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꿇어앉은 채로 그녀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빌어먹을… 나는 대검에 기대며 버티고 있었지만 꿇어앉아 있는 것조차도 거의 한계이다. 내가 필사적으로 대검에 매달리는 꼴을 보고 라미르는 기분 나쁘게 웃기 시작했다.
“꺄하하하! 진짜 개구리 같아! 양발, 양팔을 다 잘린 개구리… 꺄하하핫!”
“염병하네… 안 잘렸거든? 네 머리통 속에 든 것도 잘못 잘렸나 보지?”
내가 홧김에 내뱉자 그녀가 나에게 다가왔다. 내가 왼손의 가운데 손가락을 올리자 그녀는 관통당한 다리를 밟아댔다.
“크아아악!!”
“개구리 주제에 말이 많네~ 꺄흐하하하하!”
나는 웃는 그녀의 얼굴에 침을 뱉었다. 그 순간 그녀는 격노하며 미친 듯이 나의 다리를 밟기 시작했다.
“이! 개! 같! 은! 자! 식! 이!! 주제를 모르고 나대는 거야!?”
“크하악!!”
그녀가 미친 듯이 내 다리를 밟기 시작하자 나는 주변에 떨어졌던 권총의 위치를 찾았다. 다리 옆이다. 나는 왼손으로 그것을 주워 그녀에게 총을 쏘았다.
“꺄아아악!”
내가 그녀의 어깨에 총을 발사하자 그녀는 자신의 어깨에 손을 대며 나를 바라보았다. 나는 다리가 찢어지는 듯한 느낌을 받으며 대검에 기대며 일어섰다. 아 젠장. 정신이 멍해져 간다.
“이거나 먹어! 망할 개구리!!”
그녀는 나에게 외치며 떨어져 있던 단검을 주워 나에게 던졌다. 그 단검은 나의 오른쪽 어깨에 박혔다. 아 젠장… 정신… 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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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뜨자 또다시 불타는 교회가 눈에 들어왔다. 빌어먹을, 또 여긴가? 나는 대검을 매고 주변을 살펴보았다. 또 아버지의 얼굴을 한 그 개자식이 나타날까 봐 나는 총을 넣어둔 홀스터에 왼손을 가져다 댔다. 그 순간 어디선가 목소리가 들려왔다.
“뭐 하는 거야?”
“아… 진짜 네가 안 나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말이지.”
내가 한탄하듯 내뱉자 그 자식이 내 눈앞에 나타났다. 이런 ㅆ… 좆 같네 시발. 이번에 그 자식은 나의 얼굴을 하고 있었다. 총을 뽑아서 면상에 갈겨버릴까 생각했지만 나는 진정하고 녀석과 대화해보기로 했다.
“뭐야 너는?”
“글쎄? 내가 뭐일 거 같아? 참나… 나도 몰라. 정신을 차리고 보니 나는 이런 곳에 있었다고.”
“그럼 뭐야? 여기는 천국이나 지옥 같은 거냐? 아 네가 있으니 지옥이겠군.”
“아냐 아냐~ 그냥 네 꿈속일 뿐이지. 나는 저승사자도 뭣도 아니야.”
그렇다면 이곳은 악몽이겠지. 내가 잊고 싶었던 것을 떠오르게 하는 거지 같은 공간. 나는 그를 뒤로하고 교회 밖으로 나가려 했다. 내가 발을 떼는 순간 그 자식의 표정이 달라졌다.
“어딜 가려는 거지?”
“어딜 가긴 어딜 가. 내 꿈이니까 어딜 가든 내 자유일 거 아니야.”
“그게 말이지… 네 꿈은… 내 꿈이 될 거거든!”
녀석이 나에게 대검을 휘둘러 왔다. 나는 아래로 숙이며 그 공격을 피했다. 하지만 녀석은 피한 방향으로 권총을 들이댔다. 이런 미친… 저건…
타앙!!
내가 쓰는 방식이잖아!? 빌어먹을! 나는 그것을 피하였다. 내가 쓰던 방식이기에 바로 눈치챘기 때문이다. 저 빌어먹을 자식이…! 나는 권총을 기관단총으로 바꾸며 그에게 쏴 갈겼다. 그러자 녀석은 대검을 방패 삼아 나의 기관단총을 막아냈다. 그리고 대검을 밀어내며 나에게 다가왔다. 어떻게 해야 하지? 나와 전투 방식이 같은 녀석이라면…!
“뭘 하고 싶은 거지? 이럴 거면 나에게 다 맡기라고!!”
