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윽"

나는 2시간 뒤 대공분실에서 깨어났다. 거기는 최근에 건축되어서 그런지 외부가 매우 화려하고 아름다웠다. 하지만 속은 썩어빠지고, 낡고 초라했다.

"어, 바보 일어났냐? 그냥 하겠습니다라고 한 마디만 하면 됬을 것을 안하겠다고 버티니 당연히 이렇게 되지..."

"진실을 밝히는 자가 최후의 승자가 되리라."

"키야, 주인공병이 엄청나네. 이런 건 고문으로 해결해줘야지, 안 그래?"

나는 속으로 고문병이라 비웃다 실수로 말해버렸다.

"너는 고문병이다, 이 자식아. 그리고 나는 주인공 맞아. 내 삶의 주인공."

"야, 고문이나 받아."

그는 나를 거꾸로 매달고는 사정없이 때리기 시작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몸 전부를.

"으아악, 제, 제발 살려주세요."

나는 계속 소리치기 시작했다.

"그럼 빨리 정해. 할 거야, 안 할거야?"

나는 한다고 말을 할 수가 없었다. 그 말을 하고 나중에 진실이 밝혀지는 순간, 동영그룹이 망하고, 내가 사회적으로 죽고, 내 자식들의 미래까지 사라지기 때문이었다. 나는 오랜 시간동안 고민하다 비로소 결론을 내렸다.

".... 진실은 승리합니다."

"이놈이 아직 정신을 못 차렸나?"

그는 나를 다시 거꾸로 매달아 놓고 더 쌔게 공격하려고 손을 닦고 준비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전화벨이 울렸다.

'띠리링'

"진짜 귀찮고 짜증나네.. 고문하는 중인데 대체 누구야?"

"야, 최동식. 고문은 잘 되가냐?"

"네, 존경하는 아름답고 위대하시며 귀하신 우리 추미애 법무부 장관님. 현재 김원남, 정소월, 최명석의 고문은 잘 되고 있습니다."

나 말고 또 다른 사람들이 여기에 있다는 건가? 나는 의문이 들었다. 

"뭐, 내 칭찬 할 필요는 딱히 없었는데... 오늘 내 기분이 좋으니 너 승진이다. 이제 너가 대공분실 전체를 맡아라!"

"감사합니다. 오늘도 역시 아름다우신 장관님만 믿고 있었습니다."

나쁜 놈들. 특히 최동식 쟤는 더더욱. 승진하기 위해 상사에 아부하는 전형적이고 추악한 간신배놈 주제에 약한 자들에게는 강하게 대하고 있으니... 난 나와 약속했다. 꼭 여기를 벗어나서 추악하고 간악한 자식들인 이영정과 최동식, 추미애를 경찰에 고발해 체포시키고, 여기에 있는 다른 사람들과 꼭 살아서 나가기로.

내가 나와의 약속을 내 스스로 하자마자 최동식이 나를 풀고 세워두더니 말했다.

"오늘은 기분이 좋으니 이쯤으로 그만두지. 그리고 오늘 저녁으로 특별히 슈크림빵을 주도록 하지."

"그걸로 어떻게...."

"말대꾸하는 거야? 또 맞고 싶어?"

"아, 아닙니다..."

슈크림빵 하나로 저녁을 때운다니... 이게 말이 되나?라고 생각했다. 또 원래 있던 사람들이 너무 불쌍했다. 거기다가 이게 특식이면 평소엔 도대체 무슨 개같은 음식을 준다는 말인가?

"이제 저기 들어가 보고, 내일은 물고문으로 만나도록 하지"

그는 음흉한 미소로 내가 침소를 손가락으로 표시했다. 거기에는 작은 개 집이 있었고, 개먹이가 봉지째로 쌓여 있었다. 나는 당장이라도 저놈을 때려잡고 싶었으나, 내 나이가 좀 많은지라 참고 또 참았다.

