데 누구야?"

"몰라. 공산당복을 입은 남자인데..."

"설마 심영 아니야?"

심영. 자가폭발이 가능해 차세대 에너지로 주목받고 있는 인물이다. 지금 세계 각국의 정부에 의해 쫓기고 있는 신세인데 지금 여기서 보다니 놀라웠다.



아니 그보다도 이게 뭐하자는 소설이냐. 걍 때려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