그 순간 머리에 끈이 베이는 듯한 느낌이 났다. 나는 막으며 달려드는 녀석에게 대검을 미친 듯이 휘둘러댔다. 분노, 그것은 격정적인 분노였다. 나 자신에 대한 분노. 류를 저격한 라미르에 대한 분노, 그리고 그 망할 케스인가 뭔가 하는 녀석에 대한 분노였다. 그 미쳐 날뛰는 감정을 앞에 있던 녀석에게 풀어냈다. 그 순간 녀석이 들고 있던 내 대검과 같은 형상을 한 대검은 산산조각이 나며 녀석은 핏덩이 되도록 미친 듯이 검을 휘둘러 댔다. 그 녀석이 형체를 알아보기도 힘들게 바뀌었다. 그럼에도 녀석의 목소리는 사라지지 않았다.
“하아… 하아…!”
“재밌었나? 조금은 기분이 풀렸겠지. 다음에는 좀 더 재미있는 만남을 기대하지.”
그 순간 눈이 떠지며 정신이 차려졌다. 나는 오른손으로 대검을 쥐고 내 몸을 기대고 있었다. 그리고 권총을 왼손은 피투성이인 라미르를 겨누고 있었다.
“히… 히이익…! 살려줘!”
그 년은 겁에 질린 표정으로 나를 쳐다보았다. 무슨 상황인지 이해되지 않았지만 하나만은 확실했다. 그녀는 그 자식인지 나일지 모를 것에게 패배했다. 그렇다면 나는 승자로써… 무언가를 취한다는 행위를 하는 거지. 그 취할 것은 단 하나 확실했다. 그 감정이 내 전신을 감쌌다. 그 년이 입을 열자 그와 동시에 다른 목소리가 들려왔다.
“우물… 안의 개구리가 아니라… ㅅ… 새장에 갇힌 용이잖아…”
‘죽여.’
어디에서 들리는지 모를 목소리가 들려왔다. 주변을 둘러봐도 사람은 보이지 않았다. 그 자식인가? 누구지!? 하지만 내가 할 일은 분명했다. 방아쇠를 당겨라. 당겨라. 당겨라. 당겨라. 당겨라. 당겨. 당겨. 당겨!!!
타앙!!
방아쇠가 당겨지며 총알이 발사됐다. 그 순간 류가 달려와서 나의 손을 발로 찼다. 나는 그 탓에 총을 놓치고 말았다. 죽여야 한다 죽여…
“정신 차려 미친놈아.”
“류… 류?”
나는 정신을 차리고 앞에 서 있는 남자를 바라보았다. 갈색 머리를 하고 청록색의 눈을 가진 장신의 사내. 그리고 그가 가지고 있는 장도까지, 확실하다. 류다. 나는 그제서야 정신을 차리고 주변을 둘러보았다. 주변은 피투성이에 쓰러진 시체들도 가득했다.
“내가 아무리 좋아도 말이지. 그 정도로 복수하려 하면 좀 무서운걸?”
“개소리하지 마. 피는 안 흐르냐?”
“괜찮으니까 왔지~ 부축해 줄 테니까 가자고~”
“됐어, 그러면 이 년은?”
“내가 끌고 가지 뭐.”
류는 저 망할 년을 대충 묶고 끌고 갔다. 질질 끌려가는 모습이 참 볼만했다. 나는 공동 묘지의 입구로 나와서 안을 둘러보았다. 공동묘지의 안은 처참했다. 수많은 시체가 가득한 그곳은 붉은빛으로 가득했다. 나는 그곳을 애써 뒤로하고 린 씨의 여관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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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휘청거리며 여관으로 들어왔다. 류는 휴엔을 린의 앞에 던지듯이 앉히며 자신도 그의 옆에 앉았다.
“뭐야? 그렇게 힘들었어? 벌써 1시인데…”
“네~ 뭐… 말도 아니죠. 저는 배가 관통당하고… 얘는 어후… 뭐 이렇게 당한 게 많아? 살아있냐?”
휴엔은 전신이 피투성이에 다리에 관통상과 베인 상처들이 가득했다. 린이 그를 치유하기 위해 테이블 건너편으로 넘어오자 그녀는 바로 코부터 막았다.
“어후… 피 냄새가 진동을 하네… 아오한테 들키기 싫으면 제대로 씻어. 『세포 치유』.”
린이 능력을 사용하자 휴엔에게 났던 수많은 상처가 순식간에 치유되었다. 그러자 류가 자신의 배를 보여주었고 린은 그의 뺨을 찰지게 때리며 말했다.
“총알이 박혔어. 박힌 건 힘들다고 했지?”
“부탁드릴게요~ 어두운 곳에서 저격당한 거란 말이에요~”
“후우… 알겠어. 다음에 또 이러면 그냥 박힌 채로 치유해 버릴 거니까 알아서 해.”
“며… 명심하죠…”
린이 류의 배 주변에 손을 대자 관통당한 그의 배에서 총알이 튀어나오며 류가 고통스러워 했다.
“으아아각!! 좀 안 아프게 해 주시면 안 돼요?”
“자꾸 그러면 이대로 둬버린다? 가만히 있어.”
그 순간 류의 배에 뚫린 구멍에서 새로운 살이 돋아났다. 그 순간 류는 안도의 한숨을 쉬고는 일어섰다.