'띠리링'

"아.. 짜증나게 또 신문사 기자네.. 황해일보 손민수 기자? 인권신장운동으로 유명한 사람이잖아? 너는 저기에 들어가 보고 입 다물어, 입 여는 순간 머리가 날라갈 테니 말이야. 알겠냐?"

그는 나에게 협박성 말투와 함께 나를 개집으로 밀쳐냈다.

"네.."

"안녕하십니까, 저는 황해일보 소속 손민수 기자입니다. 법무부 인권국 인권신장과 과장 최동식 씨 맞으십니까?"

걸걸한 목소리와 함께 이상한 말이 들렸다. 인권국 인권신장과? 일년 전에 아버지께서 절대 정부를 믿지 말라고 하셨는데 그게 사실이라는 것을 뼈저리게 깨달았다.

"네, 인권신장과 과장 최동식이 맞습니다. 무슨 일이십니까?

나는 저들의 대화소리가 잘 들리지 않았고, 황해일보가 항상 틀어놓는 방송국 뉴스 소리만 잘 들렸다. 그 중 MBS의 방송소리가 유독 내 귀를 집중시키게 했다. 동영그룹 박창욱 부회장이 추미애와 협력해서 나를 찾겠다는 내용이었다. 나는 잘도 나를 잘 찾겠다며 마음속으로 비웃었다. 어느새 그는 통화를 끝내고 짐을 싸서 대공분실에서 나가더니, 나에게 말했다.

"허튼짓할 생각 따위 하지 마. 뭐, 대공분실 바로 앞을 대통령 경호원들이 지키고 있어 허튼짓하면 바로 총살당해서 어딘가에 묻힐 거니까 허튼짓 해볼려면 해 보던지."

그는 급하게 퇴근하러 달려갔다. 그나저나 여기에 정소월과 최명식이라는 사람들도 있다고 했었지.. 나는 그들이 누군지 너무 궁금해, 그들이 누군지 계속 생각하다 누군가의 목소리를 들었다.

"저, 저기.."

옆에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혹시 저 말씀하시는 건가요?"

"네.. 혹시 이름이 무엇이신지 여쭤볼 수 있을까요? 저는 사회민주당 대표였던 정소월이에요.."

나는 그녀가 누구인지 이제야 떠올렸다. 

"저는 동영그룹 회장 김원남이에요"

"어쩌다가 여기 오시게 되셨어요? 저는 온건적인 사회주의자로 그냥 이 나라를 좀 더 국민 위주로 돌리려고 했었는데 공산주의자로 몰려 여기로 오게 되었네요..."

"저는 유력 대권주자의 비밀을 알고 있다는 말도 안되고 어이없는 이유로 여기에 오게 되었어요.."

"그렇군요.."

"그럼 안녕히 주무십시오."

"네.. 원남님도 잘 주무시고 내일도 살아서 같이 얘기 나눠봐요.."

"네."

오늘 처음 만난 그녀는 겁에 질려 떨고 있었다. 비록 보지는 못했지만, 그녀의 목소리가 그녀가 겁에 질려 떨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었다. 그녀의 매우 떨리는 목소리와 매우 작은 목소리 안에 그녀가 고통받은 순간들이 생생하고 섬세하게 나타났다. 나는 다시 한 번 더 나와 약속했다. 여기에 있는 사람들과 전부 꼭 같이 살아서 나가기로.

아침이 되자마자 최동식이 내 방으로 들어와 갑자기 내 코로 고춧가루를 탄 물을 들이부었다.

"야, 어제 먹을 게 적다고 했지? 여기 선물이다. 이거나 먹어라."

"으.. 제발 살려주세요"

"우리 아버지를 죽인 너가 할 말이야? 너는 죽어도 싼 놈이지. 네가 너를 살려주고 있다는 것에 고마워하기나 해."

"네..? 죽였..다니요?"

"기억 안 나냐? 하긴 60이 넘어가니 치매에 걸렸겠지. 니가 탄 차가 우리 가족이 탄 차에 그대로 들이박았잖아. 아직도 기억 안 나?"