“휴엔. 다리에 감각 좀 돌아오면 올라와. 먼저 씻고 있을 테니까.”
휴엔이 다리를 어루만지자 린은 류가 끌고 온, 기절한 라미르에게 다가갔다.
“너가 잡았구나? 음… 조금 평상시랑 다른 거 같은데… 어쨌든 서드를 불러야겠네. 그러고 보니 휴엔. 전에 그 사람들은 어떻게 됐니?”
“어… 테빅 세이번가 뭔가 하는 걔들요? 아마 죽지는 않았을 텐데… 이 년이 조종하는 시체들이 끌고 가더라고요.”
휴엔이 라미르를 가리키며 말했다. 그는 한숨을 쉬며 라미르를 손가락으로 찔러댔다. 린은 자신이 앉아있던 의자에 다시 앉으며 그를 바라보았다.
“어쨌든… 한동안 서드의 의뢰를 하겠네. 다음 의뢰는 의뢰지를 미리 받아 뒀으니 받아둬.”
“한 번 보죠…”
휴엔은 린이 건네는 의뢰지를 받아 순식간에 펼쳤다.
“이거… 안 해도 되나요?”
“네가 서드한테 한다며~ 거절 못 해~”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아일레우스 산맥을 등반해서 신전을 가라니, 좀 편한 의뢰를 줄 수는 없는 건가?”
“하이 리턴에는 언제나 하이 리스크가 따르는 법이야~ 돈을 많이 벌고 싶다면 받아들이렴.”
“그건 그렇고 투쟁의 신전이 뭐 하는 곳이죠?”
“응? 투쟁의 신 아바돈을 섬기는 곳이야. 그곳에 있는 수도사들은…”
“아바돈이요? 그게 뭔데요.”
“하긴… 너에게 뭘 말하겠니. 이리 와보렴.”
휴엔은 앉은 채로 머리만 린에게 가까이 댔다. 그곳에는 네 개의 점이 찍힌 지도가 있었다.
“자. 우선 오버시어 교는 알지? 오버시어 교단은 네 명의 신을 섬겨. 처벌의 신 에단, 자애의 신 프라이얼, 투쟁의 신 아바돈. 그리고 이름이 알려지지 않는 창조의 신. 이렇게 네 명의 신이 세계를 만들었고, 모든 종족을 만든 것도 이 신들이라는 이야기야. 그리고 네가 가려는 투쟁의 신전… 여기는 투쟁의 신 아바돈을 섬기는 곳인 거까지는 알겠지?”
휴엔이 뜬 눈을 한 채로 끄덕이자 린은 그의 볼을 꼬집으며 말을 이어갔다.
“아야야야야!!”
“그리고 투쟁의 신을 섬기는 곳이다 보니 투쟁의 신전에서는 아일레우스 산맥에서 자기 자신의 한계를 실험하려는 경향이 강해. 그래서 그곳에 있는 사람들이 잃은 자들을 처치하면서 자기를 갈고 닦는 거지.”
“알겠으니까 놓아 봐요! 귀 빠지겠네… ”
휴엔이 그녀의 손을 풀고 의뢰지를 살펴보았다. 그러자 린이 그에게 눈치를 주었지만 그는 전혀 개의치 않았다.
“그런데 그런 곳에서 기사단이랑 연락을 취하나 봐요?”
“응? 아! 잃은 자 척결대인 질투의 기사단이 그 신전이랑 연락은 취하지. 왜?”
“연락 끊겼다는데요? 전령이 돌아오지 않는답니다.”
“응? 그냥 전령이 잃은 자들에게 습격당한 거 아니야?”
그러자 휴엔이 그녀에게 의뢰지를 보여주었다. 그녀는 그가 건네는 것을 받아 자세히 읽어 보았다. 그것에 적혀있는 내용에 린은 당황하였다.
“전령이 투쟁의 신전에 도착했다는 신호를 보냈으나 그 이후 소식이 끊김… 그리고 사라진 전령이 5명…”
“큰일일까요?”
“글쎄… 잘 모르겠어. 일단 극단적인 예를 들어보자면 수도사들이 당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거지. 투쟁의 신전으로 향하는 길은 수도사들이 잃은 자들을 정리해 놓아. 그러니까 신전에서 소식이 끊긴다는 건…”
휴엔은 한숨을 쉬며 총과 부품들을 분해하여 관리하고 있었다. 린은 그의 귀찮아하는 듯한 자세에 열 받았지만 그러려니 하며 말을 이어갔다.
“아마 수도사들이 전부 당했거나 미쳤을 수도 있겠지. 좀 위험한 일일 거 같아.”
린이 휴엔에게 얼굴을 들이대며 말했으나 휴엔은 여전히 그 이야기를 듣는 둥 마는 둥 하며 총을 조립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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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그냥 세이브본을 빨리빨리 올리는게 좋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