이제야 기억났다. 내가 국회의원 시절에 국회에 늦어 과속하다가 교통사고를 내었다는 사실을.

".... 죄송합니다."

"과속으로 우리 가족 차를 치고 튄 주제에 국회의원이라고, 돈이 많다고 내 아버지와 내 동생을 죽였는데도 무죄를 선고받았다지? 내가 어렸을 때인 8살에 그런 사고가 일어나고 아버지까지 없이 살면서 얼마나 힘들었는지 알기나 해?"

"그건..."

"변명할 생각 따위 하지 마. 내가 그 고통을 이겨내고 살아있는 이유가 뭔지 알아?"

"......"

"너를 영원히 고통받게 하기 위해서야. 너네 부모님, 너의 아내, 너의 딸과 아들들... 이들을 전부 미국으로 보낼거야. 물론 고문시키다 말이지."

"사고가 일어나서 내가 실수로 당신의 가족을 죽였지만 당신의 해당 행위도 정당하지 않습니다. 진실을 밝히고, 나를 감옥에 넣는 걸로 끝냅시다."

"아니? 내가 그래야 할 이유가 있나? 내가 너를 붙잡아두었는데? 

"야 이 개xx야!"

"그래서? 너는 절대 막지 못해. 너는 니네 가족이 죽는 걸 니 눈 앞에서 보기나 해."

"니는 사람도 아냐.. 잔혹함의 끝판왕이지.. 넌 돼지보다도 인간성이 없고, 온통 뇌가 잔혹함으로 물들여졌지."

"자기소개 잘 하네. 니가 더 심하다는 걸 아직도 몰라? 40년 동안 사과 한 번 안하고, 손해보상도 없고, 그냥 모른 척 하고. 아직도 이게 사람의 도리인 줄 아나 보지? 하긴, 돈 많은 집안에서 태어나서 돈 많으면 뭐든 다 해도 된다고 배웠을 테니."

"그래, 나도 인간성 없어. 근데 사람이란 놈이 복수를 한답시고 일가족을 전부 몰살해 버린다는 계획을 세운다는 것 자체 말이나 되냐?"

"어쨌든 각오해. 곧 너희 가족이 너가 지켜보는 앞에서 싸늘해질테니. 그럼 이만 가보도록 하지."

그는 빠르게 밖으로 나갔다. 

"어.. 저기.."

옆에 있던 정소월이 말했다.

"네? 저요?"

"네.. 가족을 죽이겠다는 협박이 들어왔었잖아요, 혹시 그 걸 막기 위해 제가 도와드릴 게 있나요?"

"네. 저를 여기서 탈출시켜 주시면 됩니다. 그렇게 해 주시면 제가 여기의 진실을 밝히고, 저와 당신, 그리고 여기 계시는 다른 고문받는 분들까지 전부 탈출시켜드리고, 이영정, 최동식, 추미애, 문재인을 체포시키겠습니다. 그렇게 하면 당연히 제 가족도 살릴 수 있고요."

"여기가 위험해서 죽으실 수도 있어요.. 괜찮으시겠어요? 그리고 성공 가능성이 많이 낮을 텐데.."

"네. 저는 내가 사랑하는 가족을 살리고 싶기에 불확실한 모험이라도 해 보려고 합니다.

"네.. 그럼 내일 밤까지 준비하고, 이틀 후에 탈출시켜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무리하지 마시고 천천히 하세요. 밥도 많이 안 주시고 계속 고문받아서 몸도 성하지 않고 굶으셨을 텐데...."

"괜찮아요! 제가 할 일은 우리 모두가 살아서 나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인걸요! 하루빨리 성공해야 우리 모두가 탈출할 수 있으니까요! 꼭 성공하셔야 해요!"

"네! 꼭 성공해서 돌아오겠습니다!"

나와 정소월은 밤늦게까지 탈출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다.


와! 스토리 개판 + 막장!